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올라가도 그렇고 주위를 봐도 그렇고 어디를 가나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취하는 것 같다. 경마장내 길가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벚꽃을 보면 아!!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다. 꽃들의 아름다움과 향기도 매력적이지만 날씨 또한 화창하기에 야유회나 갔으면 하는데 마침 기수 낚시회에서 시조회를 한다고 한다.
경기도 근교의 가까운 거리지만 1박2일로 간다고 하기에 기분도 풀겸 따라갔다. 매번 낚시를 갈 때마다 비가 와서 고생했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죽여(?)주었다. 너무나 화창한 날씨였다. 저수지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비롯한 몇몇의 기수들은 차를 타고 오느라 고생 좀 했기에 막걸리나 한잔씩 마시고 찬찬히 하자고 하는데 꾼(?)들은(조용배, 강병은, 등등등..) 낚시대를 가지고 물가로 간다.
목적지까지 오는 동안 그래도 시간이 걸려서인지 낚시터에 도착하자마자 공교롭게도 목이 말라 막걸리를 마시려는 패와 곧장 낚시를 하려는 패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나도 막걸리를 마시고 싶어서 막걸리 패인 김태경, 김성현 기수 등과 어울렸는데 몇 잔을 돌리더니 이제 우리도 낚시를 하자고 하는데 도착하자마자 낚시를 하던 패(?)들이 그냥 올라오는 것이다. “이상하게 이곳은 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하며 해가 떨어져야 잘 잡힐 것 같으니 술이나 한 잔씩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둘러앉아 또 몇 잔의 술을 돌리다 보니 누군가 해가 떨어지려면 아직도 멀었으니 축구를 하러 가자는 것이다.
아니 갑자기 낚시하러 와서 축구를 하러 가자니 그리고 우리들은 막걸리까지 여러 잔 마셨기에 힘든데… 하지만 힘들어도 어찌하랴! 모두가 축구하러 가자는데. 나만 빠질 수도 없고 결국 우리는 저수지 주위에 있는 초등학교를 빌려 축구를 했다. 낚시 와서 축구시합이라… 팀을 어떻게 나눌까 고민하다가 선후배로 나눠 내기를 하기로 했다. 17기인 고성이를 축으로 고성이 아래의 기수를 후배팀으로, 그리고 그 위를 선배팀으로 구성해 심판은 정평수가 보기로 하고 우리는 싸웠다.(?) 뙤약 볕에서 누구도 봐주지 않고 자신의 팀을 위해 온몸을 던지며 내기한 돈(?)을 따려고 사력을 다해 싸웠다.
격렬한 격전 속에 후배팀에서는 김훈이가 2골을 성공시키며 선전해 3골을 넣었고 선배팀에서는 우리의 히어로 강병은 기수가 3골을 넣고 그리고 내가 한 골을 넣어서 선배팀이 4대3으로 이겼다. 내가 축구를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을 만인이 알기에 내가 골을 넣었다고 하면 믿지를 않겠지만 아무튼 헛발질하며 맞은 공이 골대를 뒤흔들었다. 졸지에 낚시 와서는 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낚시꾼(?)들의 꼬임에 넘어가 축구를 했는데 뙤약 볕에서 축구를 하고 나니 힘들어서인지 다시 낚시터에 와서는 낚시를 뒤로하고 나와 술꾼(?)들은 축배를 들기만 하였다.
저수지의 잔잔한 물을 보며 우리들은 밤새도록 부어라 마셔라 인생이 어떻고, 경마가 어떻고, 홍알홍알 횡설수설하면서 술을 마셨다.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고기를 많이 잡자고 하였는데 다음날 일어나 낚시를 하니 역시 고기는 잘 잡히지 않는 것이다.
고기를 잡아서 매운탕은 먹어야 하는데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안 후배들이(전덕용, 이동국) 저수지 곳곳에 어항을 설치한다. 조금 후 어항을 끌어올리니 아니 어항에 비록, 작은 고기일지라도 여러 마리씩 들어 있는 것이다. 어항을 몇 번들어 올리니 여러 명이 낚시를 한 것 보다 많은 고기를 잡은 것이다. 20여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의 고기를 잡았으니 어떻게 하랴!…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 소주 몇 병 비웠지…몇 병을…
낚시대회가 조금은 어수선했는지는 몰라도 낚시대로 고기를 잡은 기수가 있는가 하면 어항으로 고기를 잡은 기수가 있기에… 그래도 모두가 고기를 잡은 즐거움을 갖고는 귀향(?)할 수가 있었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