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기수들의 일주일...

예시장에서 기수들이 대화를 하지 말았으면 하는 글을 보고는 기수들이 예시장에서 대화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후배간에 인사를 하는 것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런 나의 글을 가지고 왈가왈부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팬들에게 나의 글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넓게 이해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고 싶다.
이 곳에 2년이 넘게 기고를 하고는 있지만 나는 글을 쓰는 전문가도 아니다. 기수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현역이다 보니 글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 오해를 살 소지도 있을 수 있기에 애매한 부분에 대한 글을 쓰지 못하는 안타까운 점도 있다. 내가 기수라는 현역을 떠났을 때는 기수에 대해 가슴에 팍팍 와 닿는 그러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기수의 세계, 경마의 세계를 알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순수하게 글을 쓴다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처음 쓸 때는 몰랐는데 어느덧 2년이 넘다보니 나 자신도 공부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료를 참고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많은 것을 찾아 뒤적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경마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마문화에서 ‘나그네’라는 아이디를 쓰는 어느 팬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나에게 많은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내가 경마팬이 아니다 보니 아직도 나는 경마팬이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 잘 모른다. 경마에 대해, 또 기수의 세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질문을 해 주시길 바란다. 그것이 내가 글을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이다.
자, 그러면 이번에는 기수들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팬을 위하여…
기수뿐만 아니라 마필 관계자 모두에게 있어 일주일의 단위는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
월,화∼토,일요일을 단위로 하는 일반인들과 달리 우리는 경마일과 비경마일로 나누어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일주일을 경마일과 비경마일로 나눠 생활하다 보니 경마장에서 시간은 금방 지나가는 것 같다.
우선 화요일은 훈련이 없기에 마굿간에 가지도 않고 푹 쉬는 날이다. 일주일 중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새벽에 마굿간에 나가서 새벽 훈련을 한다. 일반인에게 공지되어 있는 새벽 훈련 시간은 요즘 6시로 되어 있는데 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수 각자에 따라 일어나는 시간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새벽 4시 조금 넘으면 일어난다고 한다. 마굿간에 와서 새벽 훈련을 시작해 8시나 9시에 끝나면 기수들은 요일에 따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유시간이다.
토요일, 일요일, 경마날은 바쁘다. 새벽 훈련을 한 후 경주에 참가하는 기수는 곧바로 경주 준비를 해야 되기에 정신 없이 바쁘다, 바뻐!! 어쨌든 경마날은 경주에 참가를 하든 안하든 기수들에게 바쁜 날이다. 경마가 없는 5일간을 볼 때 월요일은 훈련을 마친 후 자유시간이므로 한가하다.
*월요일 : 새벽 훈련을 한 후 자유시간이다. 화요일은 쉬기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수요일 : 새벽 훈련을 한 후 오후에도 마방에 나가서 훈련하는 기수도 있고, 체중을 빼는 기수도 있는데, 체중 조절은 보통 수요일부터 시작되므로 각자에 맞는 운동을 하며 체중을 뺀다. 대체적으로 오후에는 각자 개인운동을 한다.
*목요일 : 새벽 훈련을 한 후 능력검사나 발주검사가 있는 기수는 거기에 참가해야 하고, 그렇지 않는 기수는 오전에 출마투표 장소에 가기도 한다. 오후 일정은 수요일과 같다.
*금요일 : 새벽 훈련을 한 후 오후는 수요일과 같으나 경마전 날이다 보니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하고 경마일을 맞이하기 위해 오후가 될수록 차분하게 보낸다. 저녁을 먹고는 편히 쉬려고 경마장 내에 있는 기수숙소에 들어오는 기수도 많다.

대체적으로 선배 기수들은 새벽 훈련을 마친 뒤 무슨 일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알아서 생활하는 편이다. 체중을 빼든지, 운동을 하든지, 아니면 취미를 하든지…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