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는 분석-자제-결단의 연속이다Ⅱ

오늘은 결단에 대해 논해 보기로 하자. 여기서 말하는 결단은 물론 베팅을 의미한다.

@베팅은 경마의 본질적 속성
하루 경마에서 이겼을 때의 기쁨과 환희, 졌을 때의 아쉬움과 실망감은 그 어떤 스포츠나 레저활동(Leisure)에서 느끼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또 연극이나 영화같은 문화생활에서 얻는 지적인 정신적 만족감과도 다르다.
경마는 베팅이란 투자 방식을 통해 경마팬이 직접 참여하고, 그 대가로 우승마를 맞히는 즐거움과 배당금이란 돈을 받게된다.
다시 말해 일반 스포츠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투자의 대가로 돈을 받는 갬블성 게임의 성격을 고루 갖춘 레저활동인 것이다.
분석하고 자제한 것도 결국은 베팅을 위해서다.
아무튼 베팅이 있기에 경마는 존속하고 발전한다.

@베팅의 주체
경마장에서 흔히 보고 들을 수 있는 푸념 중에 ‘봐라 내가 저 말 간다고 그랬지! 내 말을 믿지’라는 표현이 있다. 한 경주가 끝나고 결과를 두고 하는 소리라는 것을 팬 여러분은 금방 눈치 챌 것이다.
인생사가 선택의 연속이듯, 경마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참고 또 참아 결정을 해야되는 순간에 느끼는 갈등, 베팅 후에 결과를 기다리며 지켜보는 1-2분 짧은 순간의 초조감 긴장감, 매 경주 후의 환희와 아쉬움은 경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베팅 전까지의 갈등도 결과에 대한 환희도 아쉬움도 모두 자신의 몫이다.
선택을 내가 했으니 이겼을 때의 즐거움과 돈을 따는 것도 나의 몫이고, 패했을 때의 실망감과 돈을 잃는 것도 나의 책임인 것이다.
베팅의 주체는 바로 경마를 즐기는 경마팬 본인인 것이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왕건에 비유하면 모든 전문지나 주위의 경마인은 책사 최응이고, 베팅을 하고 결정을 내리는 경마팬 스스로는 왕건인 것이다.

@예상은 기술이고 베팅은 예술이다.
경마가 끝나고 나면 많은 전문지는 퍼펙트 적중이지만, 많은 경마팬은 고개를 숙이고 경마장을 떠난다.
이같은 현상은 구조적인 문제(높은 세금으로 인한 낮은 환급률)에서 기인한 것도 있지만 베팅에서 이긴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필자가 존경하는 선배 경마 전문인께서 여기에 맞는 적당한 표현을 했다. ‘예상은 기술이고 베팅은 예술이다’라는 것. 참으로 공감할 수 있는 멋진 표현이다.
예상은 쉽게 누구나 할 수 있고 적중도 한다. 그러나 예상을 베팅으로 연결 시켜 하루의 경마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
마필능력, 기수, 마필상태, 훈련상태 등의 객관적 데이터 외에 베팅의 순간에는 그 무엇이 작용한다는 것을 팬 여러분은 느껴 보았을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동물적 감각(Feel)이라 표현한다. 객관적 데이터 상으로는 우승이 확실한 것 같지만 베팅 시에는 왠지 모르게 느낌이 오지 않는 마필이 있는가 하면, 데이터 상에는 뒤쳐지지만 고배당을 낼 것 같은 느낌이 오는 마필이 있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베팅을 하는 사람만이 느끼는 동물적 감각인 것이다.
경마에는 어느 정도의 운도 따르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운과 감각으로 경마를 하라는 말은 아니다. 경마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적중과 배당이란 두 요소를 만족 시켜야만 한다. 예상은 배당과는 상관없이 적중을 할 수 있다. 그러니 기술의 수준이고, 베팅은 적중과 배당 그리고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승부 타이밍, 참고 참았던 것을 한번에 힘을 싣는 배짱까지 포함한다. 그래서 감히 예술이라 표현 할 수 있는 것이다.
베팅은 살아있는 유기체인 경주마와 감정을 가진 기수가 만들어 내는 하나의 대본 없는 드라마를 정확히 추리해야 한다. 또한 위험성에 대한 배당의 메리트가 있는 경우에만 해야한다.
베팅에서 이겨야만 결국 경마에서 이기는 것이다.
이기는 베팅에 대하여는 팬 여러분과 필자가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작 성 자 : 유진열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