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픽션은(fiction) (번뇌성주님의 글) 퍼왔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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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그 때처럼 행복한 적이 없었다.
너무도 행복하고 너무나도 벅찬 나머지 숨도 쉴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한 사람이...
이토록 큰 감동을 느껴 본 적이 있었을까?
한 사람이 이토록 찬란한 행복으로 눈시울을 붉혀 본 적이 있었을까?

이젠 된 것이다.
아내의 얼굴에 다시 웃음을 찾아 올 수 있고....
아이들의 입에다 한껏 행복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이제부터 불행은 가고...행복이 올 것이다...
그동안 나를 갱꾼이라고 무시했던 놈들에게 나의 찬란한 성공을 보여 줄 것이다.

나의 애마인 코란도가 눈 쌓인 청계천을 빠져 나와 서울역을 지나칠 때까지도 나는 너무도 벅찬 희망으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아무런 이성도 없었다.

바로 그때 미쳐버린 듯한 형의 웃음소리가 내 고막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우하하하...핫........아하하하...핫....!]

아아....형은....
미친듯한 웃음을 터뜨리면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밭고랑처럼 주름이 진 눈자위로...
가뭄 끝에 빗물이 고이 듯이 눈물이 번지고 있었다.
형의 눈물로 인해 나 또한 콧날이 시큰해지고 눈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씨팔...)
(그래...형...울어...실컷 울어...)
(이제 우린 된거야....)
(모든 것이 끝난 거라구!)

밭고랑을 타는 눈물과 함께..
한 번 터저나온 웃음을 뒤 섞는 형의 서러운 한이....
눈발이 걷힌 네온 너머로 맹렬히 흩어졌다.

맹렬히 흩어지는 한 속으로 너무도 완벽한 그녀의 얼굴이 덩그라니 솟아 올랐다.

나를 정욕으로 벌벌 떨게 했던 그녀의 뜨거운 젖무덤이 낙뢰처럼 내 영혼을 파고 들었으며....

불처럼 뜨겁게 나의 남성을 압박해 오던 그녀의 여성이...
광장의 전주에서 일어나는 전류의 스파크처럼 내 영혼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뜨거운 입술로 내 귓불을 간질이던 그 은밀하고도 숨이 막히는 속삭임을 겨울삭풍이 맴도는 허공에 메달아 놓았다.

뜨겁고 은밀했던 우리들의 부르스도 메달아 놓았다.

---우리들의 쏘스는 이 번 주에는 없어요.
이 번주에는 다른 작전세력들에게 양보를 해야하기 때문이죠.

---우리들이 노리고 있는 경주는 다음 주 일요일.
---이번 주는 베팅을 자제하고 관망만 하세요.
---이 번 주에 베팅할 자금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승부하세요.
---아시겠어요?

그녀의 부르스는 나를 완벽히 압도했다.
어느 순간부터 였을까?
리드를 해 가야할 내가 오히려 그녀가 이끄는 대로 끌려다니고 있었다.
절묘한 리듬으로 가끔씩 솟을 대로 솟아 있는 나의 남성을 장난을 치듯...
불처럼 뜨거운 그녀의 여성으로 압박을 하곤 했다.
그리고 조롱하는 듯한 비웃음....

[하고 싶어...?]
[...!]
[더러운 새끼들...!]
[...!]
[치마만 두르면 미쳐서 환장한 새끼들...!]

쇠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차가운 일갈...
치밀어 오른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벌벌 떨고 있던 내 남성이 순간적으로 각도를 꺽고 말았다.

그녀의 차가운 몆마디는 한꺼번에 내 자존심이란 이름에다...
전쟁터에서 포탄을 맞고 피떡이 되어 나가 떨어진 전사의 몸처럼...
산산조각을 내며 소스라치듯 수 십 보의 허공으로 솟구치게 만들었다.

소름이 돋는 자존심의 상처로 온 몸이 사시나무 떨 듯이 떨고 있었던 바로 그 순간....
내 기분을 한꺼번에 뒤바꿔 버리는 절묘한 반전이 그녀로부터 일어났다.
너무도 절묘한 반전....

