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필승 야전규범(상)

포커 격언에 `초이스는 과학이고 베팅은 예술이다`는 말이 있다. 경마를 이 말에 대입시킨다면 경주분석은 과학이고, 베팅은 그야말로 예술이 돼야 한다. 마필 능력연구, 레이스 추리, 기수와 마방 승부의지 간파, 주로 분석...모두가 과학적, 논리적으로 결론이 나와야 한다. 워낙 변수가 많아 검증된 틀이 없는 게 아쉽지만 논리가 없는 경주분석은 지는 경마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성패는 베팅에서 갈린다. 기껏 경주마 잘 골라놓고 베팅에서 놓친 경주가 얼마나 많은가. 설마 하고 복조 수를 한 개 줄였다가 뒤통수 맞고, 혹시나 하고 조합 늘려놨더니 앞으로 남고 뒤로 밑져버린 경험도 남의 일이 아닐 것이다. 굳게 맘먹고 갔다가 소스 얘기에 솔깃해 맘 바꾸고 땅친 적도 경마고객이라면 다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최기인씨 등 경마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경마수칙 10가지를 모았다. 지지 않는 경마를 위한 `야전규범용`이라 경마고객들이 충분히 활용할만한 가치를 지녔다.
■한놈만 패라=경주마도 많고 기수도, 마방도 많은데 무슨 재주로 다 살펴보나. 석달에 한번, 아니면 1년에 한번 승부를 거는 말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60명 넘는 기수를 다 파악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딱 한놈만 잡고 보는 게 상책이다. 이게 바로 `관리마 분석`이다. 맘에 드는 놈 한 마리만 골라 죽자고 따라붙는 방법이다. 한달에 한놈,세달에 한놈, 아니면 1년에 딱 한놈만 봐도 된다. 뒤로 갈수록 배당은 커질테니 제대로 베팅하면 마계부는 흑자결산할 수 있다.
■의심나면 죽어라=하루 11경주 강승부하며 버틸 장사는 없다. 전문가들이 `승부경주`에 대해 조언하지만 경마팬들 대다수가 이걸 제대로 못한다.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고 조금씩 잃다보면 어느덧 지갑은 텅텅 빈다. 이 이유가 다른 데 있는게 아니다. 바로 혹시나...하는 의심증탓이다. "이번에는 될 것같네...저놈 저거 빠지겠네..." 혹시 하며 의심하고 혹시 하며 기대를 걸기 때문이다. 치유법? 간단하다. 의심나면 무조건 죽는 것이다. 줄서서 마권 사기도 힘든데 커피라도 한잔 마실 겸 넓은 데로 가서 한 타임 쉬는게 상책이다.
■열받을땐 연식하라=승부경주에서 패하면 열받기 마련이다. 기껏 다스려논 마음이 흐트러져서 그야말로 눈에 보이는게 없어진다. 희한한 건 열받으면 고배당만 눈에 띄게 된다. 돈 있을 때는 그리도 크게 보이던 5.0배가 우습게 보인다. 20배는 넘어야 베팅할만하다. 이렇게 되면 무조건 실패로 끝난다. 열받을 때 고배당 딱딱 걸려 본전 시켜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아쉽게도 경마장은 인정사정 없는 곳이다. 잃고 열받을 때 본전하는 지름길은 연식이다. 맞추기 쉬운데다 일확천금의 욕심도 줄여준다. 배당 낮다고 무시하지말고 페이스를 조절해 조금이나마 `총알`을 다시 모아라.
■믿는 놈 끝까지 믿어라=한 세경주쯤 내리 못맞추는 예상지를 들고 씩씩거리다 다른 예상지를 기웃거린 적이 있는 경마고객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지는 어느 정도 수준만 되면 적중률은 도토리 키재기가 된다. 경마 당일별로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한달만 지나 보면 A 예상지나 B 전문가나 거의 비슷하다. 하루에 하나도 못맞추는 예상가는 없다. 몇개 내리 헛방만 찍었다고 쳐다보지 않는 경마팬들이 많은데, 일단 골랐으면 끝까지 믿어라. 이것만 지켜도 잃지는 않는다.
■밥은 꼭 먹어라=과천경마장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식품이 `핫바`라는 비공식통계가 있다. 출출할 때 간식으로 먹는 핫바가 경마장선 주식처럼 팔린다. 밥먹을 시간도 아까워 열심히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4경주와 5경주 전후로 50분씩 점심시간이 있지만 앞에는 연구하느라, 뒤에는 제주경마하느라 밥 먹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배고픈데 돈까지 잃으면 엄청 비참해진다. 4경주, 5경주에 승부경주가 걸리면 경주 끝난 뒤 여유있게 자리잡고 맛있는 음식 먹는 게 지지 않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경마장엔 맛좋은 음식이 널려있다. 지점 주변에도 기막힌 식당들이 많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먹는 게 남는 것이다. 밥 먹고 합시다!




작 성 자 : 서병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