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관리마를 갖자(2)-관리마 선정법

경마를 시작한 이상 이기는 경마를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방법의 하나로 “자기만의 관리마를 갖자”고 전편에서 말한 바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관리마를 선정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 보자.
서울경마장의 수많은 경주마 중 어떤 마필을 관리마로 선정하는 것이 좋을까? 이 문제는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이나 성향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필자가 제안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논하는 것이니 관리마를 선정하고 좀더 깊이 마필들을 연구하고자 하는 이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 기존에 이미 알고있는 마필들을 확실하게 정복하라.
관리마 선정을 너무 거창한 작업처럼 어렵게 생각지 말고 이미 알고있는 마필들을 좀더 자세히 정확하게 알자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동안 베팅을 통해서 기억에 남는 마필(행운을 준 마필이든, 실망을 준 마필이든 상관없다)을 막연히 기억에 담아두면서 술자리에서 무용담으로 떠들던 차원에서 수치화 시키고 계량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적임기수, 한계부담중량, 승부 시 훈련패턴, 질주습성, 적정거리, 거리별 기본 주파기록 등을 꼼꼼히 메모하면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막연히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은 실전 베팅시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갈등과 결단의 순간에는 오히려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수치화·계량화된 정확한 마필 능력 진단만이 신념에 찬 베팅을 유도한다.

@ 특징 있는 마필들이 좋다.
이를테면 선두력 좋은 마필, 추입력 좋은 마필, 부담력 좋은 마필 등 특징 있는 마필을 관리마로 선정하는 것이 좋다. 이런 마필들은 경주를 추리하고 분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경마는 기록의 문제가 아니고, 상대에 따라 정해지는 순위의 경기인 관계로 관리마를 통해 상대 마필들의 전력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특징 있는 관리마는 그 경주의 상대마를 분석하는 척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선행력 좋은 마필 한 두만 관리마로 가지고 있어도 그 경주의 선행싸움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쉽게 추리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특징 있는 관리마는 상대마필의 전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 구마보다는 신마가 좋다.
구마보다 신마 위주로 관리마를 선정하면 우선 장기간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3세의 어린 말들을 관리하면 전성기의 5-6세까지 향후 3년이란 기간동안 꾸준히 관리할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다. 반면 이미 한계가 들어 난 구마들은 머지 않아 퇴역의 길을 걷기에 노력의 대가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신마의 전력 미노출이라는 매력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관리마로 선정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 각 군의 중위권 마필들이 좋다.
능력이 최고조에 있는 마필 혹은 한계가 이미 드러난 부진마보다는 상대에 따라 입상여부가 결정되는 중위권 마필들이 좋다. 이런 마필들은 편성에 따라 과도한 인기를 모으거나 혹은 전력이 과소 평가되어, 입상 실패 시 고배당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혹은 입상으로 인해 고배당의 주역이 되기도 한다. 결국 이런 마필들을 관리마로 선정해 남들보다 더 정확히 마필의 능력을 알고 있는 것은 고배당을 적중할 확률이 남들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으로 어떤 마필들을 관리마로 선정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나름대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았다. 정답은 없다. 다만 나름대로의 시간과 능력 범위 안에서 좋아하는 마필 위주로 관리마를 선정해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가 제시한 몇 가지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 편에서 관리마 활용에 대해 논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작 성 자 : 유진열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