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우우째 이리 낙마를 자꾸 하냐!

경주 중 기수 낙마에 대해 경마팬들로부터 고의 낙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지난 호에 필자는 기수의 낙마에 대한 글을 썼다. 아직도 우리의 경마팬들 중에는 기수의 낙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의로 생각하고 있는데 필자가 팬이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누군가는 경마팬에게 낙마에 대한 이해를 시켜야 하겠기에 필자는 기수로서가 아니라 말을 타는 입장에서 낙마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니 필자의 글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싫어하는 낙마! 낙마! 낙마!... 낙마가 기수에게는 가장 창피스러운 일일 뿐 아니라, 많은 이에게 피해를 주고 있음을 알기에 하지 말자고 했던 낙마... 이런 낙마가 이번 주에도 여러 건이나 발생했다.
토요일 5경주에 ‘자승자강’을 기승하고 윤승 하며 발주기로 가던 조경호가 낙마해 말이 경주제외 된 것이다. 기수에게 있어 이것처럼 난감한 낙마도 없을 것이다. 경주에 출전한 말이 발주기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발주기로 가다가 낙마해 경주제외 됐으니 기수로서는 너무나 황당할 뿐더러 해당 마주, 조교사, 관리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경마팬에게 윤승 중 낙마는 환불 가능한 마권이 되기에 그래도 금전적 피해는 끼치지 않을 수 있어 스타트에서 낙마한 것보다는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기수가 윤승 중에 낙마로 말이 방마 되어 경주제외 되는 것을 수도 없이 봐왔는데 이런 윤승 중 낙마로 경주제외 된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경마대회에서의 낙마였다. 10여 년 전의 일인데(이 글을 보고 당사자가 속이 쓰리지나 않을까(?) 미안하기도 하지만...) ‘경마대회’에서 인기 있는 말을 타고 윤승 하며 발주기로 가다가 낙마 한 사건이다.
마명은 ‘북풍’. 기수는 필자의 동기생인 윤기정이다. ‘북풍’은 경주로에 나오면 몹시 까부는 말이었기에 잔뜩 긴장하고 신경 써서 윤승 하다가 ‘북풍’이 윤기수를 냅다 내동댕이 치는 바람에 그만 낙마하고 만 것이다. ‘북풍’이 출전할 때는 마방 식구들 모두가 우승에 대한 기대를 갖고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TV 모니터에 갑자기 “북풍은 방마로 인해 경주제외”한다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으니... 출전한 마방 식구들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말이 경주에 출전하려면 많게는 20일에서 적게는 10일정도 훈련시켜야 되므로 기수를 비롯한 마방 식구들이 힘들게 정성을 들였는데 경주에 뛰어 보지도 못하고 취소되었으니... 낙마한 모든 책임은 당연히 기수가 지어야 하기에 낙마한 기수의 입장은 또 어떠했겠는가! 그때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경마날 기수들은 경마장 내 숙소에서 자야되므로 토요 마지막 경마 종료 후 숙소 내 구내 식당에서 필자는 강병은 기수를 비롯한 여러 명의 기수와 둘러앉아 밥을 먹는데 옆 테이블에서는 하무선을 비롯한 후배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밥을 먹다가 무선이 얼굴을 보니 양쪽 눈 부위 여러 군데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기수가 얼굴에 상처를 입으면 물어보지 않아도 거의가 낙마로 입은 상처란 것을 알면서도 왜 그러냐고 물으니 “선배님 보지 않으셨어요?”한다. 아까 4경주 때 결승선을 통과하고 곧 바로 낙마했는데 그냥 얼굴이 먼저 모래에 쳐 박히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는 것이다. (낙마하면서 얼굴이 먼저 처박히면 얼굴에 나는 상처도 상처지만 주로가 모래다 보니 입안에 모래가 가득하다) 얼굴의 상처 난 부위가 몹시 쓰리게 보여 안쓰러웠다.
그 놈의 낙마를 하지 말자고 했더니... 앗! 이게 무언가... 문화일보배 경마대회가 시작됐는데 스타트하면서 무언가 하나가 앞으로 뚝 떨어진다. ‘오리온퀸’의 김효섭이가 낙마를 한 것이다. 박태종이와 같은 상황이 재연 되고 만 것이다. 기수가 떨어지는 상황이 위험하게 보이기에 다치지는 말아야지 걱정하며 경주를 보니 ‘오리온퀸’이 제멋대로 왔다갔다하며 경주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경주 중 지금껏 방마된 말과는 달리 안쪽으로 들어갔다 밖으로 나왔다 제 멋대로 하기에 보는 입장에서는 사고가 나지 않을까 불안하다. 다행히 사고 없이 경주가 끝나며 ‘해란강’의 이주용이가 우승을 하는 것이다. 이주용 “축하”“축하”“축하”한다.

PS: ‘오리온퀸’이 차안대를 썼기에 앞만 보고 옆을 볼 수가 없어서 안으로 밖으로 왔다갔다한 것이다. 차안대는 경주 때 말에게 농땡이 부리며 옆을 보지말고 앞만 보고 뛰라고 씌워 놓은 것인데 이번 경주를 보면서 경주 때 방마됐을 때는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알았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