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훈련 시간에는 주로에 나와서 말을 타고 훈련하는 마필관계자가 많다. 기수, 조교사를 비롯해 요즘은 마방에 배치되어 실습중인 기수후보생 그리고 조교보, 조교승인 관리사 등 말을 경주로에서 훈련하도록 마사회에서 승인 받은 사람들은 누구나 주로에서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우리 주로의 규모에 비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훈련하고 있는데 이것은 큰 문제다. 기수나 말을 위해서도 어떠한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비싼 말을 소유한 마주나 마사회는 이러한 심각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벽훈련 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훈련을 하다보니 주로가 좁아서 종종 말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나기도 해, 경주 때보다 훈련 때 오히려 기승자들의 낙마도 많은 편이다. 주로에서 훈련 중 낙마를 많이 하는 경우에는 여러 변수가 있는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든지, 하루 쉬고는 다음날 훈련을 할 때, 그리고 경주에 출전했다가 쉬고는 다음 경주에 출전시키기 위해 훈련을 하는 첫째 날 등이다.
날씨가 추우면 사람들의 몸도 움츠러져서 부자유스럽고 또한 말도 날씨가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면 몸이 굳어 운동을 하면서 스스로 풀려고 하다보니 평상시 순하던 말들까지도 몹시 까불게 된다. 하루 쉬었다가 훈련을 하는 날 역시 말이 오랜 시간 좁은 마방에 갇혀만 있다가 밖으로 나오다 보니 힘도 많이 차 있고 해서 까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주일 중 훈련이 없는 화요일이 지나고 다음날인 수요일 새벽 훈련할 때 낙마를 가장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종종 기수 중에는 훈련하지 않는 화요일이 좋기는 하지만, 자신이 다음날 다루기 힘든 말을 훈련시킬 때는 걱정을 하곤 한다. 이렇게 성깔이 깔깔한 말은 하루 쉬고 나면 다루기가 너무나 힘들어 말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수가 말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기수들은 말에서 떨어지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래서 경력이 많을수록 몹시 까불고 낙마 할 위험이 많은 말을 조금은 기피하려는 마음이 있다.)
말은 귀속성이 강해 낙마를 하면 주로를 마구 뛰어 다니다가 자신의 마방으로 찾아간다. 새벽훈련 중에 말이 방마 됐을 시 조용히 혼자서 마방에 들어가면 좋으련만 주로에서 마방까지 가는데는 여러 가지의 장애도 있을 수 있고 그리고 새벽훈련을 할 때는 주로도 붐빌 뿐만 아니라 말이 지나가는 마도 전체가 붐비다 보니 마도에서 사고도 많이 난다.
주로에서 훈련하고 마방으로 들어가는 기수들이나 역으로 마방에서 훈련을 하려고 주로로 나오는 기수들은 마도를 지날 때 찬찬히 평보로 가는데 방마된 말이 자기의 마방으로 가려고 미친듯이 마도로 뛰어 오다가 그곳을 지나는 말과 충돌을 하거나 또는 좁은 마도에서 방마된 말이 미친듯이 소란 피며 달려 다른 말에 기승한 말이 놀라 날뛰는 바람에 낙마를 할 때도 있다.
나도 주로에서 훈련을 하고는 마방으로 들어가다가 주로에서 방마된 말이 나의 뒤에서 뛰어와 내가 기승한 말이 놀라서 말과 함께 인마전도 돼 무릎 인대가 크게 다친 적이 있다. 주로 보다는 마도에서의 낙마가 큰 부상으로 이어지곤 한다. 주로는 바닥이 모래지만 마도는 딱딱한 곳이기에 때문에 인마전도 되어 말에 깔리면 기수가 크게 다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경마장 시설이나 여건은 말과 기수가 다칠 수밖에 없는 지뢰밭 투성이다. 낙마로 인해 기수가 작게 다치면 다행이고 크게 다치면 병원에 가서 입원하면 된다. 하지만 말은 작은 부상일 때는 천만 다행이지만 크게 다치면 경주마로서 더 이상 활약할 수 없게 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조교사나 기수는 참으로 암담하다. 특히 말을 마주에게 위탁받은 조교사는…
예를 들면 경마대회에 나갈 말을 어제까지도 마주에게 건장하고 컨디션이 좋다고 하였는데 오늘 훈련을 하다가 부상으로 경주로를 떠나야 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조교사는 마주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하며 또 마주는 멀쩡하던 말이 하루 사이에 부상으로 폐마 된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그저 이래나 저래나 말의 사고에도 걱정 없는 것은 마사회뿐인 것 같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