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종준
한국경마 이제는 바꿔야 한다-①경주마, 이제 바닥에서 벗어나자

지난 몇 년 간 한국마사회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양이나 서비스는 많은 발전을 보여왔다. 아직도 부족하다는 느낌이지만 10년 전과 비교한다면 상상도 못할 정도의 변화이리라. 그러나 과거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이 없는 것은 바로 경주마의 수준이다.
한국은 매출액 면에서 볼 때 세계 7위의 경마대국이다. 그렇다면 경주마의 수준도 그에 걸맞는 것이어야 하지만, 불행히도 경주마의 수준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마를 접한지 오래된 팬들에게 영원한 명마는 ‘대견’일 것이다. 과연 ‘대견’이 외국에서 뛰었다면 어느 정도 뛸까라는 것이 당시 팬들의 궁금한 점이었다. 필자 또한 ‘대견’이 호주 현지에서 뛴다면 중급 이상은 해주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대견’의 현지 성적은 1000m 미승리마 경주에서 1승을 한 것이 고작이었다.
그보다 나은 현지성적을 가지고 들어온 말보다 ‘대견’이 더 나은 성적을 보였으니 현지에서 제대로 뛰었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마음 속의 명마가 겨우 그 정도 수준이었다라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의 경마가 어느 정도로 바닥권인지 쉽게 짐작이 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경마의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들은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일류는 아니지만 종전에 비해 훨씬 높아진 씨수말의 수준, 개별거래마의 수입(그 중에는 블랙타입 우승마도 3두나 있다), 그리고 우수한 혈통의 포입마 도입 등이다. 개별거래마의 수입은 당장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개별거래마 대부분이 단거리 혈통이어서 장거리에서 어떤 모습을 나타낼지 알 수 없겠지만, 한국 경마에서는 스피드만 있으면 장거리에서도 어느 정도까지 소화가 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문제는 국산마의 활약이다. (포입마도 국산마로 분류된다) 외국산마로 한국 경마의 수준을 높여 보려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산마로 수준 향상을 도모해야만 한다.
그런데 국산마의 혈통으로 따져보면 외국산 일괄구매마에 비해 훨씬 좋다. 따라서 훨씬 더 잘 뛰어야 됨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경마는 흔히 혈통스포츠라고 하는데 왜 그럴까?
포입마 중에는 미국이나 영국 3관 경주에서 우승한 말의 자마도 있고, 세계 최고의 경마대회인 두바이 월드컵에서 3위한 말의 자마도 있다. 혈통으로만 본다면 세계 일류의 혈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들이 얼마나 뛰어줄 지는 미지수다.
한국 경마주마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우수마 도입은 이뤄지고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이것 외에도 앞으로 해결할 문제는 하나 둘이 아니다. 남은 문제들은 다음 편에서 하나씩 다루도록 하겠다.


작 성 자 : 박종준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