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이제는 바꿔야한다(7) ­ 이제는 공정경마를 위하여

경마장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 중 하나가 ‘간다, 안간다’이다. 한국경마의 군체계라는 것이 ‘상위군은 장거리, 하위군은 단거리’로 도식화되어있고, 한번 승군하면 강군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상위군에 올라가서는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한계마들은 당연히 승부를 회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부족한 경주마 자원, 낮은 경주마 수준 때문에 매경주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즉, 매경주 준비되지 않은 말들이 너무나 많이 나온다는 뜻이다.
군별로 분리해서 실시하는 경마대회 또한 이 ‘간다, 안간다’를 부채질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간다, 안간다’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그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만 된다면 가는 말만 베팅하고 안가는 말은 베팅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아직도 경주마에 대한 정보가 일부 계층에 독점되어 있기 때문에 ‘쏘스경마’, ‘부정경마’라는 것이 한국경마에 깊게 뿌리박고 있는 것이다. 그 덕에 배당판에 바람이 불고, 그 바람과 냄새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는 대다수 팬들은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쏘스경마’가 만연하는 이유는 현재 상금만으로 생활이 안되는 기수, 조교사를 포함한 마방관계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있을까? 최근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요즘은 과거보다 열심히 승부하는 기수와 조교사가 늘고 있다. 그래서 터질만한 경주에서는 터지고, 세칭 뎃길배당이 들어와도 과거보다는 배당이 높은 편이다.
그 원인은 국산마 수준의 향상과 개별구매마의 도입으로 경주마 수준이 향상되었고, 경주 상금도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상위권 마방이나 기수들은 상금만으로도 장사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일류 기수 중에 부정경마와 연루되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경우는 많지 않다. 부정경마에 연루되어 기수생활이 끝나는 것을  각오하기에는 현재의 위치가 너무 탄탄하기 때문이다.
현재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는 타개책은 매출액과 연계하여 상금을 대폭 인상하는 것이다. 현재 착순상금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매출액의 1%를 부가상금으로 하여 순위별로 차등지급 한다면 경마정보가 지금처럼 폐쇄적일 수 있을까? 자신의 마방에서 출전하는 말이 입상할 자신이 있다면 매출액을 더 올려서 더 많은 상금을 받기 위해 현재보다 몇배 이상의 정보가 일반팬들에게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금규모가 커진다면 마주들의 투자액이 증가하여 경주마 수준 또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환급률은 72%로 정말 바닥수준이다. 여기에서 환급률을 더 낮춰서 매출액의 1%를 상금으로 주는 것은 안된다. 세제개혁과 합리적인 마사회 운영을 통해 그 1%를 확보하고 그 재원으로 공정경마를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