그토록 잔인하게 뭉개져 버린 자존심이 차라리 찬란한 감동으로 변해버릴 만큼의 일대 반전...

그것은...
나를 이끌면서 한바퀴 회전을 일으키는 그녀의 젖가슴이 내 얼굴로 느닷없는 압박을 가해 오면서 시작이 되었다.

내 얼굴이 그녀의 한거플 얇은 그녀의 웃 옷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젖무덤과 강한 밀착을 맞은 그 순간...

그녀가 브레이저를 차지 않은 노부라 상태라는 것을 알았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녀의 젖무덤은 인두처럼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고....
그 뜨거운 기운은 곧바로 그녀의 옷자락을 뚫고 건너와 내 영혼에 불같은 정욕을 일으켰다.

뿐만이 아니었다.
얇은 옷 위를 밀고 올라 온 그녀의 유두가 절묘하게 신음하듯 벌려진 내 입속을 침범하여 목젖까지 밀려드는 착각이 들 정도로 파고든 것이다.

그것은 지나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 그녀의 절묘한 기술이었고....
남자를 마음대로 요리해 버리는 그녀의 기술이었다.
마치...
제갈공명이 적장 맹획을 칠종칠금 하듯이 그녀는 나를 마음대로 유린하고 난자시킨 것이다.

아아...
그 때부터 그녀의 말대로 나는 발정난 한 마리의 숫캐가 되었다...
그녀가 어떤 형태로 내 자존심을 짓뭉개든 상관이 없는 그저 발정난 한 마리의 비참한 숫개....

그랬었다....
나는 그 순간 모든 것을 망각해 버린 채로....
한 마리의 발정난 숫캐가 되어 헉헉거리면서 그녀의 유두를 깨물고 삼키고...

아아...

그녀의 가는 신음소리가 달뜬 여운을 남기며 내 귀로 흘러들 때마다 내 정욕은 감동스러운 보상을 받으며 펄펄 들끓고 있었다.
그런 내 귀로 아스라한 파도 너머의 속삭임처럼 그녀의 달뜬 음성이 흘러들었다.

---배당은 최소한 20배가 넘을 거예요.

내 입이 어린애가 젖을 빨 듯 그녀의 유두를 쉴세없이 빨아 대었고...
옷을 뚫고 달짝지근한 젖이 흘러나와 내 목젖을 타고 흘러들었다.
달아 오른 그녀의 말과 함께...

---우리들의 작전에 합류 된 이상.
반듯히 지키지 않으면 안 될 두 가지 불문율이 있어요.

---첫 째 우리들의 존재를 절대로 타인에 알리지 말아야 한 다는 것.
둘 째 우리들의 작전을 타인에게 흘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작전이 흘렀는지 안 흘렀는지 우리들은 알죠.
배당판이 말을 해 주니까.

---최하 20배는 되어야 할 배당이 10여배 가까이...
또는 그 이하로 떨어졌을 때는 분명히 작전이 샌 거죠.

---그 순간 우리들의 작전은 원점...
즉 없는 것이 되고 맙니다.

---명심해요...그럴 경우...돈 만 날리는 꼴이 된다는 걸.

그것으로 그녀의 입에서 경마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났다.
더불어...
내 입에다 어린애에게 젖을 빨리 듯 허락하던 그녀의 유두를 내 입으로부터 거두어 가버렸다.
너무도 절박한 심정이 되어 자석처럼 내 입이 그녀의 유두를 쫒을 때...
내 욕정에 얼음을 끼얹는 차가운 바람이 도는 그녀의 음성이 흘러들었다.

[앞으론 절 마음이라고 불러요...]
[....!]
[하얀은 질렸으니까...]
[....!]
[아시겠어요...전 이제부터 마음....]
[....!]

매몰차리만큼 차갑게 나를 밀쳐 버리고 그녀의 몸이 바람을 만들며 멀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말쑥한 차림의 사내가 막 입구를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 내 눈에 보였고....
바람을 만들며 멀어진 그녀의 몸이 그의 뒤를 따랐다.

