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두만이 출전한 썰렁한 경마대회, 코리안오크스가 이번주 펼쳐진다.
“총상금 1억5천만원”, “국산 3세 최우수 암말의 탄생” 다 좋은 이야기지만, 어쩐지 이번 코리안오크스 출전마들을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국산마를 자체 생산한지 15년여만에 지난해 처음 실시된 코리안오크스. 1400m로 일단 막을 올렸지만, 선진국에 비해서 너무 짧다는 의견이 제기 되기가 무섭게 올해는 1800m로 거리가 늘어났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 3세 암말들의 수준을 봤을 때, 1800m를 꼭 시행해야 하는지 묻고싶다. 1800m를 굳이 하겠다면, 시행 날짜를 조금 늦췄으면 어땠는지…
경주마의 데뷔가 상당히 늦은 우리나라 실정을 봤을 때, 4월에 1800m로 코리안오크스를 연다는 건 사실 무리다. 더욱이 지난해는 국산마 경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경주마의 데뷔가 더욱 늦어졌다.
경마대회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다른 경마대회는 허구한날 제도가 바뀌면서 코리안오크스라고 해서 꼭 같은 날짜에 한다는 것도 우습다. 지난해 경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걸 감안해 날짜를 뒤로 미루는 것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문제다.
당연히 이런 문제 속에 경마대회를 치르다보니, 출전마들은 뻔할 뻔자다. 1차 등록 땐 어떻해서든 마리수를 채우려다보니 출전할 계획조차 없던 ‘부월’과 ‘절찬리’가 임시방편으로 등록을 했지만, 2차 등록에선 소리 소문 없이 빠져버렸다.
출전마들중 1800m를 뛰어본 경주마는 하나도 없어, 누가 어떻게 뛸지 감도 오지 않는다. 출전시킨 조교사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괜히 잘못됐다가 본전도 못 찾는 거 아냐?”라는 심정이 들 것이 뻔하고, 그래서 고작 8마리만이 출전한 경마대회 같지 않은 경마대회가 되버린 것이다.
선진경마를 쫓아가는 것은 좋다. 그러나 결코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차근차근 하나씩하나씩 쫓아가야지, 무턱대고 거리만 늘이니까 이런 결과가 오는 것이 아닐까?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