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 제4경주에서 복승식 1.1배, 연승식 1.0배의 최저배당률이 발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9억여 원의 해당경주 복승식 매출 중 적어도 21억여 원이 1.1배에 쏟아 부어졌기 때문이다.
2위 내 입상마 2두를 알아맞히는 복승식 마권의 적중 배당이 1.1배인 것은 역대 최저치다. 이 같은 배당이 나올 수 있었던 경주 편성에 대해 성토의 목소리가 높은 한편, 이기고도 본전 밖에 가져갈 수 없는 1.0배 배당은 또 다른 불만을 낳고 있다. 그동안 연승식의 경우 1.0배 배당이 심심치않게 발생하곤 했는데 이겨야 겨우 본전 만을 건지는 셈이다.
9두가 출전하고도 1.1배라는 역대 최저 복승률 배당이 나오게끔 편성된 경주 자체도 문제다. 최근 능력 있는 개별거래 신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도, 외산 4군 경주가 이렇게 편성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같은 날 편성된 국산 4·5군 경주는 상대적으로 타이트했다는 점에서 복승식 1.1배가 발생된 해당 경주의 편성은 더욱 아쉬움을 남겨준다.
이날 경주 결과를 두고 경마팬들의 제기하는 이 같은 불만 뒤에는 세계 최저 수준의 환급률이 도사리고 있다.
적중 여부와 관계없이 30%를 일괄공제하면서 ‘맞히고도 본전만 받아야 하는 경우가 어딨냐’는 경마팬들의 불만은 분명 일리가 있다.
하지만 마사회는 입장이 다른 모양이다. 배당률 게시대에 1.0배로 표출된다하더라도 실제로는 0.7∼0.8배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그 손실분을 마사회 수익금으로 감당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명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연간 수 백억 원씩 출연하는 각종 기금과 적립금, 수익금 등은 갖가지 명목으로 집행하면서 정작 경마팬을 위한 정책적 배려는 등한시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많은 연구와 노력 끝에 마권을 구입한 경마팬들이 적중을 하고도 본전만 찾아가야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겨도 본전만 주는 겜블에 누가 매력을 느끼겠는가.
본지는 오래전부터 1.0배 배당률의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그동안은 연승식에서만 1.0배 배당이 나오곤 했지만 복승식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주 기록된 1.1배 경주의 경우 마권 발매가 시작되자마자 ‘아이보리코우케트’와 ‘웨스턴디스트릭트’의 복승식 마권이 1.0배로 시작, 결국 1.1로 마감돼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경주 당 많게는 1백억 원 가까이 팔려나가는 복승식 마권에서 1.0배 배당이 발생할 경우, 경마팬들의 불만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1.0배 배당률 폐지를 위한 전향적인 검토가 있기를 바란다.
이와 더불어 경주 편성에 있어 마사회 관계부서나 출마투표하는 조교사들은 경주 박진감이 제고될 수 있게끔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경마팬에게 돌려지는 환급률 인상이 검토돼야 한다.
얼마 전 있었던 1백 원짜리 마권구매 운동은 현행 환급률 수준에 대한 경마팬들의 무언의 시위였으며, 앞으로는 경마소비자들도 적극적인 권리 찾기에 나서리라는 짐작도 가능케 한다.
환급률 인상에 관한 부분은 시행체나 어느 한 단체, 개인의 목소리와 의지 만으로는 이뤄지기 힘들다. 마사회는 농림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 부처를 상대로 환급률 인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마주협회, 조교사협회, 기수협회, 경주마생산자협회 등 경마단체들도 여기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경마팬들 역시 무조건 마사회만을 상대로 환급률 인상을 요구할 게 아니라 정부의 각종 조세정책, 경마산업 관련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소비자로서의 권리요구를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환급률 인상 외에 마권 종류 다양화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삼쌍승식(1·2·3위를 순서대로 맞히는 승식), 삼복승식(1위부터 3위까지 순서에 관계없이 맞히는 승식), 중단승식(서로 다른 경주의 우승마를 맞히는 승식) 등 배당과 묘미가 서로 다를 다양한 승식을 도입하면 적어도 복승식 1.1배, 연승식 1.0배의 마권을 구매하려는 경마팬은 훨씬 적어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당연히 1.0배라는 배당률도 나오지 않게 될 것이다.
다양한 마권종류는 경마를 여러 각도에서 즐길 수 있게끔 해주는 도구다. 다양한 승식이 도입되면 복승식을 기준으로 2위 안에만 들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도 사라져 경주 박진감도 제고될 수 있다.
경마산업 발전을 위해 종사자와 경마팬, 그리고 마사회가 당장 해야할 일은 너무도 많다. 그 중에서도 환급률 인상, 1.0배 배당률 폐지, 그리고 승식 다양화를 위한 노력이 우선 이뤄지길 바란다.


작 성 자 : 이희경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