그 순간....
나의 온 몸에 불같은 질투가 일어났다.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절박한 질투....
그 질투는 그녀가 남기고 간 바람과 함께 내 온 몸을 휘감고 북극의 차가운 오한을 만들었다.

그 오한은....
거북이처럼 눈길을 기고 있는 차창 너머로 그녀의 환영과 함께 겨울 삭풍을 만들었다.
나의 상념을 칼처럼 자르는 형의 음성이 내 귀를 찔렀다.

---야! 좃밥!
이제 우린 산거여...살았단 말이여...!

내 차가 남영사거리를 막 지나고....
나는 침묵으로 형의 말을 인정했다.

---너 명심해라잉!
쏘스가 물타지 않도록 말이여!
만일 쏘스가 물을 타면 내가 너 목을 따고 말것이여!
알것어!

내 온 몸에 전류가 일어났다.

---그건 내가 할 소리야 형.

형의 음성이 회한을 담았다.

---야! 좃밥!
우리들이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었다냐.
배당판에 태풍이 불어 불먼!
그것이 무슨 쏘스나 된중 알고 얼마나 박아 부렀냐!

---[...!]

---미쳤제.
내가 미처부렀제.
이러니 내가 안 망해 부렀것냐!

---[...!]

---배당이 태풍불면 쏘스는 거두어 질 것이여!
나라도 그럴 것이여!
존나게 작업해 놓았는디 여기저기서 물을 타불먼 나라도 그만 둘 것이여!

---[...!]

---내사를 받을지도 모르고 말이여!

차가 용산역을 지나 한강 다리를 진입했을 때까지도 형은 진정한 쏘스는 이런 것이라는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그런 형의 얼굴에는 눈부신 희망의 태양이 작열하고 있었다.

희망...
가을 들녘의 황금빛 희망....

그러나 그 순간....
차창 밖으로 날리는 눈의 미립자를 타고 단숨에 황금빛 희망이 꺽이고 말았다.

(그래...쏘스는 완벽하다...)
(형과 내가 쏘스에 물을 타지 않는 이상은...!)
(그러나...!)
(그녀가 원하는 배팅 자금을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단 돈 십만원도 구하지 못할 처지에 최소한 삼천만원은 있어야 이 쏘스를 받을 수 있다!)

(삼천만원!삼천만원!삼천만원!)

나는 갑자기 절망으로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절망하여 무너져 내리고 있는 내 마음을 아는지 다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형을 향해 발악하듯 입을 열었다.

[형!]
[씨팔 돈은 어디서 구할거야!]
[형도 최소한 이천은 구해야 할 거 아니냐고!]

느닷없는 나의 일격에 형의 입에서 짐승 같은 신음소리가 흘렀다.
그 신음에 기름을 붙듯 내 일격은 더욱 거세졌다.

[그러기에 뭐 할려고 배팅자금을 부풀였냐고! 형!]

짐승처럼 쇳소리를 내던 형의 신음이 악으로 변했다.

---야 씨발 새끼야!
안그랬으면 우리가 마음의 쏘스를 냄새라도 맡어 봣것냐!

---씨팔!
안되먼 전세라도 빼야제!

그 순간,내 영혼은 백지처럼 하얗게 변했다.
영혼의 하얀 바탕 위에 절망이란 이름의 물감이 번지기 시작했다.

(전세라도 뺀다....!)
(전새라도 뺀다고...!)

형의 비장한 음성이 더 짙은 절망의 물감을 칠했다.

---전세계약서를 잡고 돈을 꽁지해 주는 놈을 알고 있단 말이여!
---10일 꽁지여!
---한구라 때리먼 되는디 뭐가 걱정이냐 이 좃밥아!

나는 갑자기 서러워졌다.
저리도 마음의 쏘스를 맹신하는 형이 차라리 무섭고 두려웠다.
어떻게 쏘스에 절대가 있단 말인가!
말은 살아 있는 동물이고....
그렇기 때문에 귀신도 모르는 변수들이 줄줄이 도사리고 있는데....

