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당대한’에 기승하고 결승선을 먼저 골∼인하며 우승했다. 필자의 총 우승 횟수가 이전까지 362회이기에 결승선을 362번이나 먼저 통과했고... 이번 ‘당대한’과 함께 우승을 함으로써 363회 째가 된 것이다. 이번 우승은 일반 경주 중에서도 상금이 가장 적은 경주지만 1등했다는 것만으로 무지무지하게 기분이 좋았다. 무언지 모르게 필자의 가슴이 팡!팡!팡! 뚫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필자의 350회가 넘는 우승 속에는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고, 그 속에는 경마대회나 특별경주 우승도 여러 번 있었으며 한창 1등을 많이 하며 잘나갈 때는 나가면 1등 할 것 같은 자신감이 살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경주에 나가서 누가 보아도 도저히 이길 것 같지 않은 인기 없는 말에 기승하고도 소위 999를 터트리며 쉽게 1등 하며 들어오곤 했다. 1등을 많이 하다 보면 레이스 자체도 꼭 레이스가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 주는 것 마냥 술술 실타래 풀어지듯 풀린다.
이렇게 잘 나갈 때는 우승도 쉬운 것을... 필자는 최근 5년 간 1등을 거의 하지 못해서 그런지 경주에 나가면서도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을 느끼곤 했다. 인기마를 타면서도 실수 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먼저 하게 되니 어떻게 과감하게 말을 탈수가 있을까(?) 소위 말을 타면서도 자신감이 없는 것이다.
이런 말에 비교가 될지는 몰라도 옛말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는 말이 있듯이 1등도 많이 해본 사람이 자신 있게 레이스를 풀기에 1등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고 매번 꼴찌만을 하게 되면 1등에 대한 자신감을 잃기에 그 만큼 이길 수 있는 경기도 지게 되는 것 같다. 필자는 수년간 1등을 별로 하지 못했기에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 (1998년 기수협회를 독립시키면서부터의 필자 성적을 보니.. 98년 8회 우승, 99년 우승 없음, 2000년 우승 없음, 2001년 1회 우승, 2002년 1회 우승이 전부다. 기똥찬 성적이다.(?) 그 이전에는 필자의 성적도 10위 안에는 항상 들었다.)
이렇게 1등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보니 비록 팬들은 ‘당대한’이 인기마기 때문에 1등을 쉽게 했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필자에게 있어서 이번 우승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가 앞으로 말을 기승함에 있어서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주는 촉진제가 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쉬었어도 기수로서 열심히 하면 된다는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당대한’의 이날 경주를 보면 1000m 경주며 끝번 게이트다. 조금 안쪽 번호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을 하며 상대마들을 보니 ‘프리마댄서’만 이기면 1등 할 수 있을 것 같다. 선행을 가면 좋겠다고 마음먹고 스타트를 하니 바로 옆에서 스타트 하는 ‘낭자군’이 ‘당대한’과 비슷하게 나와서는 밖으로 기대며 나를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낭자군’에 밀려 밖으로 조금 나가기에 필자는 당황하면서 ‘당대한’의 어깨에 채찍을 하며 앞으로 나가게 하니 그래도 다행히 ‘당대한’이 순발력이 있어서인지 앞으로 쭉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앞으로 쭉쭉 밀면서 선행에 나섰다. 놀라기를 좋아하는 ‘당대한’에게 비로 철퍽철벅한 경주로는 그 어느때보다 좋은 채찍이 될 수 밖에…
1등을 하고 기수대기실에 들어오니 동료들이 박수를 쳐주고 축하한다는 악수도 건넸다. 기수들은 오랜만에 1등을 하거나 경마대회에 우승 하는 기수에게는 이렇게 축하의 세레머니를 해준다. 필자는 1년 5개월 만의 1등이기에 기분이 좋아서 기수대기실의 기수들에게 음료수를 돌리라고 하니 기수들이 됐다고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금도 얼마 되지 않는데 무슨 음료수냐고 필자를 생각해주며 거절하는데... 조금 있으니 후배들이 음료수를 돌리고 있다... 음료수 세레머니...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