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년 7월, 24조의 윤치운 조교사와 함께 조교사로 첫 발을 내딘 최상식 조교사는 성실하고, 인정이 많은 조교사로 알려져 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사는 조교사지만, 언제나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이는 최조교사의 모습에서 다른 조교사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정도를 고수하면서 최선을 다한다는 운영 방침이 지금의 여유 있는 최조교사를 만들었으리라.
새천년에도 좋은 경주마를 많이 만들어 경마팬들에게 보다 좋은 경주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최조교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마필 두수가 많이 줄었다. 신마 수급 계획은
▲ 최근 노령마들의 퇴역으로 이제 18두만이 마방을 지키고 있다. 빨리 마방에 말들을 채우고 싶지만 뜻대로 돼지 않아 고민이 많다.
일단 이번 호주, 뉴질랜드산 마필 3두가 수급될 계획이고, 올 한해 부지런히 노력해 마필 보유수를 늘여나가겠다.

― 호주, 뉴질랜드산 마필 수급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 신규 마주들의 의무 분양을 제외하고, 일반 분양은 1.6∼1.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평소보다 경쟁률이 낮았던 건, 신청 기간이 짧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소속조에서는 3명의 마주들이 분양을 신청했는데, 운 좋게도 모두 추첨에 성공해 3두의 신마를 새로운 식구로 맞이하게 됐다. 호주산 2두와 뉴질랜드산 1두가 수급되고, 그중 호두산은 이미 검역 과정이 끝났기 때문에 12일이면 소속조로 배치될 예정이다. 뉴질랜드산 경주마들은 9일 검역을 끝마치고 19일 마방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 소속조 기수인 이정표 기수가 최근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 자기 맡은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중견 기수다. 늘 자기 능력 한도에서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느정도 성적을 올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경마대회에서 모습을 본지가 오래됐다. 출전 계획은 없는지
▲ 지난 95년 마주협회장배와 니이가타자키컵에서 ‘한빛’, ‘뉴웨이브’ 등으로 2번 우승컵을 거머쥔 것이 마지막이다. 돌이켜보면 당시가 전성기였단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런포잇’, ‘쉐자골디’ 같은 경주마들로 대회 출전을 해봤지만, 마필 능력상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올해는 마방의 경주마들중 특별한 능력마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이렇다할 출전 계획은 없다.
‘퓨전’이 몸이 만들어진다거나, 새로운 신마들중 능력마가 배출된다면 그 때쯤에 출전을 생각해 볼 것이다.

― 그렇다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퓨전’의 향후 계획은
▲ 신년 계획으로는 5월 코리안더비 출전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몸이 덜 만들어져서 출전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기 때문에 출전을 유보했다.
지금은 향후 더 좋은 경주를 보여주기 위해서 몸을 만드는 시기라고 본다. 가능성이 많은 마필인 만큼, 그 가능성을 얼마만큼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 소속조의 대표마로 꼽히는 ‘쇼샤니’가 2군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
▲ 1군까지는 무난히 승군해주리라 기대하는 마필이다. 5세의 마필이라 지금이 전성기로 보이고, 조금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된다.
경주 적응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어서, 장거리도 무난히 소화해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마필 능력상, 1군에서는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 기수 시절을 일찍 마감하고, 조교사로 전업한 것 같은데
▲ 정규 9기 출신으로 임금만 기수가 현역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동기다. 기수 시절에는 성적도 신통치 못했고, 동기들에 비해 늦게 데뷔해 나이도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교사 전업 직전, 많이 다쳤던 게 빨리 조교사로 전업하는 것을 부축인 것 같다.
93년 7월 조교사를 시작했는데 당시는 마방이 많이 비어있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마방을 부여받기가 어렵지도 않아서 조교사 면허 취득 후, 바로 마방을 개업했다.

― 끝으로 새천년을 맞이해 목표나 포부가 있다면
▲ 지난 3년간 소속조에서 특별히 좋은 경주마가 없어서 많이 고전한 것 같다.
일단, 올해는 더 좋은 경주마를 만들어 팬들에게 좋은 경주를 보여주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다. 그 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마방도 상승세를 타길 기대해 본다.
아무튼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조교사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