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사회에서 프리핸디캡이 발표되면서 현재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중인 경주마들의 절대평가 자료가 되고 있다.
보통 말의 가치를 판단할 때 얼마나 부상없이 잘 달릴 수 있는 말인가에 주안점을 두게 된다. 그래서 사지가 균형이 잡히고 튼튼하며 심폐기능이 좋은 말을 선호한다. 말은 승마용이나 경마용으로 사용되므로 필수적으로 사람이 올라 타게 된다. 즉 등에 사람을 태우고 잘 버티며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말이 좋은 말인 것이다.
경마에서는 말의 능력에 따라 부담중량을 가감하는 방법으로 우승기회를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능력이 뛰어난 마필들은 경주에 출전할수록 과도한 부담중량에 시달리게 된다. 경마팬들은 부담중량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주마의 부담중량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으면서 정작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할 말 자체의 부담중량 극복능력에는 관심을 덜 갖는 편이다.
얼핏 보기에 균형이 잡혀있고 튼튼해 보일지라도, 또는 사람을 안태우고 혼자 뛰어 놀 때 활기차고 원기 왕성해 보여도 막상 사람이 올라타면 힘을 못쓰거나 잔등이에 상처가 잘 나는 말이 있다. 특히 이러한 말들은 새벽훈련시 모습과 실제 부담중량을 짊어진 실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게 돼 경마팬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부담중량을 잘 극복할 수 있는 말의 체형은 어떤 것일까? 말의 등은 마치 다리(현수교)를 지지하고 있는 버팀줄과 같이 완만하게 굽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앞쪽의 기갑(돗등마루)과 뒷쪽의 엉덩이 높이가 균등해야 한다.
늑골은 척추뼈로부터 뻗어 나와 양 옆으로 잘 벌어진 것이 좋다. 그런 말은 등에 짐을 싣거나 사람이 올라 앉을 충분한 면적이 나오며 안장의 장착이 용이하므로 복대를 너무 세게 조이지 않아도 도니다.
또한 기승자가 안정된 자세를 취할 수 있기때문에 등에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어 자극이나 상처가 날 확률도 적다.
따라서 이런 말은 부담중량이 무거워도 등에 부상받을 위험성이 적으며 피로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반면 등이 좁고 뾰족한 말이 있는데 이는 늑골이 척추뼈쪽부터 나와 곧바로 아래쪽으로향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에게 안장을 얹으면 안장바닥과 등뼈가 맞닿아 말이 불편해 하거나 안상이 생기기 쉽다.
말의 기갑이 엉덩이 높이보다 낮으면 기승자의 몸무게나 그 외의 부담중량이 전부 앞쪽으로 쏠려 지탱하기가 상당히 어려우며 특히 지속적인 기승운동이 곤란하다.
만일 이런 말이 지속적으로 기승운동을 하면 어깨, 앞무릎 또는 구절 등의 관절에 무리를 주어 앞다리에 운동기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반대로 엉덩이 보다 기갑이 높은 말은 안장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지구력 경주마일 경우 경사진 곳을 올라갈 때 힘이 들고 숨이 찬다. 그뿐아니라 엉덩이가 높은 말은 허리와 엉덩이 그리고 뒷다리의 힘이 약한 것이 보통이다.
어깨는 앞다리를 몸통과 연결시키는 부위로 길고, 두꺼우며 잘 경사진 어깨일수록 몸통과 부착되는 면적이 넓어 말등의 부담중량을 잘 부담시킬 수 있을뿐만 아니라 앞다리가 지면에 착지될 때의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다.
만일 어깨가 짧으면 뒤로부터 내리누르는 부담중량과 착지시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충격을 적절하게 흡수할 수가 없어 어깨에 무리가 간다. 그렇게 되면 그 부담을 견뎌내려고 어깨뼈 주변의 근육은 굵어지고 경직되어 유연성이 줄어들게 된다. 이것을 앞다리의 뻗음을 제한하여 보폭을 줄이게 됨으로써 잘 달릴 수 없는 말이 된다.
이렇듯 말의 등과 어깨는 생김새에 따라 말이 얼마나 무거운 짐을 부담할 수 있는 가 또는 얼마나 멀리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짐을 싣고 달릴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말의 부담중량 극복능력을 판단하는 최종단계로는 흉곽의 발달정도이다. 말은 폐로 달린다는 말이 있는데, 흉곽안에는 말의 운동능력과 직결되는 심장과 폐가 자리잡고 있다. 심장과 폐의 용적이 클수록 심폐기능이 강하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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