전세계약서를 잡히고 꽁지돈을 얻는다니!
10일 꽁지를 쓴다니!

마침내 형은 절망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애써 부인을 하고 있지만 나 역시 다를 바가 없을 노릇이었다.

하늘의 눈발은 거세지면서...
죽음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시작한 우리 두 사람을 비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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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

형과 나는 이성을 잃은 한 마리의 짐승으로 변했다.
다음 주 금요일 까지는 적어도 삼천만원을 마련하여 마음을 만나야 한다.
최소한 삼천만원을....!
삼천만원을 구하기 위한 나의 작전은 참으로 비장했다.

작전...첫 단계.

한 사람에게 삼천만원을 빌린다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경마꾼이라고 소문이 난 이상 누구 하나 내게 큰 돈을 빌려 줄 사람은 없다.

---십시일반!

그렇다.
여러 사람에게 조금씩 돈을 빌려 모으는 것이다..

작전...두 번째 단계.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모두 메모하기 시작했다.

부모형제...
가까운 친척...
친구...
졸업앨범을 뒤져 동창생들의 인명 등...

작전...세 번째 단계.

돈을 빌릴 그럴 듯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돈을 빌려 주지 않으면 안 될 만큼의 절묘한 이유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은 내 작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하나의 암초에 부딪쳤다.
그 암초는 바로 내 아내였다.
내 아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 일을 해치워야 한다.
만일...
내 아내가 이 일을 알게 되는 경우 모든 것은 한 순간에 무산이 되고 말테니까.

세 번째 단계에서 아내라는 이름의 암초에 부딪치지 않기 위해서...

부모형제를 인명부에서 지웠다.
가까운 친척들도 지웠다.

아내라는 이름의 암초에 부딪칠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인명부를 지워 가도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남았다.
나는 그 때 조금은 행복했다.
내 주변에는 아직도 무엇인가를 부탁할 사람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내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작전...네 번째 단계.

빌릴 돈의 배분....
일백만원을 평균치로 두었다.

상대의 처지에 따라 평균치를 상회할 수도 있고 평균치를 믿돌 수도 있다.
돈을 빌릴 그럴 듯한 이유는 상대에 따라 그 처방이 달라질 것이고....

마침내 이틀을 꼬박 걸린 계획이 실행에 옮겨졌다.
내가 그 때 돈을 빌리기 위한 거짓말을 만들어 낸 것들은 참으로 기상천외한 것들이 많았다.

본디 노름꾼들이란 돈을 빌리는 대는 천재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는지라....
특히나 일생을 잡놈으로 살아 온 나로서는 더더욱 그 이유들이 상상을 초월한 것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기상천외한 거짓말들을 소개하면 우리님들 또한 그렇게 해서 돈을 빌리게 될 것이고...
그 돈으로 말밥을 줄 것은 명약관화한 일인지라...
글의 실감을 위해서는 그 중 적어도 몇 가지를 거론해야 할 것이나 생략하기로 한다.

분명한 것은....

내가 인명부에 남은 50명의 삼분의 일도 쓰지 않았을 때 이미 배팅자금 삼천만원은 거두어졌다는 점이다.

나는 그 때 너무도 행복했다.
돈을 빌린 나의 인적 자원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마침내 나는 한구라를 하게 된다는 찬란한 희망이....
그 때 나는 나를 믿고 돈을 빌려 준 사람들에게 톡톡한 이자를 지불하리라는 행복한 감상으로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러는 동안....

형은 결국 전세계약서를 맡기고 선이자 200만원을 떼고 1800만원이라는 돈을 만들었다.

우리 두 사람은 절대적인 비밀을 공유하면서...
서로가 쏘스 물타기를 처량 맞게 의심하면서...

