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경마미학
②‘관리마 30두 작전!’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기 위해선 이 작전만큼 유효한 것이 없다.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는 장담은 할 수 없지만-경마에는 절대가 없으므로- 최소한 쉽게 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 먼저 이 이론에 대한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자. 현재 서울경마장에서 활동하는 경주마는 대략 1400여 두. 이 말들 모두에 대한 정보나 기록의 분석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이미 한계를 드러냈거나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경주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는 마필은 대략 20% 정도로 추산된다.
나머지는 물론 보합세의 전력들이다. 레이스 편성에 따라 호성적 여부가 판가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경주마들을 연구하기보다는 일차적으로 부진마, 보합세마, 상승세마를 나름대로 구분,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경주마 30두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그 말들이 뛴 기록을 분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베팅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주요 골자다. 능력이 있다면 30두가 아니라 50두, 100두를 자신의 관리마로 선정해도 좋다.
자, 그렇다면 관리마 선정과 효율적인 관리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관리마 선정은 결론적으로 말해 기존의 구마들 보다는 갓 데뷔전을 치른 신마들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우선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또 데뷔전 초기의 실력이 향후 그 말의 습성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보다 상세한 얘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일단 관리마의 관리방식을 먼저 알아보기로 한다.
첫째, 자신이 선정한 관리마가 출전하는 경주는 놓치지 말고 관전해야 한다. 생중계는 물론이고 재방송도 어김없이 챙겨야 한다. 처음엔 전체적인 레이스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도 좋다. 재방송 때에는 관리마만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이때 자신의 느낌을 반드시 메모해둬야 한다. 즉, 순발력이 좋다든지, 뒷심이 있다, 늦발주하는 경향이 있다, 주폭이 좋다는 등 당시의 느낌을 간단히 적어 놓는다.
둘째, 관리마의 경주성적표는 필히 스크랩 해둬야 한다. 이를 토대로 그때의 상황을 가끔 기억해 내면 더없이 좋다.
셋째는 좀더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관리마의 체중변화를 체크하고 기승기수, 주훈련자가 누구였고 평소의 훈련 스타일(구보위주인가, 습보위주인가) 등에 따라 성적이 어떻게 나타났는가를 철저히 짚고 넘어간다.
이상의 것들은 경마성적표나 예상지를 통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록들은 쌓이면 쌓일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그리고 이 작업은 이기는 베팅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라 할 수 있다.

서병기 스포츠서울 경마담당 부장


작 성 자 : 서병기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