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아시아경마연맹ARF 총회가 28일부터 오클랜드에서 시작돼, 한국마사회도 대표단 26명이 참가 중이다. 아시아경마연맹은 아시아 유일의 경마관련 기구로 총회 및 각 분과회의, 소회의 등을 통해 아시아 경마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세계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시도하는 장이 되어왔다.
오는 2005년 차기 개최국으로서 한국은 이번 총회에 사상 최대 인원을 파견, 선진 경마산업의 현장에서 앞선 환경을 체험하고 한국의 경마산업을 아시아 시장에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윤영호 마사회장은 차기 개최국 시행체 회장 자격으로 집행위원에 자동 가입돼 각종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게 됐다.
최근 몇 년간 ARF 총회에 5∼6명 내외의 소규모 대표단만 형식적으로 파견했던 것에 비춰볼 때, 이번 대표단의 규모 및 인력 구성, 세부 계획 등은 국제 규모의 경마 행사 유치를 위한 마사회의 의욕적인 준비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마사회는 이번 총회 기간 동안 각 분과회의는 물론 11개 소회의에도 실무 관련 부서 담당자들을 참석케 해 세계 경마 흐름을 직접 체험하고 전문 지식을 쌓는 기회로 삼는 것은 물론 6일 폐막식까지 아시아 경마시행체에 한국마사회와 한국의 경마산업을 적극 홍보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천 시대가 열린 이후 한국의 경마산업은 단일 시행체의 단일 경마장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입장인원과 매출액 면에서 세계의 경마관계자들이 깜짝 놀랄 만큼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일본에 이어 끝이 보이지 않았던 홍콩도 이제 한계를 드러낸 시점에서 한국의 경마산업 성장 속도는 세계 경마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으며, 특히 경마와 관련된 각종 시설, 제도 등이 크게 뒤떨어지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에서 잠재력은 더 높게 평가돼 왔다.
지난해 파리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한국을 2005년 제30회 ARF 총회 개최국으로 선정한 것도 다 이러한 평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번 ARF 총회 참가를 통해 마사회가 해내야 하는 역할은 실로 크고 책임 역시 막중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한국 경마가 세계 시장에서 아직까지 뚜렷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기 총회의 성공적 개최는 선진 경마시행국의 노하우를 얼마나 전수 받고 또 습득하느냐, 얼마나 우리 경마를 홍보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경주 유치는 물론이고 국제 대회 참가조차 어려운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2005년 아시아경마연맹 총회 개최는 우리 경마 수준을 훨씬 높은 단계까지 일시에 끌어올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지만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서야 성공적 총회 개최는 요원한 과제일 뿐이다.
세계적으로 사양화 추세에 접어든 경마산업은 이제 저마다 흥미 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경마팬 확보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질 좋은 경주마로 더 박진감 넘치는 경마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인가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공정성 확보와 우수마 생산을 기반으로 경주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시행체,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그리고 경마종사자의 노력과 더불어 세계 시장에 한국 경마를 알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 역시 성인 갬블 시장이 점차 확대 일로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 경마인구를 확보하는 전략을 하루 빨리 수립, 실천해야 한다. 해외 기수 초청 경주와 같은 기초적인 교류행사도 서둘러 마련해 국제 경주 유치를 위한 발판을 다져 놓아야 한다. 또 우리 경마와 비슷한 수준의 경마시행국과의 교류 폭을 넓혀 상호 초청경주를 시행함으로써 국제적인 검증을 받는 절차도 따라야 할 것이다.
세계화 추세에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도 함께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언어, 국제 감각 등은 시행체 직원은 물론 모든 경마종사자들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건이다.
이러한 과제들은 결국 선진경마시행으로 직결되는 요소다.
2005년 ARF 총회 개최를 앞둔 한국마사회가 이번 오클랜드 ARC 참가를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것은 물론 한국 경마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고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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