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甲은 乙에게 3백만원을 대여하였는데, 乙이 변제기에 변제를 못하게 되자, 乙은 위 대여금에 대한 대물변제 조로 그 소유의 임야를 甲에게 제공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그후 乙은 위 임야를 丙에게 매각하여 丙 앞으로 소유권 이전동기가 경료되었다.
위 사안의 경우 甲·乙·丙간의 법률관계는?

(답)위 사안은 대물변제의 법적성질에 관한 문제이다. 대물변제란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채무자가 부담하고 있는 본래의 급부에 갈음하여 다른 급부를 현실적으로 함으로써 채권을 소멸시키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변제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판례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채무변제와 관련하여 다른 채권을 양도하는 것은 채무변제를 위한 담보 또는 변제의 방법으로 양도되는 것으로 추정할 것이지 채무변제에 갈음할 것으로 볼 것은 아니어서 채권양도만 있으면 바로 원래의 채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한다.(대법원 판결 1995.9.15)
대물변제는 변제의 효과를 가져오는 채권의 소멸원인이다. 다만 본래의 급부에 갈음하여 대물급부를 하는 것이므로 여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 즉 채권자의 승낙이 필요하다. 그런데 통설은 이 합의의 측면을 부각시켜 대물변제를 계약으로 파악하면서, 채무가 소멸되기 위해서는 급부가 현실적으로 행해져야 한다고 하여 대물변제를 요물계약으로 구성한다.
그래서 대물급부에 관해 단지 채권자의 승낙을 얻는데 지나지 않고 아직 현실적 급부가 없을 때는 이것은 대물변제의 예약에 불과하다고 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변제의 효과, 즉 채무의 소멸이라는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현실적 대물급부가 있어야 채무의 고멸을 가져오는 것을 「대물변제계약」이라 하고, 현실적 대물급부가 없이 단지 그 약속만을 한 경우에는 「대물변제의 예약」이라 하여 구별된다.
대물변제가 되기 위해서는 현실적 급부가 있어야 하므로, 위 사안의 경우에는 대물변제가 될 수 없고 다만 대물변제의 예약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본래의 채무는 그 현실적 급부가 있기 까지는 소멸하지 않았으므로 甲은 乙에게 본래의 급부인 3백만원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대물변제의 예약은 甲이 乙에게 청구할 수 있는 채권적 권리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 예약상의 권리를 가등기를 통해 보전하지 않는 한 丙에게 대물변제예약상의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다.
【본지 법률고문】

작 성 자 : 양건식 jso0106@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