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회 코리안더비 우승마 ‘백록정’ 임상윤 마주, 황순도 기수, 김일성 조교사

- 역대 대회 중 최저 출주마, 최고 배당 형성
- ‘지상보배’, ‘백광’, ‘서해번쩍’ 등 차기 설욕적 별러

5월달의 가장 하이라이트 경주였던 제9회 코리안더비(GⅠ) (국1군 이하, 3세 암수, 1800M ,별)가 ‘백록정’(14조 김일성 조교사, 임상윤 마주, 황순도 기수)의 우승과 함께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역대 대회 중 출주 두수는 가장 적었지만 출주 마필 면면이 능력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보유해 대회 이전부터 많은 관심 속에 치러졌는데 결과는 폭탄배당(복승식 242.2배, 쌍승식 1009.2배)을 형성함과 동시에 인기 순위 최하위인 ‘백록정’이 당당히 우승을 차지해 전반기 국산 3세마 챔피언에 등극하는 결과를 낳았다. ‘백록정’은 이번 우승으로 인해 2억이 넘는 상금을 획득함과 동시에 14조 마방의 김일성 조교사와 황순도 기수에게 영원히 기억될 명예를 선사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일성 조교사는 86년 마방을 개업한 이후 3번째 경마대회 타이틀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고, 황순도 기수는 기수생활 8년째에 첫 경마대회 우승을 차지해 앞으로 기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날 경주는 출주 마필의 질주습성에서부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강력한 선행을 주무기로 하는 ‘서해번쩍’, ‘지상보배’, ‘미스탱고’를 비롯해 선입형의 ‘백록정’, ‘토토로’, ‘누진도’, 추입형의 ‘백광’, ‘꿈이커’ 등까지 저마다 뚜렷한 질주습성을 지니고 있는 마필들로 편성되어 실제경주에서 명승부를 연출했다. 초반 ‘서해번쩍’과 ‘지상보배’의 선행다툼으로 명승부의 시작을 알렸으며 종반 ‘지상보배’, ‘토토로’, ‘백광’, ‘백록정’의 막판 힘겨루기에 이어 결승선 앞 황순도 기수가 멋진 세리모니로 명승부의 대미를 장식했다.
코리안더비는 전통적으로 박빙의 승부가 많이 연출된 경주로서 유명한데 올해 대회도 이 같은 명맥을 이어 “코리안더비=명승부”라는 인식을 경마팬들에게 다시한번 심어주었다.
‘만석꾼’의 멋진 추입 역전승이 돋보였던 2회 대회를 비롯, 2000년 목차 승부에 이은 ‘핵돌풍’의 우승, 5회의 박진감 넘치는 추입마의 진검 승부를 펼친 ‘해암장군’, 근성 싸움의 백미를 보여준 6회의 ‘하비동주’ 등 명승부들이 이어진 바 있다.
올해 코리안더비는 ‘백록정’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제 갓 3세의 출주 마필 모두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 만큼 하반기에 예정돼 있는 제10회 동아일보배(국2군이하,3세,1400,별정)와 제6회 농림부장관배(GⅡ)(국1군이하,3세,1900,별정Ⅲ)에서의 예상되는 이들간의 재격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코리안더비 역대 우승마]

회	마명	부마	모마
1회	우승예강	해피째즈밴드	만장대
2회	만석꾼	피어슬리	컴플리케이션
3회	핵돌풍	로스트마운틴	스위프트디플로머시
4회	햇빛마을	무자지프	론드
5회	해암장군	디디미	론드
6회	하비동주	사일런트워리어	가화
7회	무패강자	디디미	아흔아홉칸
8회	새벽동자	피어슬리	청파
9회	백록정	슬루오그린	렛수런

우승관계자 인터뷰
▲ 임상윤 마주 겸 생산자
코리안더비가 끝이 났지만 아직도 마냥 들뜬 마음이다.
더비에 출전을 하면서 우승에 대한 욕심을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극히 적다고 봤는데 우승을 해서 너무나 기쁘다.
한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코리안더비를 위해 김일성 조교사, 황순도 기수, 그리고 마방식구들이 애를 많이 썼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마주로서 뿐만아니라 생산자 입장에서 코리안더비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기쁨이다.

▲ 김일성 조교사
너무 기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출전을 시키면서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솔직히 상대가 강해 순위권 진입을 생각했는데,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강한 상대를 제치고 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한 만큼 앞으로도 많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지만, 말이란 것이 그날 컨디션과 레이스 편성 등에 크게 좌우된다.
앞으로 더욱 성장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 황순도 기수
출전을 앞두고 구절이 약간 붓는 등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판단돼 큰 기대를 가지지 못했다. 출전한 이상 3-4두 정도는 이겨야하겠다고 생각했다.
‘백록정’은 힘이 좋은 마필이기 때문에 경주중반 끌리지만 않는다면 결승선직선주로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일거라 생각했었고, 계획대로 경주전개가 이루어졌다.
많은 행운이 따라주면서 의외로 우승까지 할 수 있게돼서 너무나 기쁘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