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팡테리블’-인터넷에서 앙팡테리블이란 단어를 검색해 보면 대부분 축구선수 고종수의 팬사이트가 연결된다. 축구선수 고종수의 닉네임으로 더 알려진 ‘앙팡테리블(enfant terrible)’이란 단어는 불어로 무서운 아이, 조숙한 아이라는 뜻으로 프랑스작가 장 콕토의 동명소설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 의미는 어떤 분야에서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활약을 펼치는 신예를 일컫는 마필로 최근 방송이나 신문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최근 서울 경마공원에서도 20기 신인기수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기존 기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어 경마장의‘앙팡테리블’이란 단어가 저절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
토요일 하루만 시행된 지난 주 경마에서 20기 신인기수들의 활약은 시체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2경주에 기승한 유상완 기수, 최근 부진에 빠져 있던 ‘불비지혜’에 기승해 침착한 선입작전의 정석을 보여주며 2위 입상에 성공했다. 5경주에 기승한 이신영 기수, 여성기수라는 핸디캡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수로 직전 경주 의외의 선전을 펼치며 2위 입상에 성공했던 ‘하루센’이라는 마필로 이번 경주 멋진 추입작전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의 활약만으로 ‘앙팡테리블’이란 거창한 단어를 쓰기엔 적당하지 않다.
6경주에 출전한 전덕용 기수, 당일 엄청난 비인기마였던 5번 ‘절찬리’에 기승해 멋진 기습선행작전 이후 2위 입상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한 4번 ‘센텀시티’와 무려 876.6배라는 엽기적인 배당을 터트렸다. 여기에 신인기수라고 부르기 미안할 정도로 최근 경마장의 초우량주로 평가받고 있는 문세영기수, 7경주의 ‘햇빛동자’나 10경주의 ‘동틀때’는 인기마였던 만큼 2위입상이 아쉬운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기승술이 빛을 발한 것은 9경주로 비인기마였던 3번 ‘뛰어나라’에 기승해 차분한 선입작전으로 국산1군 강적들인 ‘대마루’, ‘통일보국’, ‘가을들녘’등을 물리치며 최고 인기마였던 ‘쾌도난마’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77.1배라는 고배당을 터트렸다.
이런 신인기수들의 활약은 경마장에 신선한 활력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실전에 임하는 팬들 입장에선 어려운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상승세를 타는 신인기수들이 기승한 복병마를 무조건 믿을 수도 없고 빼면 뒤통수를 종종 맞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있다. 신인기수가 기승하는 복병마 중에 가능성이 있고 거기에 배당까지 좋다면 웬만하면 공략을 하긴 하는데 소액으로 해보라는 것이다. 신인기수가 기승한 복병을 빼고 공략하기 찝찝한 경주에서 무리한 승부를 하기보단 신인기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분산베팅 하는 것이 도리어 쉽게 고배당을 적중하는 비결이 될 수도 있다.
97년 17기 기수들이 경마장에 데뷔하면서 이영우 기수, 권진환 기수, 고성이 기수 등이 비가 많이 온 여름철에 500배 이상의 초고액 배당을 터트리던 경주들이 갑자기 생각이 난다. 최근 20기 신인기수들의 활약, 또 얼마 안 있으면 데뷔할 21기 신인기수들까지 서울 경마공원의 ‘앙팡테리블’을 주목하는 것은 고배당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기가 응원하는 신인기수를 한,  두명 정도  만들어 경마의 재미를 더욱 느껴 보길 바란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작 성 자 : 이석 guardm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