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춤
윤 한 로
절룩절룩 추랴
뒤뚱뒤뚱 추랴
자빠지듯이 추랴
궁굴르듯이 주랴
기듯이 추랴
빌듯이 추랴
북처럼 추랴
장구처럼 추랴
부지깽이처럼 추랴
절구공이처럼 추랴
바가지 쌍판들
누더기 마음들
지게작대기로 얻어나 맞듯 추랴
접시물에 코나 박고 칵, 빠져죽듯 추랴
아나, 염병할
월려, 딴병할
흘레붙드키라도 출깜삭
용두질하드키라도 출깜싹
시작 메모
저번에도 썼다만, 자꾸자꾸 쓰고 싶다. 병신춤. 누가 처음 개발했는가. 신선 춤도 아니고 절 춤도 아니고 애사당, 남사당 춤도 아니고 국산 춤도 아니고 서양 춤도 아니고. 그 이름 얼마나 아픈가, 병신춤. 이 땅에 그 이름 누가 붙였는가. 하늘이 붙였는가. 햇빛에 빨고 또 빨아 입는 누더기 마음들 추는 춤이여, 보는 춤이여. 그 춤 앞에서는 절대 까불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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