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경마상금규모가 지난해보다 13.3% 오른 7백55억 원으로 확정됐다. 조교사·기수 등 마필관계자들의 인건비성 및 경쟁성 상금이 각각 12%·10% 인상됐고, 특히 경마상금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주분 상금은 무려 19%나 뛰어 올랐다.
올 경마상금이 이처럼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상금의 규모를 좌우하는 마필가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필가는 국산마의 경우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열린 경매 중 중간값을 채택, 1700만 원에서 1920만 원으로 인상됐고 특히 외산마는 1만2천 달러에서 1만5천 달러로 인상, 이에 따라 우수 외산개별거래마의 수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주당 상금도 크게 높아졌다. 국산·외산 각 1군 경주는 지난해에 비해 1천만 원 이상 오른 6천2백80만 원(국산 1군)과 4천6백80만 원(외산 1군)으로 각각 책정됐으며, 특히 국산경주 대비 외산경주 비율도 과거 1.5배 수준에서 많이 좁혀져 국산마에 대한 상대적 메리트가 상당 부분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국산마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확대, 어느덧 73%를 넘어섰기 때문이며 향후에는 국산마·외산마 구분이 없어지면서 군체계 통합 혹은 폐지를 위한 과정에서 동등한 상금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케 하고 있다.
출전장려금 지급 대상도 축소돼, 마주를 비롯한 마필관계자들의 경쟁성 강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미 지난 연말 이 같은 상금 안을 확정짓고 정부 승인을 받아 놓은 한국마사회는 각 경마단체와 협의를 통해 세부 지급 계획 및 제도 개선에 관한 부분을 의견 조율해왔다. 금년도 경마상금안에 대해 조교사협회와 기수협회 등 마필관계자는 비록 인건비성은 정부 지침 내에서 5% 인상 정도에 그쳤지만 경쟁성을 포함하는 총액 자체는 10% 이상 올랐기 때문에 비교적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출전장려금의 지급 대상 축소에 대해서도 경쟁성은 강화된 측면이 있지만 불용상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19%의 인상률을 적용 받은 마주협회는 오히려 불만이다. 속사정은 이렇다. 인상된 상금액 대부분이 결국 재투자로 고스란히 쓰여야 할 마필가인데다 재해위로금 항목은 폐지되고 매달 소요되는 위탁관리비 항목 역시 종전 6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인상돼 부담이 가중됐으며, 여기에 10위까지 지급되던 출전장려금은 9위까지로 축소됨으로써 경쟁이 강화, 마주들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각 단체별로 이처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올 경마상금의 총액은 비교적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결국 마주협회의 불만은 근본적인 경마상금책정방식이 변화를 모색하지 않고 원가산출방식을 고수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경마상금지급과정에서 마주협회의 역할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고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매년 30% 가량 인상폭을 보이고 있는 매출액에 대비해 정률제를 시행할 수는 없다는 마사회의 생각이나 일단 제도 변화를 모색하고 세부적인 시행방식을 찾자는 마주협회의 의견 사이에서 매년 경마상금협상은 진통을 겪고 있다.
정률제 시행이든, 원가산출방식이든 현재로선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각각의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마사회나 마주협회 등 경마상금과 관련된 단체들은 경마상금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환기돼 경마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가 설정돼야 한다는데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원가산출방식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좀더 심플하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 재정비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수한 국산마를 생산하고 우수한 외산마를 도입할 수 있으며, 경마의 본질을 살려 우승열패에 따라 노력한 댓가를 충분히 지급함으로써 모든 경마종사자에게 근로의욕을 고취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선진 경마시행에 근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도록 경마상금이 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금년 경마상금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은 바람직하며, 궁극적으로는 경마산업의 외형 지표와 제도 개선에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상금책정 방식과 규모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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