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말이 이길까? ‘새강자’와 ‘쾌도난마’가 붙은 뚝섬배 경마대회는 팽팽한 대결이기에 두 마리 모두의 장단점을 연구하게 하며 흥미로움을 준다. 기수들과 나는 숙소에서 커피를 마시며 맞대기(?)를 한다. 맞대기라고 하여 거창한 돈을 걸고 하는 게 아니라 밥 사주기 정도나 소주 한잔 사주는 정도의 아주 조그마한 내기를 하는 것이니 팬들은 괜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새강자’,‘쾌도난마’가 이번 뚝섬배 경마대회 이전에 벌였던 2번의 격돌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위 우리가 기승하지는 앉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잘되었는지에 대한 논쟁을 한다. 기수들은 자신이 탄 경주에 대해 복기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신이 타지 않은 경주를 보면서도 논쟁하는 것을 종종 볼 수가 있다.
7월21일에 있었던 한국마사회장배 경마대회에서 ‘쾌도난마’의 우승을 보고는 ‘새강자’가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져서 아쉬웠다는 생각이 든다. 결승선이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새강자’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경주였다. 역시 빅매치다 보니 말이나 기수가 심적 부담이라는 변수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일반경주 보다는 빅 경기일 때 기수나 말의 심적 부담이 크기에 우승할 확률이 높은 말에 기승하는 기수는 부담이 더 가게 되며 그렇기 때문에 말 능력으로는 상대 보다 우위에 있으면서도 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빅 경기에서는 이변이 많이 일어나며 출전하는 기수는 아무리 능력 없는 말에 기승하더라도 우승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된다. 남이 보면 도저히 우승할 가능성이 없는 것 같은 말인데도 기수 자신은 마음속에 우승에 대한 한 가닥의 희망을 갖는 것이다.
마사회장배 경마대회에서 ‘쾌도난마’의 우승을 보고는 다음에 일반 경주에서 ‘새강자’와 붙으면 ‘새강자’가 수월하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두 마리는 또 다시 9월 28일에 일반 경주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팬들이 알다시피 ‘새강자’의 여유 있는 우승이었다. 이날의 경주를 보면서 의아해 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여유를 갖고 이기는 말이 어떻게 마사회장배에서는 패했는지...기수인 필자가 보아도 이해 하기 어려운 게 경주 결과인데 팬들이야 오죽 하겠냐!!! 경마는 무수히 많은 변수 속에 이루어지기에 누가 말했듯이, 이러니 경마가 재미있는 갬블인가 보다!
이번 3번째 붙은 빅 경기인 뚝섬배에서 어느 말에 걸어야 할지(?) 곧 어느 말이 우승할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맞대기를 했으니 한쪽에 걸기는 걸어야 하는데... 스프린터를 뽑는 단거리 경주이기에 나는 무조건 선행을 갈 ‘쾌도난마’가 우승할 것도 같은데 그래도 대한민국 최고의 국산마는 ‘새강자’라고 머리에 입력되어 있기에 능력 있는 ‘새강자’가 우승을 할 것도 같으니... 말과 대화가 된다면 물어 보기라도 하겠건만 물어 볼 수도 없고, 아무튼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는 ‘쾌도난마’를 보면서 이제는 ‘쾌도난마’가 힘이 많이 찼다는 생각이 든다.
박빙의 ‘새강자’와 ‘쾌도난마’의 멋진 결전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우리 경주마의 우수한 수준을 되새겨본다,.. 경기 시작 전에 한 기수들과의 맞대기 결과는 ‘졌다’다... 나는 ‘새강자’를 응원했기 때문에 경주가 끝나고 동료들에게 소주를 한잔 샀다. 경주에 기승하든, 하지 않든 기수는 경마 날 스트레스가 쌓이기에 경주가 끝나고 마시는 한잔의 술은 짜릿함 그대로다. 체중을 빼느라 하루 종일 굶었다가 빈속에 소주 한잔을 마시면 그렇게 짜릿하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나는 술꾼은 아니지만 술은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기수들은 자신이 타지 않는 경주에서는 응원을 함에 있어서 매우 신경이 쓰일 때가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새강자’와 ‘쾌도난마’ 두 마리 모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관련이 있는 말들이다 보니 속마음을 내놓고 어느 말을 응원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새강자’에 맞대기를 하여 소주를 사게 되었지만 이번 ‘쾌도난마’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해란강’‘쾌도난마’의 조교사인 지용훈 조교사님께 축하의 메세지를 보냅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해란강’과 ‘쾌도난마’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