절대적으로 말렸어야 할 형의 행위를 나는 방치해 두고 있었다.
아니 기꺼이 동조했다는 표현이 더 옳을지 모르겠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실탄은 성공적으로 마련이 되었고...
마침내...
형과 나는 금요일 8시...
쇼팽의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에서 마음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황량하고 적막했다.
우리들을 바라보는 마음의 두 눈은 일체의 감정이 배제된 인형의 무심함 그대로였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그 날 밤 내게 유두를 물리던 우리들이 비밀 따위는 찬 바람 속으로 사라져버린 듯 냉랭하기만 했다.

나는 괜시리 억울하기 시작했다.
지난 십여일 동안 꿈속에서도 잊지 못했던 그녀를 향한 나의 절박한 욕정들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어린애처럼 억울해지기 시작하는 내 기분을 강하게 억눌렀다.

(씨팔...!)
(너 따위...!)
(쏘스만 얻으면 그뿐이야!)

바로 그 순간....
나를 향한 그녀의 눈빛이 인정을 담았다.

[잘 지냈어요...?]

단 다섯 마디....
그 다섯 마디가 내 기분을 일시에 반전시켜 버렸다.
어린애같이 목젖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형이 내 대답을 대신했다.

[아따...시간이 안가 죽는 줄 알아 부렀다 하양...]

서늘한 그녀의 눈빛이 형을 향했다.

[어르신...전 하얀이 아니예요...마음...마음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습니다...분명히...]
[....!]
[기억해요...마음...]

형이 허겁지겁 매달렸다.

[그려...그려...마음...마음....]

그녀가 형으로부터 시선을 거두어 창 밖을 향했다.
창 밖에서는 헐벗은 미루나무가 겨울바람에 울고 있었다.
미루나무 가지를 타고 울고 있는 바람 끝에 마음의 음성이 걸렸다.

[우리들이 작전한 경주는 토요일 3경주....]

[....!]
[....!]

[국5마령 수득상금 400만원 이하 일반경주예요.]

[....!]
[....!]

[경주거리는 1200m이구요.]

[....!]
[....!]

[우리들이 작업한 작전마는 1번 게이트를 배정 받았죠.]
[기수는 000!]
[이 경주 강축은 기수가 등짝에서 떨어지거나 경주마의 다리가 부러지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복승식의 한 자리를 무조건 차지할 수 있는 2번 0000이죠.]

[....!]
[....!]

[우리들의 작전마는 그동안 철저히 능력을 감추어 온 말인 만큼 강축에 붙여 적어도 20배는 넘으리라는 판단이예요.]

(이십 배!)

겨울나무 끝에 걸렸던 그녀의 음성이 차가운 경직을 일으켰다.

[단!]
[쏘스가 절대적으로 물을 타지 않았을 경우!]

[...!]
[....!]

[만일 발매마감 15분전에 15배 이하로 떨어지면 마권 구매를 중단하세요.]
[더더욱 중요한 것은 단식이나 연식은 절대로 구매해서는 안됩니다.]

형의 불안한 음성이 그녀의 말을 미루나무 가지 끝으로부터 끌어 내렸다.
형을 가만히 노려보는 그녀의 눈빛에 비웃음이 걸렸다.

아직 그것도 모르냐는...?
그것도 모르면서 마판을 떠돌고 있느냐는...?

그녀는 선생이 어린 학생을 가르치듯 말을 흘렸다.

[단식과 연식의 배당판 흐름을 보고 쏘스를 찾는 영리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죠.]
[필요 이상으로 단 연식이 많이 팔려 나가면 그것이 쏘스라고 직감을 하고..]
[쏘스꾼들은 그 말이 간다는 쏘스를 날리죠.]
[결국 그렇게 되면 비밀에 붙여진 작전마는 간접적으로 틀통이 나게 되고...]
[진정한 쏘스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는 거죠.]

형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 또한 그녀의 말을 절대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 또한 단 연식이 팔려 나가는 배당판의 추이를 유심히 살피면서 현장의 촉을 살려 배팅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으니까....

사실...
그 날 밤...
그녀의 입을 타고 쏟아지는 쏘스의 정체는 나로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너무 길었습니다.
다음에 또 이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완결편은,내일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