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연구에 파고들다 보면 경주마 질주 습성에 따라 “저 말은 선행마기 때문에 편안한 선행이면  유리하고, 저 말은 추입마기 때문에 선행마가 많은 편성에서 유리할 것이다”라고 레이스 전개 추리를 한다.
선행 혹은 추입, 이것은 분명 과거에 그 마필이 그렇게 뛰어 입상을 거둔 적이 있었기 때문에 분류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호에서는 경험이 아닌 경주마 근육 구성에 따라 어떤 마필이 선행마이고, 또한 어떤 마필이 추입형 마필인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다소 이론적인 내용이지만 알아두면 알차다고 판단돼, 한국마사회에서 출간한 ‘말보는 법/경주마의 조교’를 참조한다.〈편집자주〉

운동 선수라든가 경주마의 향후 능력을 예측하거나 현재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엉덩이 근육에서 작은 근육 조각을 채취해, 지근섬유와 속근섬유의 구성비를 비교하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의 경우 마라톤 선수는 근섬유중 지근섬유가 70∼80%이고, 단거리 선수는 속근섬유가 70∼80%로 나타나 근섬유의 구성비와 육상 선수의 거리적성 간에는 상관 관계를 따져 본다.
말에서도 단거리 경주마로 주로 사용되는 쿼터호스 같은 품종은 속근섬유가 93%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반면 장거리 지구력 경주마는 속근섬유가 6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경주마로 주로 이용되는 써러브레드는 속근의 비율이 약 88%로 비교적 단거리를 빨리 달릴 수 있으나 장거리 지구력에는 약한 품종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써러브레드 중에서도 개체에 따라 속근섬유와 지근섬유의 비율은 다르게 나타난다.
때문에 2000m 이상의 장거리에 강한 말이 있는가 하면 1400m 이내의 단거리에 강한 말도 있다.
또한 실제 경주에서도 스타트 후 경주 초반에는 선두로 독주하다가 후반 결승주로에서 뒤로 힘없이 처지는 말이 있는가 하면, 어떤 말은 초반에는 하위권에 있다가 결승선 직전에 힘을 발휘해 앞말을 역전시키는 추입마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쩌면 각각의 경주마마다 근섬유 분포 특성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경주마 훈련에 대입해 보자.
훈련을 하면 근육의 부피와 무게가 증가한다. 훈련이 잘 된 마필은 골격근이 체중의 50%를 차지하지만 훈련을 하지 않은 말은 골격근이 체중의 42% 정도에 불과하다.
훈련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운동의 강도, 기간, 빈도에 영향을 받는다.
경주 초반 선행을 하다가 마지막에서 능력이 소진되는 마필은 지근섬유의 비율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말은 유산소 운동능력을 자극하는 지구력 훈련을 필요로 한다.
반대로 초반은 물론 결승선에서도 탄력이 붙지 않아(분명 힘은 남아 있음) 성적이 나오지 않는 마필은 무산소 인터벌 훈련방식이 일반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주마에게 성공적인 훈련을 시키기 위해서는 지근섬유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유산소 훈련이 기본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는 이론이 강세를 뛰고 있다.
이것은 아무리 속근의 비율이 높아 단거리 운동 능력이 강하다고 할지라도, 속근의 운동은 무산소 대사를 통해 얻은 에너지를 주로 이용하는데 이 무산소 에너지는 생산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에서 연유한다.
즉 써러브레드 경주마가 무산소 에너지를 이용해 최대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시간은 불과 30∼40초, 거리로는 600m내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000∼1200m 경주에서 우승하려면 나머지 거리는 유산소 에너지를 이용하는 지근섬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꾸준한 지구력 운동은 훈련의 기본이 된다.




작 성 자 : 김대유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