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1400m경주
건너편 직선주로에서 600m가량을 직선으로 질주한후 3코너와 4코너를 선회하게 된다.
속력을 내기 좋은 직선주로 600여m에서 치열한 선행과 자리다툼이 벌어지게 되기 때문에 지구력이 부족한 말은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선행마들은 4코너 선회후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발걸음이 많이 무뎌지게 되므로 추입마들에게 역전의 기회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후미에서 곱게 따라오던 마필이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극적 역전극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구력이 부족한 선행마는 견디기 힘든 거리고 지구력을 주무기로 하는 마필의 입상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단거리 경주에서 쾌속항진을 거듭하는 마필에게 첫 번째 고비가 바로 이 거리라고 할 수 있다. 초반부와 후반부에 건너편 직선주로와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되는 경주전개양상을 띄게 되므로 박진감이 넘치고 배당도 좀 나오는 편이다.
단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연승가도를 달리는 말이 이 거리를 무난히 극복하면 상위군으로의 승군은 수월하다.
따라서 이 거리는 마필의 장래 발전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중간 평가기회라고도 볼 수 있겠다.

나. 1700m경주
출발직후 1코너와 2코너를 반원을 그리며 선회하게 된다. 여기서 유의해야 하는 점은 1코너와 2코너는 서울경마공원에서도 가장 가파른 오르막이라는 점이다. 외곽으로 갈수록 그 경사는 더 심하다. 따라서 1코너와 2코너에서 무모한 체력전을 펼치며 외곽을 선회한 말은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
그러므로 선행마와 내측게이트가 유리함은 자연스런 논리적 귀결이다. 실제로 이 거리에서는 선행마와 내측게이트 말의 입상가능성이 1400m보다 훨씬 더 높다. 1400m도전에서 실패한 선행마가 거리를 늘려 이 거리에 출전해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간혹 있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거리가 만만치 않게 늘어난 만큼 일정수준의 지구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선행마와 내측게이트를 배정받은 말이 유리하긴 하지만 근소한 전력차이를 상쇄할 정도일 뿐이다. 우세한 것과 유리한 것은 분명 구분되어 설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추입마의 경우 초반 선행 및 자리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2코너를 선회하고 나면 일자로 길게 늘어서는 경우가 많다보니 선두마와 거리차가 너무 벌어져 막판 역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외곽게이트에서 출발한 마필은 거리특성상 빨리 유리한 자리를 확보하려고 서두르다가 자리확보에 실패하고 1,2코너에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줄곧 외곽에서 선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곧 입상권 탈락을 의미한다.
만약 그런 과정을 거치고도 입상에 성공한다면 그 경주에 출전한 다른 마필들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작 성 자 : 김현웅 jso0106@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