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는 데뷔후 좋은 성적을 거듭하게 되면 승군을 하면서 점차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능력있는 조교사나 기수는 경주마의 전력을 다 드러내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실력을 드러내며 경주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발전 가능성이 큰 마필일수록 점차 경주를 거듭하면서 기량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조련해 나간다. 따라서 실전에서 나타난 결과(순위나 기록)만 가지고는 그 마필이 승군해 늘어난 거리에서 강한 상대와 겨루었을때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에 대해 판별해 내기가 어렵다. 마필의 잠재력을 파악해 내야 하는 것은 이와같은 이유에서다.
마필의 잠재력을 판별해냄으로써 연승가도를 질주하던 말을 과감히 꺾을 수도 있는 것이며 다른 전문가들이 강한 상대와 만나 고전이 예상된다고 보는 마필도 자신은 믿고 축마로 선정할 수 있는 것이다.
경마도 주식에서와 마찬가지로 남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보통사람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자신의 판단에 믿음을 가질 수 있을 때 이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실전에서 드러난 결과(순위와 기록)만에 의해 개별 마필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보다는 결과이면에 가려져 있는 잠재능력에 대해 평가해 볼 수 있는 혜안을 길러야만 한다. 잠재능력을 진단하고 파악해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필자의 소견을 제시해 보도록 하자.
경주마의 전력을 구성하는 요소로 필자는 순발력, 지구력, 스피드 3요소를 제시하고 있고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라고 이미 강조한 바 있다.
이 스피드는 순간스피드와 탄력을 내포하고 있는 개념이며, 경주마의 기본적 잠재력과 직결되는 첫번째 요소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경주기록에 관계없이 경주과정에서 보여줬던 스피드를 판별해 보는 것이 마필의 잠재능력을 파악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순간 스피드를 과시했던 말은 잠재능력이 충분한 마필이고 언젠가 승부의 고비에서 그 스피드를 다시 나타내며 상대마필을 제압할 수 있다. 따라서 경주진행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스피드와 탄력을 놓치지 않고 탐지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잠재능력과 관계되는 두번째 중요한 판별방법은 끝걸음을 살피는 것이다. 결승선을 목전에 두고 보여주었던 발걸음이 끝걸음인데 3F타임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잠재능력을 파악해내기 위해서는 끝걸음의 탄력과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끝걸음의 여유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여유를 과시하며 탄력과 스피드를 보여줬던 말은 결승선 통과후에도 여력이 남아있으며 이를 잘 관찰한다면 잠재능력을 판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밖에도 경주마의 주폭, 근성 등도 잠재능력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필자는 스피드와 끝걸음의 여유를 실전을 통해 경주마의 잠재능력을 파악해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

작 성 자 : 김현웅 jso0106@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