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목) KRA 대강당 국제경마 심포지엄

- 세계 유명경마인사 5명 초청, 재결·보안·마케팅 주제 놓고 열띤 토론
- 자체 소화 욕심에 진행 미숙, 참석자 호응 미비 등 아쉬움

한국 경마의 위상 강화란 목적하에 세계 유명경마인사를 초청한 가운데 국제경마심포지엄이 열려 재결, 보안, 마케팅 분야에 대해 연사들과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한국마사회(KRA, 회장 이우재)는 지난 6일(목)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KRA 본관 대강당에서 한국경마의 진단과 미래지표 설정을 주제로 ‘국제경마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경마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해 이뤄진 이번 행사에는 존 비이치 (미국, 처칠다운스 경마장 수석 재결위원), 존 슈렉 (호주, 전 홍콩자키클럽 수석 재결위원), 스테판 챈들러 (영국, 홍콩쟈키클럽 보안이사), 스테판 실크 (호주, 빅토리아 레이싱 클럽 전략마케팅 이사), 프랭크 더글라스 리드 (미국, 아리조나 대학교 경마산업 과정 학장) 등 국제경마계의 거물들이 대거 참석, 한국 경마관계자는 물론 경마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제 발표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개식사에 나선 이우재 마사회장은 “한국 경마발전과 선진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되었다. 한국경마가 80여년의 역사동안 국민과 함께 하며 국민여가 선영과 공익증진을 위해 노력한 결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건전레저스포츠로 발전시켜왔으며, 지난해 아시아경마회의(ARC)의 유례없는 성공을 통해 숨은 잠재력과 한국경마를 세계에 각인 시키며 국제적 위상을 높였으나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 국제경마심포지엄을 통해 고민하던 현안에 대해 최고 전문가와 깊이 있게 토론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한국마사회는 심포지엄을 통해 나타나는 훌륭한 제안을 한국경마에 접목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고, 한국마사회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재결분야 110분, 보안분야 80분, 마케팅 분야 80분 등으로 구성되어, 초청연사와 마사회 담당자의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과 질의·답변 순으로 진행되었다.
첫 주제인 재결분야에서는 죤 비이치(미국, 처칠다운스 경마장 수석 재결위원), 죤 슈렉(호주, 전 홍콩자키클럽 수석 재결위원), 석영일 심판처장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재결분야에선 정상적인 발주가 이뤄지지 않은 마필에 대해 경주제외 처리를 해 해당 마필에 대한 마권에 대해 환불하는 Non-Starter 제도와 착순변경에 대해 다루어졌다.
죤 비이치는 호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Non-Starter 제도에 대한 소개 이후 규정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표현이나 용어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호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착순변경 기준에 대해서도 발표를 하고 착순변경 결정에 있어 재결위원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존 슈렉은 Non-Starter 제도에 대한 설명과 실제 미국 경마장에서 발생한 사례를 보여주고, 재결위원들이 Non-Starter를 지정할 때에는 경마팬을 보호하고 경마가 정직하고 공정하다는 확신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석영일 한국마사회 심판처장은 Non-Starter 제도의 경우 한국경마에선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재발주 등에 문제가 있어 개선방안의 하나로 Non-Starter 제도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경마에서 발생한 사례의 비디오를 본 후 두 명의 연사들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판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미국과 호주 경마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는데, 우선 호주의 경우 피해마가 가해마를 이길 수 있는가에 관점을 두고 있는 반면, 미국에선 피해정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
두 번째 주제인 보안분야에서는 스테판 챈들러 (영국, 홍콩쟈키클럽 보안이사)와 존 슈렉, 이용선 마사회 공정관리팀장이 연사로 나서, 현재 홍콩경마의 보안조직 현황과 기능, 다양한 공정유지 전략 등에 대해 발표를 했다.
스테판 챈들러는 홍콩 경마의 경우 사설불법경마의 매출이 홍콩경마와 비슷한 규모로 행해지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홍콩경마가 보안분야에 있어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마사회 보안분야에 대해 내부적인 도움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조언을 제시했다.
재결분야에 이어 보안분야에서도 연사로 나선 존 슈렉은 “정의는 마땅이 행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거나 법정에 세워야 하는 문제라면 과정을 재점검 하고 타당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보안과 재결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강조를 했다.
이용선 마사회 공정관리팀장은 현재 한국마사회의 경마보안센터 현황과 활동에 대해 발표하면서 경마보안센터가 조직운영상, 제도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향후 보안업무 수행능력을 제고하고, 경마시행규정 보완을 통한 근거 명확화, 부서간 협력 기능 강화와 경마장간 유기적 보완활동 등 향후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마지막 주제인 마케팅 분야에서는 스테판 실크 (호주, 빅토리아 레이싱 클럽 전략마케팅 이사), 프랭크 더글라스 리드 (미국, 아리조나 대학교 경마산업 과정 학장), 김종국 마사회 마케팅팀장이 연사로 나서 경마산업에서의 마케팅 전략과 한국마사회에 대한 마케팅 제언 등을 발표했다.
더글라스 리드는 미국 경마산업에 도입된 CRM(고객관계관리)의 현황과 신규고객 접근 방법, 한국마사회 마케팅 강화를 위한 제언 등을 발표했고, 스테판 실크는 국가를 마비시키는 경주라 불리는 멜번컵 마케팅의 성공사례 제시와 기업 스폰서윕 유치방안에 대해 발표를 했다.
한국경마사상 처음으로 외국 유수의 경마인사를 초청해, 경마관계자는 물론 경마팬에게도 문턱을 낮추고 시행한 국제경마심포지엄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미국과 홍콩(또는 호주)경마의 모습을 보는 한편 한국경마와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자리가 되었고, 처음 시행한 심포지엄이 기대보다 많은 시사점과 도움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든 행사부분을 자체적으로 소화하겠다는 의욕을 보인 마사회의 심포지엄은 촉박한 시간과 매끄럽지 못한 통역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참석자들과 연사들의 질의·대답이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대부분 서면질의로 넘겨져 실망감을 주었다. 또한 심포지엄을 보러 왔던 대부분의 마사회 직원들이 일찍 자리를 떠나면서 결국 50여명만이 남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시범적인 의미에서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재결, 보안, 마케팅을 주제분야로 선택했지만, 보안분야는 보안업무가 가지는 한계성으로 인해 참석자들이 만족할만한 자료제시와 발전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그저 겉모습만을 발표하는데 그쳤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마산업에 가장 근간이 되는 부분은 경주마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제로 택하지 않은 것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분적인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국경마의 발전된 위상을 확보하기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딛게 된 첫 국제경마 심포지엄이 앞으로도 꾸준하게 지속되면서, 한국경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경마관계자는 물론 경마팬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