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마 능력과 성격
경주마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그 능력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겠다.
능력의 차이는 선천적인 요소와 후천적인 요소가 있다.
먼저 선천적인 요소는 무엇보다 혈통을 의미한다. 국산마 생산과 수준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혈통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경주마의 우열은 누가 뭐하고 해도 혈통에서 이미 드러나고, 다음이 씨암말, 씨수말로부터 받은 체격이다. 사람이나 모든 동물이 마찬가지지만, 선천적으로 얻은 체격이 바로 그 말의 장래를 결정하게 된다.
후천적인 요소는 경주로 데뷔 이전의 육성과정, 그리고 데뷔 이후의 어떤 훈련 과정을 거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데뷔 이후의 과정은 조교사들이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고, 데뷔 이전의 육성 과정은 생산 농가에서 하고 있는데 국산마 경매 혹은 개별구매에 대한 의욕이 높아지며 많은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써러브렛이라는 경주마는 경주를 시키기 위해 영국에서 200여년에 걸쳐 탄생시킨 예술품이다. 그러나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이 마찬가지로 선천적으로 자유를 희구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경주마 대부분은 경주를 싫어한다고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이런 자연적인 습성을 조교사를 비롯해 말을 다루는 직책에 있는 사람들이 파악하려고 하고, 특히 기수는 이것을 응용해 경주마가 제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 및 경주시 유도해 내고 있다.
그러면 경주마에게는 어떤 성격이 있는 지 알아보자.
첫 번째는 의지가 약한 마필이 있다. 특히 체격도 좋으면서 의지가 약해 제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마필이 이에 해당된다면 아쉬운 감이 있다. 이런 마필은 최대한 자극을 시켜 홧김에 전력 질주하도록 유도한다. 방법에는 재갈을 바짝 물린다든지, 채찍등으로 화를 나게 만든다든지 등이 있다.
두 번째는 암말에 많이 볼 수 있는데 경주로에만 나가면 흥분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다. 첫 번째와는 반대 현상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때는 재갈을 거의 물리지 않고, 최대한 마필의 기분에 맞추며 레이스를 준비한다.
세 번째는 선두에 서서 달리기 싫어하는 마필이 있다. 또한 대부분 4코너 이후 관람대 앞에서 경마팬들의 함성에 기가 죽어 달리기를 두려워하는 마필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말은 평소 훈련시 옆말과 같이 달리게 하면서 선두에서 달리게 하며 자신감을 배양시키고, 한편으로는 마필의 성격에 맞게 결승주로에서는 절대 선두에 나서지 않고 결승선 통과시 역전을 시도한다.
네 번째는 경주마의 질주 습성이다. 어느 구간에서 제 능력이 모두 발휘되느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선행마, 선입마, 추입마 등의 명칭이 있는데 원래부터 그 말에 붙어 있었다기 보다는 성격상 그러한 형태의 질주 습성이 그 말의 능력 발휘에 최선의 방법으로 인정되므로 그런 명칭을 붙인 것이다.
그러나 추입마가 스타트부터 선두에 나서며 이길 수도 있고, 반대로 선행마가 추입으로 이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절대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또한 데뷔초에는 선행형이다가 승군 뒤 추입형을 보이는 마필도 상당히 많다.
간혹 예상지마다 동일한 마필에 대해 질주 습성이 다른 경우가 많을 것이다. 분석하는 경마팬들로서는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경마가 마치 산수처럼 ‘1+2=3’이 되는 것이 아니고 주로 상태와 날씨, 전개 상황, 기수, 말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경주 방법에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즉 결과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경주를 예측해 볼 때 이 말은 어떻게 뛰어야지만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의견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달라지게 된다.

지금까지 경주마의 능력과 성격의 종류에 대해 알아봤다. 경마팬들의 마필 연구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경주를 지켜보면서 “저말은 왜 저렇게 흥분시키나” 혹은 특정 마필에 대한 분석이 전문가들마다 왜 틀린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궁금증이 풀렸으리라 본다.
경주마를 단순히 레이스를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동물이라는 점에서 볼 때 매주  펼쳐지는 경마가 얼마나 많은 노력이 뒤따르는 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김대유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