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두, 두두두두,,, 여러 마리가 뭉쳐서 질주하는 경주를 보면서 즐거움을 찾는 팬들이 말은 훈련을 시키지 않아도 잘 달릴 것이라 생각하듯이 필자도 기수가 되기 전에는 말은 사람을 태우면 마구 잘 달리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말과 생활하다 보니 말이 기수를 태우고 처음부터 잘 달리는 것이 아니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 말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부상과 땀으로 얼룩진 끈질긴 훈련의 결과로 잘 달린다는 것을 알았다.
말들이 제주도나, 내륙지방의 생산목장에서 태어나면 마주가 말을 구입해 경마장으로 들여오는데 이것을 소위 마방에 입사시킨다고 한다. 신마(망아지)를 경마장에 들여오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마주가 개별구매해 한 두 마리씩 들여오는 방식과 일괄구매 방식으로 들어오는 방식이 그것이다. 후자는 외국산 말을 일괄구매 할 때나 경매에서 구입하는 경우다.
말은 연령이 2살 때부터 경주에 출전을 할 수가 있기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경마장에 들여오는데 이런 신마(망아지)들은 마방에 들어오면 칙사 대접을 받는다. 어느 마방이나 신마가 많이 들어와야 마방(각조)의 말들이 세대 교체가 돼 상금을 많이 벌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각 조에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신마가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각 조의 흥망성쇠가 달려있다. 그러다 보니 각 조에서는 망아지들이 들어오면 보물을 다루듯 애지중지 보살피며 훈련을 시킬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망아지가 마방에 들어오면 마방에서는 얼마나 뛰어줄까(?) 또는 악벽이나 부리지 말고 훈련에 순순히 따라주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는다.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다 보니 마방에 들어와서 처음 접하는 주변 환경이나 물체에 너무나 민감해 잘 놀라고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마방이나 샤워장에도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고 재갈을 받지 않으려고 하며, 말 등에 안장을 얹어야 하는데 안장 얻는 것을 거부하는 말들도 있다. 어떠한 것에도 적응이 안된 이런 말들을 어린아이 다루듯이 살살 달래거나 또는 달래도 도저히 말을 듣지 않을 때는 엄포도 놓으면서 하나씩 적응해 나가도록 훈련을 시킨다. (이러한 것을 소위 "순치훈련" 한다고 한다.)
이렇게 환경, 물체, 장구들에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로 사람이 말을 끌고 다니는 훈련, 기수가 말 등에 올라타는 훈련, 올라타고서는 말이 평보로 서서히 걷게 하고 기수를 태우고 평보로 가면 다음으로 속보로 가는 훈련을 한다.(이런 것을 "기초훈련" 한다고 한다.) 사람을 태우지 않으려는 말도 있지만, 사람이 타도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려고 하는 놈들도 있다. 거의 대부분의 신마는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다. 신마 중에서 기수를 태우고는 가지 않으려고 하는 놈은 기수를 태우고 앞에서 끌고 뒤에서 몰면서 앞으로 나가게 하는 훈련을 한다.
새벽훈련 시간에 훈련이 거의 끝나갈 시간쯤에는 주로 옆에는 원형마장이 몇 군데 있는데 원형마장에서는 검은 번호 잭킹을 달고 곳곳에서 망아지 한 마리에 여러 명의 마방 식구들이 모여서 신마들과 싸우며(?) 훈련을 시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사람을 태우면 가지를 않거나 사람만 타면 날뛰고 사냥뜀을 하는 말은 긴 줄을 가지고 말에게 연결을 시켜 원형으로 뺑뺑이를 돌린다. 말들을 원형으로 돌리면 많이 순치가 되기에 원형으로 뺑뺑이를 돌리는 훈련을 하는데 이것을 소위 "조마삭 운동"이라고 한다.
요즘은 마방마다 신마가 많은데 이런 신마를 훈련시키다가 기수, 관리사는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부상자가 속출하다보니 각 조에서는 일손이 부족해 이중고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는 신마를 훈련시키다가 더 이상의 부상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 성 자 : 홍대유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