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제는 순화되어야 할 일본식 경마용어들Ⅰ


일제의 무모한 대륙정벌의 야심으로 말미암아 아시아권 대부분의 나라는 일본의 말발굽 아래 유린을 당했고 바로 가까운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고대 백제의 후손이었던 일본은 임진왜란을 비롯, 크고 작은 침략을 일삼았고 그 중에서도 우리가 제일 큰 영향력을 받은 것은 지난 일제침략기시대(1910년∼1945년)의 36년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일제는 그 기간에 식민지화를 꾀하는 동안 언어와 정신, 문화와 이념체계, 심지어는 이름까지도 일본식 개조를 강요당했으며 모든 행동양식을 철저한 제국주의로 바꿔갔다.
대대로 이어온 유교적, 봉건적 사대주의로 뿌리박은 우리의 사상이 일제의 이러한 억압에 크나큰 걸림돌이 되자 하나의 해소책과 정책의 일환으로서 경마장 설립을 추진했고 1922년 조선구락부(최초의 경마 시행체)가 발족하면서 1945년까지 23년간(그동안 여러 지방경마장 설립과 폐쇄) 일본의 통제 하에 시행돼왔다.
그 과정에 경마의 모든 용어가 일본식을 따랐으며 해방과 6·25 전쟁의 사회적 혼돈기를 거치면서 1993년 개인마주제도가 시행될 때까지 48년간 답습을 계속해왔다.
제도(개인마주제)가 바뀐지 10여 년이 가까워오는 현 시점에서 아직도 일본식 잔재가 남아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일일 매출액의 증대와 연간 매출액의 기록경신 등을 비춰볼 때 여러 가지 구조적 모순이 있음과 동시에 분명 경마산업의 확대로 이어짐을 시사하고 있으며 우리도 맹목적인 선진 경마 제도만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우리 현실에 맞게 적절히 수용해 나가면서 신념과 긍지를 갖고 내부적인 위상을 한차원 높여야겠다.
그러한 의미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던 일본식 경마용어들을 가능한한 많이 모아 보았다.
편의상 ‘쓰이지 않거나 차츰 소멸되는 말’, ‘발음상의 문제와 잘못 해석된 말’, ‘아직도 많이 쓰이는 말’등의 3단계로 나누어 정리했다.

①쓰이지 않거나 차츰 소멸되는 말
·가다하미 : 한쪽으로 쏠린 재갈
·가부세리 : ‘씌우다’‘덮다’이 명사형. 여기서는 진로방해의 의미
·겐다 : canter의 일본식 표기. ‘구보’
·구미 : 같은 경주에 편성된 마필의 무리
·노리운동 : ‘타다’라는 의미의 명사형 노리와 운동의 복합명사. 타가운동
·네와라 : 깔짚
·데고 : 혹
·다데가미 : 갈기머리.
·싯뽀 : 꼬리
·다루마젯겐 : 오뚜기의 다루마와 경마용 안장 깔개인 zechin의 복합명사. ‘오뚜기 깔개’. ※다루마의 원어는 달마대사
·다메루 : 속도안배
·덴노리 : 첫 기승마.
·아부미 : 등자.
·가라아부미 : 등자를 빼고 가는 상태.
·댕강 : 성질이 거칠고 제멋대로 하는 말. 원어는 ‘간질’
·바바소지 : 맨 하위말(꼴찌말)을 지칭. 원어는 ‘마장청소’
·방고젯겐 : 번호 깔개
·방구미 : 출마표. 원어는 방송 등의 프로그램.
·부쯔가루 : 부딪히다. 진로방해를 당하다.
·센바 : 악벽 교정이나 능력향상 등의 이유로 거세한 말.
·소도데마에 : 좌측발 바꾸기.
·스리와라 : 볏짚솔. ‘문지르다’와 ‘짚’의 합성어.
·시다노리 : 견습 기승자. 말 배운지 얼마되지 않은 자.
·아데우마 : 암말의 발정 유무를 알아보는 수말. 일명 ‘시정마’
·아사노리 : 아침운동. 마사주변에서 실시
·오이고미 : (특히 3·4코너에서) 총력을 집중하다.
·오이고시 : 추월.
·와구준 : 발주기칸 순서.
·우찌데마에 : 우측발 바꾸기.
·하미가까리 : 재갈받이.
·하끼운동 : 끌기운동.

※다음호에서는 ②발음상의 문제와 잘못 해석된 말, ③아직도 많이 쓰이는 말 등을 정리해 보겠다.


작 성 자 : 이상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