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말산업 박람회

- 말산업육성법 시행 전후의 차이 가늠한 대한민국 대표 산업박람회로 자리매김
- 학술 심포지엄 통해 지식 나눔의 장 열려… 관람객은 말춤 콘테스트, 승마 운동 시뮬레이터에 관심

‘대한민국 말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테마로 한 2012 말산업박람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70여 개 출품 기업과 20여 협찬사의 참여, 1만 5천여 명의 입장객 기록, 국제적 학술 심포지엄 개최,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가 풍성했다. 2년 전에 있었던 제1회 2010 말산업박람회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열렸던 2012 말산업박람회는 개최 첫날 오후 5시 성대한 개막식을 올렸다. 각 귀빈의 참여와 축사로 이어진 개막식에서 한국마사회 장태평 회장은 “말산업육성법이 통과된 지 1년이 되어 2012 말산업 박람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는 말산업 육성 전담 기관으로 지정된 마사회가 모든 열정을 다해서 말산업 육성의 임무를 원만하게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의 자리다. 경마 중심의 활동에서 앞으로는 말산업 전체를 전담하는 기관으로서 축산업의 한 축을 감당하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환영사를 했다. 이상길 농식품부 차관과 최규성, 홍문표 국회의원도 축사에서 정부와 국회가 말산업 발전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음을 밝혔다.

둘째 날에는 “국내외 말산업 정책 및 현황,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 심포지엄이 백미였다. 21일 금요일 13시부터 본관 대강당에서 개최된 심포지엄 1부에서는 말산업 선진국인 프랑스와 독일, 호주의 말산업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를 했다. 특히 ‘장제의 원리’와 ‘호주의 장제사 교육과정’에 대해 발표한 그렉 머레이(Mr. Greg Murray)의 발표가 인상적이었다. 2009년부터 2년여간 한국마사회에서 장제 교육 및 상담업무를 담당한 ‘한국통’인 그는 장제분야에서 30년간 쌓은 경력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말산업 초기인 국내 상황을 고려한 듯 그렉 머레이는 호주의 장제사들도 초기에는 독학이나 외국에 나가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고, 관련 업계의 주도와 정부의 적극적 후원이 있었기에 호주의 말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심포지엄 2부에서는 국내 말산업 전문가들의 발표가 있었다. 농식품부 축산정책과 남태영 과장의 “말산업육성 종합계획 주요사업 소개”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준비반 엄영석 차장의 “2012 한국 말산업 현황 조사 보고” △제주마산업 민경록 팀장의 “말고기 시장의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말고기 관련 문제에 대해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남태영 과장이 “말고기 도축 문제와 관련해 지침을 곧 만들 것이며 소비 촉진을 위해 어디까지 홍보할지 논의 중”이라고 하자 민경록 팀장은 국내 비육 시스템으로는 품질 낮은 말고기를 생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 팀장은 주제 발표에서 “말고기는 부분육으로 납품이 불가하기에 소비 촉진이 어렵고,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조차 말고기 부분에 대한 구분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및 일본 등을 방문해 마육 산업의 현장을 조사한 민경록 팀장은 “국내 비육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심포지엄에 대해 한국마사회 승마아카데미 김진갑 원장은 “서로 다른 주제를 다뤘기에 각 선진국의 내용을 비교하기 어려운 점이 아쉬웠지만, 승마와 경마를 아울러 발달시킨 프랑스 말산업과 그 비즈니스 영역에 대해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대회 셋째 날과 마지막 날에는 주말을 맞아 경마공원을 방문한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풍성했다. KRA 소속 전재식 코치의 마장마술 시현 및 원포인트 승마 레슨, 재활승마 경진대회, 김동수 장제사의 장제 시연, 국내 업체와 참관단의 비즈니스 교류를 위한 칵테일파티가 열렸고 (사)한민족전통마상무예격구협회에서는 ‘영웅의 탄생’이라는 마상 무예극을 펼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적 인기를 얻고 있는 ‘강남스타일’ 가수 싸이의 말춤 경연대회에는 말춤을 고안한 안무가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섰고 30여 팀이 경연대회에 참여하는 등 호응이 컸다. 장태평 회장은 ‘SNS CEO 태평짱과 함께하는 馬 많은 수다 파티’란 번개팅을 서울경마공원 페가수스 라운지에서 열어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직접 마련하면서 이번 박람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행사 기간 내내 승마경기장 내 특설 무대에 설치된 박람회장에서는 각 참여 업체가 홍보도 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등 말산업 전문가들의 활발한 활동이 두드러졌다. 마사과, 말관리과, 말산업육성과 등 말 관련 학과가 있는 각 대학에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전이 치열했다. 내년 3월에 한국말산업고등학교로 개명할 대덕종합고등학교, 용운고등학교 및 포항대학교와 용인대학교, 동아인제대학교, 전주기전대학, 서라벌대학교 등에서는 총장 및 담당 교수가 직접 학과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일에 앞장섰다.

홍진레포츠와 대원포티스, 베르아델승마클럽에서는 승마 운동 시뮬레이터를 가져다 놓고 승마 체험을 유도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일레저타운에서는 포니를 치장해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기승하도록 배려했고, 궁평캠프에서는 팝콘과 음료를 제공하면서 승마장을 홍보했다. 영농조합법인 산새미와 농업회사법인 제주마산업 주식회사에서는 말 비누와 화장품 샘플을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며 제품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최근 이승렬 회장이 취임한 (사)한국말산업협회(사무총장 송경)에서는 관람객들을 위해 승마장 컨설팅 사업 및 구조 고도화 사업 자체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열기도 했다. 올해 말산업 국가자격시험이 최초로 시행하는 만큼 마학, 마술학, 말 조련 실무, 재활 승마 등 관련 교재 8종을 내고 홍보하는 대한미디어에는 관련 전문가들의 관심이 몰렸다. 국내 최대 마필 종합 서비스 기업인 (주)씨앤씨홀스넷을 홍보하러 온 김영만 사업팀장은 “경제 위기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말산업박람회가 개최되어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외국 모기업에서 직접 팸플릿을 번역, 제작해주고 대표가 비행기까지 타고 와서 말산업박람회에 참여, 홍보에 앞장서고 있지만 승마장 및 관련 업체들이 아직 열악하고 소비가 적은 탓에 말산업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말산업박람회 말산업주제관에서는 라이딩클럽(대표이사 남욱) 후원으로 개최된 말 사진 전 ‘첫 만남 눈치’ 전이 연장 전시되기도 했다. 또 ‘나는야 말박사 도전골든벨’, ‘말 많은 사람 페스티벌’, ‘말과 함께하는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포니와 함께 캐리커처 그리기’, ‘말인형 빚어보기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면서 이번 박람회가 명실공히 국내 유일의 말산업 축제의 장임을 보여줬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10월 초에 ‘馬구 馬구 쏟아지는 추억 속으로’라는 주제로 또 다른 가을 향기 축제를 열 예정이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