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관리마를 갖자(1)

6월 한달 동안 한반도와 전 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제17회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감동과 환희의 순간들이 한달 간의 축제로 끝나지 않고 우리나라 축구 발전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의 국운 상승으로 승화되기를 염원한다. 대한민국 4강 신화의 가장 큰공을 세운 히딩크 감독은 모국의 프로팀으로 떠나지만 그는 한국인의 가슴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필자는 축구 감독 히딩크가 아닌 승부사 히딩크를 우리 경마팬들이 기억했으면 한다. 월드컵 D-100일, 그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하루에 1% 씩만 대표팀의 전력을 끌어올려 월드컵 시작 때는 최강의 전력으로 만들겠다.”
결국 그의 계획대로 대표팀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고, 전력 완성도 측면에서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결코 조급해하지도, 자만하지도 않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승부사의 냉철함과 준비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한 순간의 승부로 쉽게 생각하거나, 혹은 단기간에 일확천금의 돈을 벌겠다는 마음으로 승부의 세계인 경마에 접근한 경마팬이라면 한번쯤 이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경마는 숨이 긴 승부다
많은 경마팬들이 경마에 이기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경마를 너무나 순간의 승부로 생각하고 단기간에 모든 것을 결정지으려 하는데 있다.
경마는 철저한 자기 자본의 관리를 기본으로 끊임없이 경주마를 관찰 연구하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쉽게 이길 수 없는 긴 승부다.
경마가 본업이 아닌 일반 경마팬들에게 이 같은 노력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인줄 필자도 알고 있다. 그래서 필자가 제안하는 것이 “자기만의 관리마를 갖자”는 것이다.
이 관리마 이론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경제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이기는 경마의 특별한 왕도는 없다. 경마의 기본 토대를 이루고 있는 경주마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베팅으로 연결하는 것이 이기는 경마의 첩경인 것이다. 현재 활동중인 서울 경마공원의 모든 경주마의 능력을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이미 한계가 드러난 마필들, 휴양마, 부진마들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마필들은 20-30%에 지나지 않는다. 이 마필들 중 본인이 좋아하고 이미 알고 있는 마필을 포함해 30두 정도만 관리마로 선정해 지켜 보라. 그러면 분명 하루 경주 중 2-3개 경주에는 본인의 관리마가 출전할 것이며, 그 경주들만 집중분석하고 베팅으로 연결하면 승률이 높아질 것이다.
관리마를 선정해 마필들을 관리하면 베팅에도 변화가 온다.
막연한 기대나 승운에 맡기던 베팅에서 신념과 자신에 찬 베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이 잘 알고 있는 마필이 출전했을 시 그 경주에는 다른 경주와는 달리 분석 추리의 과정은 물론이고 베팅에까지 자신감이 생겼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기만의 관리마에 관한 한 그 어떤 전문지나 전문가 이상의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곧 배당판의 인기도에 상관없이 소신 있는 베팅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마치 히딩크 감독이 유명세를 배제하고 실력 있는 선수를 자기방식으로 발탁했듯이.

경마를 시작한 이상 지는 경마보단 이기는 경마를 해야한다. 이기는 경마를 위해선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 노력의 한 방법으로 자기만의 관리마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 편에서 관리마 선정법과 베팅전략에 대해 다뤄보기로 하자.


작 성 자 : 유진열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