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설경마 행위가 극에 달하면서 전국화되고 그 영업망도 다양해져 이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법으로 경마의 마권발매는 한국마사회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서울경마장이 시행하는 경주를 놓고 개인이 경마팬들을 대상으로 속칭 맞대기나 사설경마 행위를 공공연하게 해온 것이 사실이다. 적중을 하면 마사회보다 10% 정도 높은 배당금을 주고 적중하지 못한 마권에 걸린 돈은 판을 벌린 개인이 모두 착복하는 형태인 것이다.
경마산업이 양적으로 급속히 팽창하는 과정에서 사설경마 행위도 적극, 대담해지는 것은 물론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사직 당국이나 한국마사회는 이렇다할 근절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마장이나 각 지점에서 소규모로 이뤄지던 사설경마 행위가 이제는 경마생중계, 인터넷 통한 실시간 정보 제공 등을 활용한 전국적 조직으로 거대해 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속칭 하우스를 개설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사설경마조직도 생겨난지 오래고 이들은 경마팬 유치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일일 판돈 10억 원 총 매출 2백억 원 규모의 사설경마조직이 사직당국에 적발되기도 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서울, 수도권은 물론 강원, 부산 등 전국적으로 수십 명의 사설경마조직이 구속되는 사태가 줄줄이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마권구매대행업체까지 버젓이 등장해 불법 사설발매소화되지 않을지 하는 우려까지 낳는다. 인터넷을 통한 마권구매대행업은 현행 72%의 환급률(기타소득세 포함하면 약 70%) 중 적중 여부와 관계없이 7%의 대행 수수료를 추가로 일괄 공제한다. 경마팬에게 돌아가는 환급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 외에도 마권구매 자체가 이뤄지는 지를 감시할 장치가 없다는 게 이같은 인터넷 마권구매대행업이 갖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적중했을 시 배당금 분배 과정에서 법적 장치 등이 아직 이뤄져 있지 않고, 마권구매상한선 10만 원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할 뿐만아니라, 인터넷을 이용한 베팅이 법적으로 아직 허용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확산 기미를 보이고 있고, 마권구매가 금지돼 있는 신분의 판별이 어렵다는 점등도 문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마권구매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가 어려워 사실상 불법 사설경마행위로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이들 대행업체가 마권을 아예 사지도 않는다면 일단 매출액의 35%가 이들 업체에게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가는 것은 물론, 적중한 마권에 대해서만 자신들의 돈으로 돌려주고 못 맞힌 마권에 걸린 돈은 업체가 그대로 착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사설경마 규모는 연간 1조 원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설경마로 인한 폐해는 정부와 시행체, 그리고 경마팬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정부의 세금 누수만 수천억 원에 달하며, 이렇게 새 나가는 돈은 조직폭력배의 자금줄 역할까지 맡는 등 사회 부조리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과도한 베팅으로 인해 패가망신하고 피해를 입는 경마팬의 숫자는 더욱 늘 것이며, 그렇게 되면 사회 공익에 기여하고 건전 성인레저공간을 표방하는 경마의 입지는 훨씬 좁아질 수밖에 없다.
사설경마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사직당국과 시행체 차원의 적발 노력만 따를 게 아니라 근본적인 근절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환급률 인상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현행 레저세 10%를 제외하고 모든 목적세를 다 폐지해버리면 환급률은 최소 8% 가량 인상될 수 있다. 정부는 세금 인하를 통한 환급률 인상이 궁극적으로 조세 저항 없이 오히려 과세액을 늘릴 수 있는 첩경임을 깨달아야 한다.
실효성이 없는 마권구매상한선제 같은 악법적 제도도 서둘러 개선해 경마팬들의 편의를 도와야 한다. 발매마감까지 미처 마권을 사지 못하고 줄만 서다 끝나 버리는 혼잡한 경마공원과 느긋하게 앉아서 주문까지 받아주는 사설경마 하우스는 이용객의 측면에서 비교 대상도 되지 못한다. 사설경마 이용자들을 단순히 경마꾼으로만 몰아갈 수는 없다. 경마를 투자로 인식하고 접근하려는 입장에서조차 환급률과 서비스가 뒤떨어지는 경마장 보다 사설경마가 매력적이지 않겠는가.
사설경마를 근절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제도 보완과 검토가 따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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