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는 ‘선데이사일런스’, 한국에는 ‘본비반트’가 있다!
- 2005년부터 교배 시작… 첫 선 보이는‘할로’(Halo) 계열의 혈통

미세한 앵무새입과 단고환으로 인해 올해 교배가 무산된 ‘본비반트’(Bon vivant)가 내년부터 정식 씨수말로 데뷔전(?)을 치른다.
국내 씨수말로는 4번째 G1 레이스 우승마이자, 새로운 혈통인 ‘할로’(Halo) 계열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본비반트’는 ‘노던댄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씨수말계에 새로운 피로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특히 지난해 일본으로 건너가 임대교배까지 하고 있는 서던할로 자마중 향후 기대되는 씨수말 후보 10위 안에 랭크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비반트’가 과연 어떤 씨수말인지 그리고 혈통적인 기대치는 어떤지에 대해 정리해본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

- 어떤 씨수말인가?
내년부터 정식으로 교배를 시작하는 씨수말 ‘본비반트’는 국내 경마에서는 생소한 아르헨티나산 마필이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외환 위기로 주춤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경마를 시행하는 국가중 하나로 영국·미국·프랑스 등과 함께 국제경주분류표준위원회(ICSC)에서 1등급 경마시행국으로 분류돼있다. (일본이 2등급, 우리가 얼마 전 3등급으로 포함됐다)
1996년생인 ‘본비반트’는 아르헨티나에서 총 15전5승2위4회3위2회의 성적을 거뒀으며, 특히 지난 2001년 11월에는 Joaquin V. Gonzalez(G1, 1600m)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모래주로였던 당시 경주에서 ‘본비반트’는 1분38초85의 호기록이었으며, 2위마와는 2와1/2마신차 우승이었다.
현재 국내에는 ‘라시그니’, ‘로스트마운틴’, ‘타임스타’ 등이 G1 레이스 우승마로 등록돼 있으며, ‘본비반트’는 4번째(민간목장으로는 첫 번째) G1 레이스 우승마가 된다. 특히 ‘본비반트’는 중거리에 거리적성을 지녀 스피드가 요구되는 국내 경마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모래주로에도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어떤 혈통인가?
‘본비반트’의 부마 ‘서던할로’(Southern Halo)는 Super Derby(2,000m)를 포함 G1경주 2위 2회, G2경주 2위 1회를 포함해 24전 5승 2위7회 3위3회의 경주성적을 기록한 마필. G1 4승을 거둔 ‘엘콤핀체’(El Compinche)와 G1 3승의 팀(Team)등 123두의 스테이크스 우승마를 배출하며 94, 96, 98, 99, 2000년까지 남미 리딩사이어 5회를 기록한 명 씨수말이다. 현재는 ‘선데이사일런서’의 죽음으로 인해 ‘할로’계열의 혈통이 없는 일본에서 임대 형식으로 빌려, 씨수말 생활을 영위중이다.
한편 ‘본비반트’의 외조부 ‘파머’(Farmer)는 Gran Premio De Honor(2,500m)등 G1 1승, G2 2승을 포함해 12전 5승, 2위 1회의 경주성적을 기록한 마필. G1 1승, G2 5승의 ‘세밀레타’(semilleta), G1경주 우승마 ‘레디움’(Redium) 등을 배출했던 씨수말이기도 하다.
‘본비반트’는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둔 ‘선데이사일런서’와 같은 ‘할로’계열의 씨수말로 ‘노던댄서’와 ‘미스터프로스펙트’가 판을 치는 국내 경마에서도 우수한 자마를 대거 배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할로’계열은 주류혈통과는 다른 이계혈통으로 현대경마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노던댄서’, ‘미스터프로스펙트’, ‘나스룰라’ 등과 좋은 배합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미 그것을 증명하듯이 북미 리딩사이어 2회와 브루드메어사이어 5회를 기록하며 명 씨수말로 활약했다. 그의 자마인 ‘서던할로’ 역시 경주 성적보다 씨수말로의 활약이 높았던 것도 같은 이치다.
따라서 스피드가 요구되는 국내 경마에 거리적성이 맞는 것은 물론이고, ‘노던댄서’를 비롯한 특정 혈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씨수말 계에 새로운 혈통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앵무새입과 단고환이 문제된다?

	↑ 번식등록증

애초 ‘본비반트’는 앵무새입증과 단고환이 등록 불가 사유에 해당, 씨수말 등록 불가 판정을 받았다가 올해 국제 기준에 맞게 등록심사가 개정됨에 따라 씨수말 등록이 가능해졌다.
앵무새입과 단고환은 2005년 교배를 앞둔 ‘본비반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으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할 듯 싶다.
먼저 단고환은 유전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주마 시절 경주력을 증가하기 위해서 고환을 하나 제거한 것으로 교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실제로 미국 최고의 씨수말 ‘에이피인디’(A.P Indy)도 단고환이지만 교배에 문제도 없고 지금도 최고 씨수말로 활약중이다.
다음으로 앵무새입증은 윗니와 아랫니가 어긋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국내 수의사의 판단으로는 ‘본비반트’가 1Cm 내외의 경미한 앵무새입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본비반트’를 관찰한 미국의 수의사들은 ‘본비반트’가 앵무새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1Cm가 채 안되는 것을 앵무새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에서는 지독한 앵무새입(3Cm)으로 알려진 ‘람타라’가 씨수말로 아무 문제없이 활약했으며, 국내 씨수말 ‘리비어’의 부마인 ‘댄싱브레이브’ 역시 앵무새입이었지만 씨수말 활동에 문제가 없었다. 따라서 1Cm도 안되는 ‘본비반트’를 앵무새입으로 보기도 무리가 있고, 그로 인해 자마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도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본비반트’는 내년도 씨수말 데뷔를 앞두고 성수목장에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가 씨수말로 화려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이르지만, 그의 새로운 혈통에 대한 기대만큼은 가져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