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마사회는 경주로 혹사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경주마 훈련을 위해 경주마 훈련전용주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경마장 내에 단 하나뿐인 경주로는 경주마 새벽훈련과 함께 주말에는 훈련과 경주가 동시에 이뤄짐으로써 혹사가 심했고, 더욱이 수백 마리에 해당하는 경주마들이 제한된 시간내에 훈련을 하기 위해 같은 시간대에 몰림으로써 혼잡한 정도는 물론이고 사고 위험까지 매우 높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했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코자 한국마사회는 지난해부터 훈련전용주로 건설을 추진했고 부지 및 업체 선정, 설계 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해 착공에 곧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경마종사자들은 이번에 건설될 훈련전용주로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검토되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유인 즉, 경마장내 3곳에 건설될 예정이라는 훈련전용주로의 경우 트랙과 유사한 형태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주로와 판이한 모형을 하고 있다는 점과 제대로 된 규모를 갖추지 못한 점, 그리고 쓰레기 하치장, 테니스장과 같은 외부 시설물이 예정 부지에 자리잡아 일반인 출입이 잦게 됨으로써 방역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등이다. 또한 워킹머신, 트레이드밀, 원형마장과 같은 훈련보조시설도 당장 필요한 상황인데 이에 대한 검토는 없이 14억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3곳에나 무리하게 훈련전용주로를 건설할 필요가 있겠냐는 입장이다.
당초 한국마사회는 현재 쓰이고 있는 경주로 안쪽에 훈련전용 트랙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번에 발표된 사업계획 상에는 삼포와 주암 마사지역과 기수숙소 주변의 외승코스를 개조해 활용한다는 내용으로 최종 확정돼 실제 경주마 훈련을 담당해야 하는 경마종사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훈련전용주로가 완공되더라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될 지는 의문이다. 경주마 훈련을 실제로 담당하고 있는 기수나 관리사들은 경주로에서 습보 훈련을 하기 전에 속보나 구보 위주의 몸풀기 운동을 위한 공간이라면 경주로 근처에 원형 마장이나 소규모 트랙을 건설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훈련전용주로도 필요하지만 당장 신마 악벽 순치를 위한 원형마장이나 워킹머신, 트레이드밀과 같은 훈련보조시설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마사회가 14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훈련전용주로를 건설한다 할 지라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짐작되며, 또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경주로나 원형마장의 관리 상태를 봤을 때 추가로 건설되는 훈련전용주로의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날 것으로 우려된다.
가용되는 경주마 숫자와 현재의 경주로 운영 상황을 고려할 때, 훈련전용주로의 건설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얼마의 예산을 들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지는 해당 부서 관련자는 물론 경주마 훈련에 직접 종사하고 있는 당사자의 충분한 의견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제대로 활용되지도 못할 시설물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짓기 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이번 훈련전용경주로 건설 사업이 매듭지어지길 바란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