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률 인상에 대한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마소비자들이 스스로 경마세금 개혁을 위한 서명 운동에 나서 높은 관심이 모아진다.
경마산업에 부과되는 막대한 세금과 이로 인한 환급률 저하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고 또 모든 경마인들이 공감하고 있는 바겠지만 이러한 불만들이 제대로 힘을 발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모두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만 하고 있을 뿐, 이를 바로 잡고 시정하려는 노력은 게을리 했던 결과라 할 수 있다. 사회 전체로부터 도박중독자, 경마꾼 등으로 취급받으며 떳떳하게 경마장 출입을 할 수 없었던 경마소비자들은 엄청난 액수의 세금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내면서도 제대로 된 목소리 한 번 낼 수 없었던 것이다.
경마를 하는 것은 범법 행위가 아니다. 정부가 허용한 범위에서 경마소비자는 마권을 사고, 그에 합당한 세금을 지불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사행산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더욱 과도한 세금을 내야하고 이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경마소비자들의 몫으로 남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경마환급률 인상은 결국 과도한 세부담에서 벗어날 때라야 가능하다. 경마산업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체계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또 소비자들이 감당하기에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마권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경마장 입장료에는 특별소비세가 포함돼 있는데 과연 경마장 입장 행위가 특별소비 과세 대상이 되는 지 여부는 분명 논란의 소지가 있다.
또한 마권구매행위에 부과하는 10%의 레저세, 교육 재정 확보를 위한 6%의 교육세, 농어촌 복지 증진을 위한 2%의 농특세를 각각 마권구매시 일괄 징수함으로써 최소 18%를 순수 과세율로 적용하고 있다. 원활한 경마시행과 경마발전을 위한 마사회 수득금이 10%로 별도 책정돼 있으니 결국 경마소비자에게 돌려지는 순수 환급률은 72%에 불과한 셈이다. 여기에 1백배 이상 적중 마권에는 20%의 기타소득세와 2%의 주민세를 또다시 추가 징수함으로써 경마소비자들이 가져갈 수 있는 평균 환급률은 70%를 갓 넘기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윤영호 한국마사회장은 지난 7일(금) 현행 10%에 이르는 레저세를 8%대로 낮추고 대신 경마환급률을 72%에서 74%로 올리자는 내용을 농림부와 행정자치부 등 정부 관계부처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일본(75%)이나 홍콩(77%∼83%) 등 국내와 환경이 비슷한 선진 경마시행국가의 환급률에 비교적 근접하게 돼 소비자들의 불만이 상당 부분 누그러질 전망이다. 당장 세수 축소가 우려되는 각 지자체나 행자부는 거세게 반대 의견을 내놓겠지만 이들 역시 세율 인하에 따른 매출 증대가 궁극적으로는 모두의 이익이 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경마계 내부적으로는 교육세나 농특세 등 한시세율로 적용되는 목적세가 폐지 혹은 환원되는 시기에 맞춰 환급률 인상도 고려하겠다던 마사회의 기존 입장이 한결 진일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마소비자들은 세금개혁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에 나서 환급률 인상을 위한 노력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12일(수)부터 인터넷 경마문화를 비롯한 7개 경마관련 홈페이지에서 시작된 온라인 서명은 높은 관심 속에 뜻을 모으자는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15일부터 2주 간 과천 본장 입구에서 열리는 서명 운동에도 많은 팬들의 힘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환급률 인상을 위한 노력은 정책 입안자와 정부 관계부처를 대상으로 하는 시행체의 설득 작업, 경마소비자의 적극적인 주권 행사에만 국한될 수 없다.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경주마생산자 등 경마관계자와 관련 종사자들도 이에 동참해 힘을 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경마팬은 경마산업의 존립 기반이며, 경마소비자를 위한 환경 개선은 모두가 함께 이뤄야 할 과제다. 살인적인 세율로 말미암아 파탄 지경에 이르는 경마팬이 늘고,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경마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다면 선진 경마 시행도, 경마문화 정착도 요원하기만 할 뿐이다. 환급률 인상,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대 과제 앞에서 모든 경마인들의 뜻이 한데 모아지길 바란다.

【편집국 차장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