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한번에 두 마리씩 잡아 올린 박윤규!
J.P.C는 기수 낚시 친목회의 약자다. 이니셜 약자만 들으면 무슨 조폭 클럽이나 되는지 오해를 살수도 있으나 J.P.C란 Jockey Point Club의 약자인데 기수 회원이 30여 명이나 된다. 기수협회에는 기수들끼리 만든 친목회가 여럿 있는데 가장 활성화 된 것이 기수 축구회(다크호스)고 그 다음이 낚시회다.
필자는 낚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래저래 해서(무슨 뜻인지는 나도 모르지만) 낚시회 회원이 되어 낚시하러 쫓아다니곤 한다. 그런데 어찌된 게 내가 낚시를 잘 하지 못하다는 것을 날씨도 알아서인지 내가 따라 갈 때마다 비 오는 날이 더 많았다. 그래서 낚시하러 와서 고기는 잡지 못하고 숙소에서 고스톱이나 패고, 술로 하룻밤을 지새우며 놀다가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10월 14일(월)∼15일(화) 1박 2일 간 안흥항으로 배낚시를 갔다. 올해의 마지막 출조가 되기에 두 달 전부터 회원은 한 명도 빠지지 말라는 낚시회 회장의(회장:조용배) 특명이(?) 있었다. 필자도 마지막 모임에 참석하려고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고 낚시 가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출발하는 14일 당일 갑자기 중요한 일이 생겨서 나는 회원들과 함께 출발하지 못하게 됐다. 낚시회원들에게는 안흥항으로 먼저 출발하라고 하고는 나는 일을 마친 후 배가 뜨기 전에 도착하겠다고 한 것이다.
동기생들과 일을 다 보고는 14일 새벽에 밖으로 나오니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다. 배 타고 낚시해야 하는데 비가 이렇게 쏟아지니 배 타러 간다는 것이 걱정됐다. 낚시를 잘하는 유재길 조교사는 “비가 많이 오니 배가 뜨기가 어려울 것이여! 낚시 가는 것을 포기혀!!”라며 가봐야 비가 와서 낚시도 못할 것이니 포기하라고 하지만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꼭 간다고 했기에 새벽에 함께 가기로 한 또 한 명의 낙오자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차를 모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억수로 쏟아지다. 가야 돼나 말아야 돼나...나 자신도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약속 장소에 가니... A가 우산을 쓰고는 길가에 서 있는 것이다. 아이고 맙소사! 이 비에 낚시를 간다는 나도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지만 A도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A는 나의 차에 탔다. 내가 ‘아니 정말로 나왔냐’고 하니. A왈! 그렇지 않아도 와이프가 이런 비에 정말로 낚시를 가냐고 하며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을 뒤로하고 나왔다는 것이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반!.. A와 나는 한바탕 웃으면서 쏟아지는 비를 뚫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렸다. 서산, 그리고 태안을 지날 때까지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2시간에 걸쳐 목적지인 안흥항에 도착했는데 어느덧 빗줄기가 가늘어지며 조금씩 내리고 있다. 어제 출발한 기수들을 만나니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새벽 5시에 출항하기로 했던 배의 출항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9시가 되니 이제야 배가 출항을 한다고 한다. 비!.. 사이를 뚫고 달려온 보람이 있어서인지 도저히 출항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는데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람선인 큰배를 예약했던 덕분에 큰 유람선은 출항할 수 있다고 한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는데 파도가 거세서 배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우렁차다. 얼마나 소리가 큰지 박윤규 기수는 파도가 부딪칠 때마다 배가 갈라지는 것 같다고 한다. 오전에는 파도가 세서 고기가 잘 잡히지 않더니 오후가 되어서는 물에 집어넣었다 하면 잡히는 것이다. 미꾸라지와 갯지렁이를 낚시 밥으로 사용했는데 큼직한 우럭이 마구 올라와 신들이 났다. 광어는 몇 마리 잡지 못하고 우럭을 많이 잡았는데 배에서 회로 먹으니 그 맛!!!은 죽인다... 바다 낚시만 간다면 앞장서는 최기홍 기수, 한 번에 큼직한 우럭 두 마리를 잡아 올린 박윤규 기수, 모두가 손맛을 보았다고 하지만 이 날의 최우수상은 단연 박윤규 기수가 차지했다.. (지면 관계상 애피소드를 다 쓸 수가 없어서 안타깝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