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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출전하는 ‘여왕별’에 기승하는 날. 김혜성 기수가 첫 경주에서 3등하고 두 번째 경주에서 2등을 했던 터라 3번째 출전하는 이번 경주에서는 어지간히 쎈 경주가 아닌 이상 인기마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문지를 보니 역시 기둥마다. 인기가 좋다는 것은 그만큼 우승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만 기수들은 인기마에 기승 할수록 그만큼 심리적인 부담을 갖게 된다.
인기마일 경우도 자신이 기승해 몇 번 이겼던 말이면 그래도 조금은 말에 대해 어떤 믿음이 있기에 부담을 가지면서도 자신감이 있지만, 한 번도 기승 해보지 않은 말이 인기마일 경우에는 발주기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기수는 뭔지 모르게 긴장을 한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기도 하고,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나오지도 않는 오줌을 몇 방울 털기도 하는데 이렇게 긴장을 할 때 긴장을 풀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기수는 담배를 피우고, 묵주를 갖고 있는 기수는 눈을 감고는 묵주를 한알한알 만지며, 믿음을 갖고 사는 기수는 기도를 한다. 자기 자신만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부담을 갖고 말을 타게 되면 잘하려고 하다가 그것이 오히려 서두르는 상황이 되어 늦출발을 한다든지 레이스를 오버하며 엉망으로 망치는 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수는 이러한 때 마음 속으로 다짐을 한다. “마음을 비우자 마음을 비우자. 그리고 스타트시에 서두르지 말고 말에 맡기고 나가자”...
어쨌든 ‘여왕별’에 기승하는데 경마전문가나 훈련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여왕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는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훈련이 약한 것 같다. 그래서 ‘여왕별’이 부러질(?) 확률이 많다는... 뭐 이런 식의 김 빠지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왕별’을 훈련시킨 관리사에게 훈련을 어떻게 했냐고 물으니 지난번과 같게 했고 상태도 괜찮다고 한다. 그런데 어째서 어쩌구저쩌구 하는 야기가 들리는지...
아침에 조교사를 만나 ‘여왕별’에 대해 작전을 받았다. “스타트를 잘 받아 될 수 있으면 앞에 가서 뭔가 보여 주라(멋지게 이기라는 의미)”며 “스타트 해 안쪽에 있는 말과 경합하게 되면 무리하게 싸우지 말고 보내주고는 그 뒤에 붙어가고, 바깥쪽에 있는 말과 경합을 하게 되면 바깥 말이 빠르거나 쎄지 않는 이상 경합하더라도 같이 밀고 나가라”고 한다. 이상 작전 끝!(서로 선행마일 경우 나보다 안쪽에 있는 말과 비슷하게 스타트를 하면 내가 안쪽의 있는 말을 이기며 앞으로 나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안쪽 말보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두 배, 세 배의 힘을 쓰며 나가야 한다. 반대로 바깥쪽의 말에 대해서는 조금 늦더라도 앞서가기가 한결 수월하다. 그 만큼 스타트에서는 안쪽이 유리하다.)
발주기가 열렸다. 같은 인기마인 안쪽 게이트에서 출발한 ‘월곡신화’는 나보다 조금 늦은 것 같았다. 1000미터여서 몇 번 말을 모니 코너에 다다른다. 코너에 접어들기에 혹시 안쪽에 있는 ‘월곡신화’를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월곡신화’ 앞으로 나갔는데 역시 코너이다 보니 진로방해를 하지 않으려고 기승했음에도 경주가 끝난 뒤 심의실에서 부르기에 심의실 모니터를 보니 ‘월곡신화’를 약간 압제했다. 아주 미미하게... 그래서 재결로부터 과태금의 제재를 받았는데 과태금 3회 가중 제재로 2일간 기승정지를 당했다. 기승정지를 당했어도 ‘여왕별’이 우승해서인지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P.S: 우승한 ‘여왕별’은 내가 태어난 옆 동네인 안성의 비봉목장 출신이다. 나와는 매우 관계가 깊은 사이다. 그리고 이날 28조(최상식 조교사)는 ‘북평’, ‘클릭’ 등 하루에 3마리가 우승을 했는데 모두가 비봉목장 출신들이기에 나의 기분이 매우 좋은 것이다. 아니 우리 이웃 동네에서 태어난 놈들이 붕붕 나는데 기분이 좋지 않을 기수가 있을까? 비봉목장 출신들이 잘 뛰어주면 나에게 소주 한잔은 돌아오기에 앞으로도 비봉목장 출신들이 잘 뛰어서 팬들에게도 기쁨을 주며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홍대유 knhn@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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