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말은 앞다리, 뒷다리의 굽 모양이 다르다
경마날 기수와 팬이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곳! 예시장!!! 경마에 있어서 예시장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팬들은 예시장에서 기수나 말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관찰하느라 눈이 매우 빛나고 있다.
기수가 말에 기승하고 예시장에서 한바퀴 도는 것을 보고는 처음 온 팬은 뭐가 뭔지 모르기에 재미 없다고 하지만 상당수의 팬들은 예시장에서 말과 말을 끄는 관리사의 행동을 보면서 그리고 말의 컨디션을 체크하면서 무언가 건진다고 한다. 무얼 건질까(?)...
예시장에서 기수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기수 개개인의 사인을(?) 잡아내서 베팅에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맞히기 어려운 경마현실에서 그래 그것도 경마를 추리하는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팬들의 여러 가지 이야기 중 상당히 일리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몇 개 간추려 본다. 팬들도 주의 깊게 활용해 보길 바란다. 우선, 기수들이 인기마나 좋은 말에 기승 할 때는 예시장에서부터 상당히 조심스럽게 그리고 말에게 무언지 모르게 부드럽게 대하며 기승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하는데 이때는 강승부를 한다는 대목이다. 기수인 내가 봐도 일리가 있다. 좋은 말에 기승 할 때는 그 만큼 이길 확률이 많기 때문에 기수는 그 만큼 말에 하나하나 신경을 쓰다보니 무의식적으로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는 편이다.
그리고 관리사가 말을 끌고 갈 때 말이 앞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고 억지로 관리사에 의해서 뒤 처져 따라오는 말들은 뛸 의욕이 없다고 보기에 이런 말은 베팅에서 제외시킨다고 하는 것이나, 말이 전진하며 앞다리가 옮겨지고 난 후에 뒷다리가 앞다리가 놓여 있던 발자국보다 같은 위치를 밟거나 조금 앞을 디디면 상태가 매우 좋은데 그렇지 않고 앞다리보다 많이 뒤에 디디면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제외시킨다는 것이다.
말의 발자국까지 보면서 말의 상태를 파악하며 추리하는 팬의 이야기를 들으니 열성적인 팬들의 경마 공부가 과히 대단하다.
팬들은 예시장에서 말을 가까이 보면서 말이 키가 크다고 하면서도 말 다리를 보면 어떻게 저런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스피드를 낼까 궁금해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말은 앞다리와 뒷다리의 굽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말의 다리를 자세히 보면 앞다리와 뒷다리의 굽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말의 앞다리는 발끝이 동그랗고 뒤꿈치가 넓은 원형이다. 이런 원형의 둥근 앞발은 말의 정지와 앞으로의 전진을 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뒷다리는 발끝이 약간 뾰족하며 뒤꿈치도 약간 좁은 타원형이다. 이런 길쭉한 타원형의 후지의 발은 말의 추진력을 내는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말은 앞다리와 뒷다리의 역할이 다르게 주어져 있다.
경주마의 체중이 대략 420kg에서 480kg이라고 볼 때, 이 체중을 지탱하는 것이 네다리의 굽이다. 굽의 크기는 밑바닥이 가로, 세로의 직경이 불과 12∼13cm의 초등학교 어린이의 손바닥만하다. 경주마가 걸을 때 한 다리에 걸리는 중량은 약 250kg정도라고 보며 풀 스피드로 질주 할 때는 약 8배가 된다고 한다. 가령 500kg의 경주마라면 자그마치 4톤의 중량이 순간적으로 한 다리에 실리는 것이다. 이렇게 무거운 중량을 작은 굽으로 어떻게 버틸 수 있느냐... 그 비결은 굽의 내부 구조가 기막히게 좋은 쿠션 역할을 해주는 것과 다리의 많은 관절이 중량으로 인한 충격을 분산시켜 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