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경마장에 들어와야 대우를 받는데 말들이 경마장에 들어오는 과정을 보면 우선, 생산자면서 마주를 하는 분들은 자신이 생산한 말을 자신의 소유로 갖고 들어오기도 하고, 생산자가 아닌 대부분의 마주들은 전국에 퍼져 있는 목장에서 개별 매매를 하거나 또는 경매를 통해 들여온다.
생산자면서 마주가 들여온 경주마는 자신이 생산한 말을 갖고 들어 왔기에 매매가격이 없지만 다른 마주들의 말은 매매를 통하여 들여왔기에 매매가가 있다. 출마표를 보면 말의 구입 가격이 적혀있는데 지금까지 경마장에 들어온 말 중에는 가격이 1천만 원 이하로 매매된 말이 있는가하면 6천만 원이 조금 넘게 매매된 말도 있다.
가격이 비싼 말은 혈통이나 체격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하여 많은 사람들이 잘 뛸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는 구입하는데 대체적으로 비싼 말들이 잘 뛰고는 있다. 비싸게 준 말이 무조건 잘 뛰면 좋겠는데 간혹 비싸게 들여온 말이 가격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을 낼 때 그 실망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말을 구입함에 있어서 잘 고르면 ‘보물단지’요, 잘못 고르면 ‘애물단지’라는 이야기도 있다.
제주 금악목장(대표/이영신)에서 25일(화요일) 민간 생산자로는 처음으로 경매를 실시한다고 하여 바람도 쐴 겸 제주에 갔다. (지금까지 모든 경매는 생산자협회 주관으로만 치러졌다) 말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은 말을 낮은 가격에 사기를 원하고 반대로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비싸게 거래되기를 원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서로가 좋은 말을 사려고 많은 사람들이 경매장에 모였는데 이 경매하는 모습을 보면 흥미롭고 재미있다.
경쟁이 치열할 때는 생각지도 않게 말이 비싸게 매매 되는 경우도 있고 그런가 하면 경쟁이 없어 유찰 되다 보면 비교적 싸게 매매되는 경우도 있다. 이번 금악목장 경매에서는 가장 낮게 책정된 최저가가 1천만 원에서 가장 높게 책정된 최저가가 3천8백만 원에 상장되어 경매가 이루어졌다.
낙찰되는 상황에 있어서 상장가에 그대로 낙찰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예: 1번 감초 자마는 상장가가 2천5백만 원인데 경쟁이 없이 2천5백만 원 그 가격에 낙찰) 경쟁이 치열하여 상장가보다 높게 낙찰되는 경도 있다.(예: 13번 레이리즈마싯 자마의 경우 1천7백만 원에 상장됐는데 경쟁이 붙어 1천8백, 1천9백, 2천만 원이나 오르는 경쟁이 붙으며 다시! 2천1백, 2천2백, 2천4백만 원까지 불꽃 튀며 올라 2천6백만원에는 경쟁이 붙지를 않기에 사회자가 2600, 2600, 2600, 몇 번 소리치다가… 마지막! 입니다. 2천6백! 하고는 방망이 쾅! 친다. 레이리즈마싯 자마가 2천4백만 원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경매가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경매장에 들어와서 선보이며 낙찰되어 팔린 말을 보면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 나가는 것 같은데 호응이 없어서 유찰되어 나가는 말을 볼 때는 왠지 처량한 마음이 들었다.(예: 상장가가 3천5백만 원인데 그 가격에 아무도 달라붙지 않으면 유찰되는 것이다.)
낙찰된 말들은 이제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되었지만 유찰된 말들은 주인을 만나지 못하였기에 이들을 놓고는 재경매를 한다. 유찰된 말들이 재 상장될 때는 상장가가 처음보다 10% 다운된 가격으로 시작됐다.(예: 처음 상장 시 3천만 원이었으면 재경매시에 10% 다운된 2천7백만 원에 상장되는 것이다.) 이번 경매에서 재경매까지 하며 거의 모든 말이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나는 말을 사러 간 것이 아니고 구경을 갔기에 경매에 이것저것을 자유롭고 여유 있게 볼 수가 있었는데 민간목장에서 처음 실시한 첫 경매가 축제 분위기 속에 대단히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대하여 경마인의 한 사람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나는 이번에 이루어진 민간목장의 경매는 우리의 경마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경매를 개최한 금악목장 관계자들게 경마인으로서 감사와 축하를 보낸다. 그리고 금악목장에서 나온 말들이 모두 잘 달리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