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말에 사용하는 장구를 쓰면서 횡설수설!!!
필자는 경마장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기수로서 상당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산다. 경마장 기수를 하면서 숱한 어려움이 있었고 동료를 위해 희생도 여러 번 치러 봤으며 나름대로의 명예(?)도 얻었다. 근데 이 경마장이라는 곳이 이해 할 수 없을 때가 많다!!! 필자가 경마장의 기수로서 이해 할 수 없을 때가 있다고 하는데 경마팬들이야 오죽! 할까.. 근데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그냥 한번 하는 말이지만 모든 것은 역사에 남기고 싶다. 언∼젠∼가∼는... 이번 주는 그 무엇이 바빠서 원고를 쓸 시간이 없다가 이희경 기자가 원고 어떻게 됐어요 하기에 이제야 글을 쓴다.
이번에는 장구에 대해 써야겠다. 갈증이 나서 맥주를 한잔 마시면서 쓴다. 말을 다루는데 사용하는 장구는 그 종류가 무수히 많다. 말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악벽이 없는 보통의 말에게는 일반적인 장구를 사용하지만 악벽이 있는 말의 경우에는 말의 악벽에 맞게 장구를 사용해 악벽을 고치고 올바른 방향으로 말을 관리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장구를 적절하게 사용한다.
훈련 때는 장구 사용에 있어서 어떠한 규제도 없기에 무수히 많은 장구를 두루 사용해 보는데 경주 때는 시행체에서 사용하도록 명시한 장구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에 장구 사용에 있어 제한을 받고 있다. 그래서 간혹 조교사나 기수는 이런 악벽이 있는 말은 이런 장구를 사용하면 좋겠는데 시행체에서 사용을 불허하기에 아쉬움을 갖는 경우도 있다.
출마표를 보면 “출전마 장구사용 현황”이라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장구가 아닐 때는 어떠한 장구를 사용한다는 것을 시행체에 신고해야 경주에서 사용 할 수가 있다. 신고된 장구에 대해 기재 해 놓았는데 말의 입에 물리는 재갈이나 얼굴에 씌우는 가면만도 한가지가 아니라 여러 종류가 있다.
말에 물리는 재갈은 가장 표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형소륵재갈’이라는 것인데 간혹 ‘가지재갈’이나 ‘반가지재갈’ ‘계란형 큰 고리재갈’등을 사용한다고 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지재갈’이나 ‘반가지재갈’은 어떤 때 사용하는가 하면 말이 똑바로 가지 않고 좌우로 조금 기대는 경우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양털 코굴레’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예시장에서 보면 말의 콧등에 하얀 양털 같은 것을 붙여 놓은 것으로 이것은 코굴레에 양털을 붙인 것인데 물체나 그림자를 보고 잘 놀라는 공포심이 많은 말이나 목을 높이 쳐드는 말에 사용한다. 코굴레의 사용은 말에게 공포심을 줄이거나 목의 높이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장구 현황에 가장 많이 적혀 있는 것이 가면인데 가면의 종류는 대략 ‘일반가면’ ‘귀가면’ ‘눈귀가면’등 3가지가 있다. 가면은 어느 때 사용하는가 하면 얼굴에 모레나 물체가 닿는 것을 싫어하는 말에게 ‘단순가면’을 사용하고... 모래도 싫어하지만 소리에도 민감해 잘 놀라는 말에게는 귀도 좀 둔하게 만들어 놀라는 것도 해소시켜 주기 위해 귀까지 막는 ‘귀가면’을 사용한다. (간혹 말 중에서 너무나 심각하게 예민한 말은 소리에 너무나 민감하므로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경주에 나오기 전 발주연습을 할 때 양쪽 귀속에다 솜을 잔뜩 넣고서 귀가면을 씌우고 연습 하는 경우도 있다. 귀를 꽉 막아서인지 확실히 둔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눈귀가면’은 일명 ‘차안대’라고 하는데 차안대를 언제 사용하는가 하면 내측, 외측으로 사행하려는 버릇이 있는 말이나 농땡이를 부리며 정신이 산란한 말에게 다른 곳에 신경 쓰지 말고 오직 앞만 보고 똑바로 열심히 달리라고 사용하는 것이다.
‘재갈고정밴드’는 말의 재갈받이가 나빠 혀를 재갈대 위로 넘기거나 혀를 입 밖으로 빼는 말에게 사용한다. 간혹 경주 때 혀를 밖으로 내놓고 뛰는 놈도 있는데 한여름에 땡칠이들이 더워서 혀를 길게 내놓고 있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이런 놈은 끈으로 혀를 꼼짝 못하게 아래 턱에 묶어서 경주에 내보내는데 그래도 혀를 밖으로 내놓는 놈은 아무리 묶어도 소용없이 혀를 밖으로 내놓는다.
원고량이 다 돼서 ‘재갈자극판’이라는 장구에 대해서는 다음에 써야겠다. 글을 쓰면서 캔맥주 3개 먹었다.....팬들이여 이번 주 화이팅!!!



작 성 자 : 이희경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