↑ 제11회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우승마 ‘동서정벌’(채규준 기수)

-2주 만의 빠른 출전주기에도 한 단계 올라선 경주력 과시
-‘동서정벌’ 우승으로 씨수말 ‘비카’ 의 명성 더욱 드 높여

2011년 삼관경주 마지막 관문인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는 치열한 혈투 끝에 부산경남경마공원(이하부경) 소속 ‘동서정벌’(3세 수, 채규준 기수, 김영관 조교사, 유영상 마주)이 우승을 차지하며 이변으로 마무리 되었다. 2011년 KRA컵마일과 코리안더비를 부경(솟을대문)과 서울경마공원(광야제일)에서 우승을 나눠 가져 올해 삼관마 탄생은 무산되었으나 이번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의 결과로 2011년 최우수 3세마가 가려지기에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 되었던 게 사실이다.
서울소속 7두, 부산소속 7두가 균형을 이룬 가운데 출발신호가 울렸고 지난 코리안오크스 경마대회를 석권하며 3세 암말 최강자로 부상한 ‘우승터치’가 손쉬운 선행으로 경주를 이끌고 나갔으나 경주중반전 경마팬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으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챔피언벨트’가 선두를 뺏어나가며 강력한 승부수를 던졌다. 결승선직선주로에 접어들며 뒤따르던 ‘우승터치’가 빠르게 다시 선두를 뺏어나가는 순간 외곽에서 비호같이 치고나온 ‘동서정벌’이 결승선 전방 100m를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를 모두 제압한 것. 준우승 마필 `우승터치`와는 1 ½마신 차 였으며 중위권에서 차분히 따라가며 종반 추입력을 발휘한 서울의 ‘금아챔프’가 막판 가세하며 3위를 차지했다.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우승마 ‘동서정벌’은 지난 9월18일 일반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2주 만에 빠른 출전행보로 체력에 대한 문제가 따를 것으로 보았으나 이러한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며 당당한 왕좌에 올라 더욱 큰 화제가 되었다.
‘동서정벌’의 우승으로 씨수말 ‘비카’의 명성이 더욱 높아진 것은 기정사실이다. ‘동서정벌’은 사실상 거리적성이 짧은 모계(모마-‘랑데부메이’)혈통을 지녔으나 씨수말 ‘비카’의 우수한 유전력이 더해져 장거리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발휘하는 진가를 보였다. 따라서 부마와 모마의 단편적인 특성이 아닌 혈통의 배합이 얼마만큼 경주마의 능력을 좌우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마사회 관계자들의 혼선으로 인해 경주후 시상식에서 우승 마주와 조교사가 늦게 참석하면서 기념촬영에만 임하는 매끄럽지 못한 진행을 보여 `옥의 티`로 남았다.

(표)제11회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결과

순위	마명	성별	부담중량	부마	기수	조교사	마주	기록 및 도착차
1	동서정벌	수	57	비카	채규준	김영관	유영상	2:13.1
2	우승터치	암	55	메니피	최시대	고홍석	우만식	1½
3	금아챔프	수	57	비카	최범현	박원덕	김도욱	½

<유영상 마주>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부터 마주로 활동했지만 첫 경마대회 우승을 기록해 너무나 기쁘다. 솔직히 경주전 큰 기대는 하지 못했다. 4코너에서 추입을 시작하면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었다. 김영관 조교사 이하 마방식구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마주로서 내심 더 많은 경마대회에서 우승했으면 좋겠지만, ‘동서정벌’의 상태를 보면서 조교사와 상의해 계획을 세우겠다.

<김영관 조교사>
부산일보배 경마대회 실패를 거울삼아 말 컨디션을 컨트롤하기 위해 2주만에 출전하는 모험을 했다.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던 상황이지만 마주님이 흔쾌히 동의해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경주전 기수에게 선행을 가되 안되면 무리하지 말도록 주문했다. 선행에 나서지 않은 것이 오히려 득이 되었던 것 같다. 현재 대통령배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상황을 보면서 결정을 할 생각이다.

윤정훈 기자 waggu@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