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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마와 외국선진경마를 보면 가장 먼저 보이는 차이점이 경주마의 체격이다. 외국의 경주마는 마체부터 날렵하게 잘생기기도 했지만 근육이 굉장히 발달되어 우람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반면 우리의 경주마는 빈약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마치 보디빌더와 일반인의 차이처럼 말이다.
이런 차이점이 발생한 원인은 조교와 육성에서 찾을 수 있다. 트레이닝시스템이 잘 갖춰진 외국에서는 1세마까지는 목장에서 자유롭게 풀어놓고 많이 달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1세마에서 2세마까지 육성목장의 트레이닝센터에서 체계적인 근육발달을 위한 훈련을 시작한다. 이렇게 체계적인 육성이 이루어진 다음 2세마 초반부터 경주마로 데뷔하게 되며, 이곳에서 더욱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성숙한 경주마로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생산목장의 면적이 좁아서 풀어놓는 시간보다는 마방안에서 주로 키우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높은 땅값과 생산목장의 영세성을 감안하면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문제는 1세 이후 육성이다. 육성목장 트레이닝센터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시켜야 하지만 이부분이 전혀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따라서 경주마로 데뷔하기까지 근육발달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과천에 온 후에야 육성목장에서 실시할 훈련을 시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나 말이나 어릴 때부터 훈련을 받은 것과 골격이 잡힌 다음에 훈련을 시작하는 것은 큰 차이점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보자. 일본 또한 땅값은 만만치 않게 비싸며, 기후 또한 호조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본경마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일류의 유명혈통을 마구잡이로 구입한 것도 있지만, 체계적인 육성체계가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샤다이 목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노던테이스트라는 걸출한 씨수말을 보유한 덕도 있지만, 경주마로 육성하는 발달된 시스템이 있었던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외국에서는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개인들이 대규모의 목장과 육성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는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마사회 차원에서 육성목장을 다수 설립하고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해서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이 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우리는 제주도에 육성목장을 세우고, 씨수말의 수준이 향상되면서 1999년 이후 국산마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된 것을 알고 있다. 이제 한국 경주마 수준을 바닥에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단계 더 높은 개념의 육성체계가 필요하며, 그것은 한국마사회가 선도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한국마사회의 더 많은 투자를 기대해 본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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