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는 마방에서의 ‘순치훈련’, ‘기초훈련’ 그리고 ‘조마삭운동’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이제는 말의 훈련에 대하여 논하려 한다. 그 전에 우선! 알고 가야 할 것이 있다. 전문지를 보면 말의 훈련 상황이 나오는데 그중 훈련상태란에 있는 평보, 속보, 구보, 습보 등의 용어들이 무슨 뜻인지 하나하나 설명을 해야겠다.
평보운동이란? 경주 때 예시장에서 관리사가 말을 끌고 다니는 걸음의 상태를 말한다. 사람이 평보로 걷는 것과 같은데 이 평보의 걸음이 모든 운동의 기초이며 모든 운동을 하기 전에 평보운동을 충분히 해야 말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다. 그래서 새벽훈련 때 훈련을 하기 전에 마방 주위에서 말을 한 마리씩 타고 다니거나 또는 끌고 다니면서 약 20-30분씩 평보운동을 해준다. 이렇게 평보운동(준비운동)을 한 다음에 주로에 나와서 훈련을 한다.
그리고 경주를 뛰고 와서도 곧바로 마방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평보로 오랫동안 끌고 다녀 말에게 피로를 빨리 회복하도록 해준다. 평일 기수들에게 낮에 무엇하냐고 물으면 마방에 가서 놀이 운동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주로 말을 평보운동 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말을 좁은 마방에 마냥 가두어 놓는 것보다 수시로 마방 밖으로 끌어내 평보운동을 시켜 주는 것은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것이라고 보면 좋다.
속보운동이란? 기수들이 말에 기승해 관람대 앞으로 지나갈 때 평보보다는 빠르고 힘차게 걷는 형태를 말한다. 기수들이 관람대 앞을 지나가면서 안장 위에서 기수의 엉덩이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반동을 받으며 가는 것은 속보운동 중 경속보운동이라 한다. 경주에 나가서 어깨가 나쁜 말의 경우에는 발주기로 가면서 속보운동을 많이 해주어야 어깨가 풀어진다. 그래서 조교사들은 어깨가 좋지 않은 말을 출전시킬 때는 기수에게 속보 좀 많이 타주라는 주문을 한다. 조교 때 주로에 나와서는 먼저 속보운동을 하는데 속보운동은 좌우 고른 근육발달을 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구보운동이란? 어디서나 들어도 경쾌하게 들리는 3박자 리듬의 ‘따그닥’ ‘따그닥’ 굽소리가 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새벽훈련 때 주로에 나오면 속보를 한 바퀴나 두 바퀴 타주고 그 다음에 달리는 운동이 구보운동이다. 모든 걸음이 그러하듯 구보에도 속도의 빠르기에 따라서 ‘단축구보’, ‘보통구보’, ‘신장구보’로 나뉘어진다. 경주 때 관중석을 지나 발주기로 갈 때 보통 단축구보로 가나 몸이 무거운 말이거나 농땡이를 피우는 말일 경우에는 둔한 몸을 풀어주기 위하여 빠른 구보로 달려준다. 기수들은 구보를 탈 때 리듬에 맞추어 말을 탈수가 있기에 진정으로 말 타는 기분이 나며 편하다. 말들도 신체 구조상 구보로 가는 것이 제일 편하다고 한다. 구보운동의 효과로는 근육, 힘줄 및 폐를 발달시켜준다.
습보운동이란? 전속력을 내며 빠르게 달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즉 경주처럼 달리는 것이 습보로 달리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외국에서는 훈련 때도 경주 때와 같이 습보로 강도를 높이며 하고 있지만 우리 경주마는 훈련 때 습보와 같은 스피드의 강도를 이겨내는 말이 많지 않다 보니 습보훈련은 되도록 피하는 편이다. 경주를 뛰고 들어오면 말들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였듯이 습보운동은 마체를 전,후로 최대한 움직이는 커다란 비약운동이기 때문에 피로도가 매우 심한 운동이다.
PS: 처음 말에 올라타니 왜 이리 말이 크고 높은지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말을 속보로 탈 때까지는 그래도 스피드를 몰랐는데 구보로 가니 빠르다는 것을 알았다. 말이 빠르게 달리도록 조정하는 것이 쉬운 게 아니라는 사실을 기수를 하면서 매번 느끼고 있다......


작 성 자 : 홍대유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