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말! 목의 길이가 짧으면 못 뛰어요…
말의 목을 볼 때 목이 짧은지, 긴지 아니면 적당한지는 매우 중요한 것 같다. 말에 기승해 훈련을 하면서도 목이 너무 가늘거나 짧으면 기승자는 이 말은 능력이 ‘별로’라고 생각이 들고 목이 적당히 두꺼우면서 어느 정도 길면 잘 뛸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목이 적당히 길면 목의 운동이 좋기에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는데 이는 대체적으로 맞는다. 그리고 짧은 목과 긴 목을 가진 말을 놓고 볼 때 짧은 목을 가진 말보다는 긴 목을 가진 말의 능력이 더 낫다고 본다.
경주마는 빨리 달리는 것이 목적이므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긴 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일반적으로 말은 목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잘 달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보 중에 있는 말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앞다리를 힘껏 앞으로 뻗었을 때는 머리를 위로 처 들고, 뒷다리를 앞으로 깊숙이 집어넣었을 때는 머리를 아래로 숙이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말은 머리 운동을 반복함으로써 몸 전체 중심의 위치를 전후로 이동시키며 달리게 된다. 이때 전력질주 할 때의 목 근육의 피로란 대단하므로 이때 자기 목을 잘 이용하는 말은 피로가 적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말은 빨리 피로를 느끼게 될 것이며 잘 달리지도 못할 것이다.
레이스를 보다 보면 간혹 목을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서 달리는 말이 있다. 그런 말에 기승해 말을 몰아야 하는 기수는 리듬도 맞추기가 어려워 힘들게 기승하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런 말은 다리를 쭉쭉 뻗지 못하고 짧게 뻗어 당연히 다른 말보다 보폭이 짧으므로 능력도 뒤쳐진다.
기수들은 말 목의 움직임에 맞춰 목이 길고 움직임이 큰말은 고삐 길이를 좀 길게 잡고 목이 짧으며 움직임이 작은 말은 반대로 고삐 길이를 짧게 잡기도 하는데 이 고삐의 길이는 기수 개인의 기호나 기수의 기승자세, 말의 성질 등에 따라서 기수들은 각자 고삐의 길이를 다르게 하면서 기승 한다.
기수에 따라서 경주 초반에는 고삐를 짧게 잡고 가다가 4코너를 돌아 라스트에서는 고삐를 약간 적당히 잡고서 모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초반에는 고삐를 길게 잡고 가다가 라스트에서는 짧게 잡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처음부터 결승선을 지나갈 때까지 항상 일정하게 하고 기승 하는 기수도 있다. 대부분의 기수들은 가장 이상적인 고삐의 길이로 경주 중에 약간 길게 잡고 가다가 라스트에서 추입 할 때 짧게 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고삐의 길이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하듯이 안장에 있는 등자 쇠에 발바닥을 디딜 때도 기수들은 각자 다르게 딛고 기승 한다. 기수마다 등자 쇠의 안쪽을 딛는 기수가 있고(안쪽을 디디면 기수의 다리가 마체에 밀착된다), 바깥쪽을 딛는 기수도 있다.
그리고 등자 쇠에 발바닥을 깊이 집어넣고 기승 하는 기수가 있는가 하면 기수 앞발의 삼분의 일만 넣어(즉 엄지발가락이나 발끝으로 등자를 딛고 기승 하는 것) 기승 하는 기수가 있는데 등자 쇠에 발을 아주 깊게 딛고 타는 것보다는 엄지발가락 뿌리로 딛고 타는 편이 유연성이 좋다. 그러나 단점으로 등자가 미끄러져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후자와 같은 방법으로 딛고 타다가 스타트에서 종종 등자에서 발이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빠진 등자에 발을 다시 넣기 위해 레이스를 펼치면서 기수가 헤매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PS: 경마장에 경마팬이 오지 않는다면 경마장은 문을 닫아야 된다. 경마장에 자주 오는 팬은 경마를 발전시키는데 일등 공신이건만 자주 오는 팬을 나쁜 속어로 꾼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꾼이라는 표현을 좋게 생각하여야 하나 나쁘게 생각해야 하나... 나는 헷갈린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