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주로에서 훈련을 하다보면 아찔한 순간이 많아요!

주로의 문이 개방돼야 주로에서 훈련을 할 수가 있다. 주로의 문을 개방하는 시간이 되어 열어 주기 전에는 말을 타고 마음대로 주로에 들어 갈 수가 없으며 문을 여는 시간은 계절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열어 주고 있는데 보통 약 10분 전쯤에 주로의 문을 개방한다. 훈련을 관찰하는 전문가들이나 훈련하는 것을 보러온 사람들은 주로의 문이 개방되자마자 주로에 말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는 조금은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었을텐데. 그것은 기수들이 말을 타고 주로 입구 주위에서 맴돌다 주로의 문이 열리자마자 주로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주로가 개방되기 전부터 마방 주위에 있는 원형마장에서 속보를 미리 타주기에 주로에 들어오자마자 속보는 조금 타고 구보를 타주는 경우도 있으며 보편적으로 까다롭고 다루기 힘든 말일수록 말이 한 마리라도 적게 훈련을 하는 시간에 타려다 보니 문이 열리자마자 기승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악벽마나 다루기 힘든 말은 확실히 주로의 문이 열리자마자 말이 별로 없을 때 훈련을 하면 말과 기수가 그 만큼 수월하게 훈련을 할 수가 있다.
한창 주로에 말이 쏟아져 나오면 주로는 좁고 너무나 많은 말들이 한꺼번에 훈련을 하기에 아찔하고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한다. 기수들은 주로에서 훈련을 하다가 낙마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훈련을 하다가 방마된 말이 앞에서 뛰어와 충돌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속보나 구보로 가다가 말들이 갑자기 사행하여 다른 말과 순식간에 충돌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말들이 충돌을 하여 심한 경우 그 자리에서 죽는 경우도 있으며 기승자는 큰 부상을 입는다. 다행히 충돌을 하려다 피해 갔을 경우에는 기승자는 간이 콩알만해지며 식은땀이 난다... 경주 때보다 오히려 새벽훈련 때 사고도 많이 나고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훈련을 하다가 충돌을 하는 사고가 잦은 데는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으나 필자가 볼 때 가장 큰 이유는 경주로에 너무나 많은 말이 훈련을 하다보니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좁기 때문이다. 주로를 이용하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주로문을 개방하는 시간에 맞춰 훈련을 하려다보니 더더욱 주로가 혼잡하다. 그리고 요즘에는 망아지가 많이 들어오기에 순치가 되지 않은 많은 망아지가 주로에 나와서 훈련을 하는 데에도 사고의 원인이 있다.
간혹 경주에 나오는 말 중에는 주로에서 훈련을 하지 않고 경주를 뛰기 전에 2번 정도만 주로에 나오는 말이 있는데 이런 말은 주로에서 훈련을 시킬 수 없는 악벽이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원형마장에서 훈련을 하고는 출전을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말들은 경주에 나가기 전에 말에 따라 훈련을 하는 기간이 하루, 이틀, 몇 일씩 차이가 나는데 아무래도 능력 있는 말일수록 훈련하는 날을 길게 잡는다.
몹시 까불거나 다루기 힘든 말은 훈련이 시작되는 첫날부터 주로에 나가지 않고 원형마장에서 하루나 이틀을 타주고는 주로에 나와서 훈련을 한다. 그러기에 전문지에 실려있는 훈련을 한 날보다 실제로는 하루나 이틀정도 더 훈련을 했다고 보아야 한다. 몹시 까불던 말도 원형마장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타주면 조금 순하게 되기에 주로에 나와서 훈련을 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과거에 필자가 기승하였던 유명한 명마 ‘차돌’은 원형마장에서 3일 정도 타주지 않고 주로에 나오면 점프를 하고 까불어서 말을 제대로 제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차돌’은 3일 정도 원형마장에서 타주고는 주로에서 훈련을 하곤 했다.


작 성 자 : 홍대유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