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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경마장의 최대 출전두수는 경마대회를 제외하고는 12마리로 제한된다. 과거엔 최대 14두로 매 경주 치열한 자리싸움과 더불어 종반 환상적 추입이 경마를 즐기는 많은 매니아에게 종종 짜릿한 승부를 안겨주곤 했다. 하지만 최근엔 마필 자원과 수급의 한계로 인해 경주 당 최대 12두 편성이 고작이며 그것마저도 월초엔 10두도 채 차지 않는 7-8두의 편성이 심심치않게 등장하여 재미를 반감시킨다.
결국 이런 느슨한 편성은 경주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레이스 자체의 박진감도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이처럼 출주마가 적을수록 경주내용이 싱거워진다는 게 아니라 선행마에게 이런 편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주마가 7-8 마리라 치고 레이스 전개를 한번 그려보자.
출주마가 적으면 초반 자리싸움이 그리 치열하지가 않다. 선입 혹은 추입마들은 선행마를 따라만 가도 진로가 편히 확보되는 데다 선입권 자리도 공간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해 레이스 전개상의 손실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데 기인한 것이다.
다음으로, 앞서나가는 선행마나 선두권 마필이 입상이 유력한 인기마일 때 선입 혹은 추입마에게는 이를 후미에서 큰 체력소모 없이 따라붙어 견제할 수 있으며 작전 전개상 마지막까지도 추입 사정권으로 둘 수 있어 마필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라면 언제든지 뒤엎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 해 출주마가 적을수록 선행마에게는 선행의 장점이 전개상의 부담과 그로 인한 능력의 오버페이스로 가끔 이어질 수도 있으나 이와 달리 선입 혹은 추입마에게는 늦발이나 진로 막힘, 사행 악벽 시에도 각종 임기응변에 좀더 빨리 대처할 수 있고 외곽전개시의 손해도 크게 줄일 수 있어 능력을 발휘하는데 있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주 토요일 3경주의 황색탄환이라는 말을 예로 들어본다. 이 마필은 초반 S-1F가 평균 14.5 정도로 경주초반 순발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경주전적을 보더라도 총 9전 동안 지난 8월 경주에서 준우승 한번이 전부인 마필인데 놀랍게도 이 한번의 입상이 출주마가 딱 8두인 편성에서였다는 점이다. 그의 입상으로 복승식·쌍승식이 각각 292배와 634배가 기록됐던 걸 기억할 것이다.
그러더니 이번에도 우연찮게 8두 편성 경주에 나와 당당히 우승을 하며 단식 10.1배와 쌍승식 17.2배를 만들언 냈다. 12두가 꽉 찬 편성에서 이 마필의 최근 2개 경주 성적은 각각 4위·6위였던 점을 감안 해보면 이번 경주에서의 우승은 초반 순발력이 느린 마필이 선두권에 빨리 붙을 수 있는 ‘편성상의 잇점’을 십분 활용한 측면이 강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경마를 어느 정도 해봤다 하는 분들은 상기 열거된 내용에 크게 이의를 달지 않을 듯 싶다. 하지만 실전에 임하다 보면 이미 충분하게 체득된 상식선의 베팅기법이라 하더라도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실제 이 같은 작은 베팅원칙은 기본적이면서도 현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인기 선행마의 맹신과 베팅의 과욕을 부르게 되며 절박한 마감시간 또한 레이스 추리의 판단을 흐리게 함으로써 최선의 결정에 우를 범하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베팅 시는 복잡한 베팅기법도 좋지만 기본에 입각해 분석을 해야하고 특히 요즘처럼 출주마가 적을 때엔 이 방법이 때론 간단하면서도 유용히 활용될 수 있음을 알자.
작 성 자 : 타이거 eheek@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