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베팅 전략
베팅 전술에는 정공법, 변칙법, 혼합법이 있다. 인기마 중심의 낮은 배당을 노리는 정공법은 인기 1위마를 축마로 해 2위, 3위마를 선택한다. 고배당은 없지만 실패를 줄일 수 있어 오래 경마를 즐기려면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변칙법은 복병마를 중심으로 하는 고배당을 겨냥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방식이다. 인기 3위 이하 말들을 축으로 베팅하는 기법이다. 999를 노리거나 잃은 돈을 일거에 회복하기 위해 모험을 걸거나, 이미 많은 돈을 딴 사람이 부담을 안 느끼고 하기도 한다.
혼합법은 정공법과 변칙법을 절충한 방식이다. 가장 흔한 방법은 복조 베팅이다. 예를 들어 우승 후보마가 2마리, 복병마가 2마리 있을 경우에 4마리 모두 조합(총 6가지, 쌍승식일 경우엔 12가지) 베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6배 미만일 땐 손해지만 우승예상마가 무너지고 복병마들이 들어올 경우엔 고배당을 맛볼 수 있어 많은 팬들이 혼전경주에서 즐긴다. 특히 우승후보가 2마리로 압축되는 경주에서 복병마를 끼워 넣는 3복조(3가지 조합) 베팅은 흔히 이용하는 방식이다. 잃지 않는 베팅을 하려면 위의 3가지 방식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대개 확실한 경주는 2배 안팎(복승식 기준)에서 형성된다. 1.5∼1.9배면 그대로 들어올 확률이 매우 높은 배당이다. 따라서 같은 액수로 3종류 이상 베팅을 하면 손해볼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1.9배 짜리가 최저배당으로 형성된 경주가 있을 경우, 최저배당과 다른 하나를 포함해 2종류에 베팅해 1.9배 짜리가 들어온다면 0.1배 손해다. 그런데 3종류를 사 최저배당이 들어오면 1.1배나 손해를 보게돼 있다. 2종류를 사 0.1배 손해보는 것은 괜찮다고 볼 수 있지만 3종류 이상이 되면 위험부담과 그에 따른 손해가 커지게 되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런 때는 안전한 1.9배 짜리에 몰아가거나, 두 종류 중 하나는 약간의 고배당의 마권을 사 행운을 기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경주를 관전하다 보면 뚜렷한 우승 유력마가 없이 4마리 안팎에서 혼전 양상을 띠는 경주가 매우 많다. 이럴 땐 축마 선택이 성패를 좌우하므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안전하게 베팅하려면 3복조(3개 조합) 또는 6복조(6개 조합)로 하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그러나 베팅의 집중도는 떨어져 투자액수에 비해 건지는 액수는 적은 것이 흠이다. 반면에 의외의 고배당으로 큰 재미를 보는 경우도 많아 안전하게 베팅하는 사람들이 즐겨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1천원을 걸어 2배면 2천원이지만 10만원 걸어 2배면 20만원이다. 이런 이유로 고배당의 유혹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옆사람이 큰 돈을 따서 찾아가거나 큰 배당을 맞혔다고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횡재만을 노리면 장기적으로는 잃게 돼 있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경마는 기본적으로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기는’ 경마 베팅전략이 아니라 ‘지지 않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경마 장외발매소를 ‘윈스(WINS)’라고 부른다. ‘위닝 스포츠(Winning Sports)’의 약자다. 경마가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반어적으로 붙인 명칭이다. 이런 경마의 본질을 안다면 자신 있는 경주 몇 개만(하루에 대개 3∼4개 경주) 선택해서 즐겨야 적은 액수라도 건질 수 있다. 모든 경주를 이기려고 자신 없는 경주에까지 베팅하다간 ‘쪽박’찰 가능성이 높다.

서병기 스포츠서울 부장


작 성 자 : 서병기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