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산마와 외국산마의 분포가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경주편성 계획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국산마경주는 출전 두수 신청이 넘치는가하면 외국산마의 경우 가까스로 경주가 편성되는 등 어려움이 증폭되고 있다.

인류가 즐기는 스포츠는 기구나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경마는 경주마라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과 기수라는 사람이 어울려 완성시키는 스포츠로써 경주마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크게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마시행 국가들은 경주마 보호 및 원활한 수급을 가장 중요한 경마정책으로 삼고 있다. 온통 시멘트콘크리트로 구성돼 있는 현대의 건물환경 속에서도 행여 경주마의 다리가 상하지않을까 염려하여 마방주위를 비롯해 경주마가 다니는 길은 모래나 흙으로 조성하는 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 기후가 유난히 더운 나라들은 더위에 약한 경주마들을 위해 마방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훈련주로와 경주로를 별도로 만들어 경주마를 보호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사항에 속한다. 경주마들의 식사시간도 철저하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되고 있다.

선진 경마국의 경우 경주마가 다니는 길은 시멘트포장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경주마보다도 사람위주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마방지역을 가더라도 온통 아스팔트나 시멘트콘크리트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조에서는 경주마 위주로 식사시간을 맞추고 있으나 어떤 조에서는 오후 4시경이면 경주마의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관계자들이 퇴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경주마들은 다음날 새벽 허기진 배를 움켜쥔 채 힘든 훈련을 마치고 아침이 되어야 식사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경주마를 홀대하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경주마보호와 더불어 원활한 수급정책은 경마산업발전의 기본이다. 질좋은 경주마로 박짐감 넘치는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시행체나 마주들이 함께 풀어나가야할 가장 중요한 의무이다.  

경마산업에서 경주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수급정책을 보면 우리경마산업을 선진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안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적인 예로 외국산마 수급정책을 짚어보자. 한국마사회는 올해 외국산마의 경우 현지 경험이 없는 경주마로만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중요한 이유로 특정 능력 있는 경주마의 가격이 너무 비싸고 또한 상금을 독식하고 있다는 것을 들고 있다. 이는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생각하지 않은 어리석은 정책이다.

외국에서 경주마를 구입할 때 능력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어린 말일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비싸진다. 그러나 경험이 있는 경주마들은 혈통이 우수하고 경주능력이 뛰어났던 경주마라도 한계상황에 도달하면 몸값이 낮아진다. 이러한 원리를 잘 이용하면 싼가격에 좋은 경주마를 구입할 수 있다. 또한 경마의 기본은 경쟁력에 있다. 특정 능력마들이 상금을 독식하면 오히려 경마의 기본에 충실하는 좋은 제도다. 많은 상금을 획득하기위해 마주는 물론 조교사 기수 생산자까지도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저절로 부정경마를 획책하는 사례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를 문제삼아 현지의 경주경험이 없는 말만 수입하도록 해 경주마의 질을 하향 평준화시키는 정책을 구사한다면 한국경마는 점점 퇴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엄격한 심사에 의해 마주를 모집하는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주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하다보니 경주마의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않는 것은 물론이요 차명마주 대리마주 등의 부작용만 확산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말등록과 관련해서도 원칙도없이 국제적 기준을 무시한 채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등록업무를 시행함으로써 많은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한국경마산업을 발전시킬 것인가. 개혁과 개방만이 살 길이다. 세계는 점점 하나로 움직여지고 있는데 우물안개구리 식으로 통제와 규제만을 강화한다면 경마산업 전체가 몰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때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