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에 열린 2006 두바이월드컵 경마대회는 일본경마 축제의 장이었다. 일본은 두바이월드컵 시리즈 7개 경주중 무려 2개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에 일본경마의 우수성을 알렸다.

올해 두바이월드컵은 상금 6백만달러의 본대회(2000m 모래)를 비롯해 상금 5백만달러의 두바이듀티프리(1777m 잔디)와 두바이시마클래식(2400m 잔디), 상금 2백만달러의 두바이골든샤힌(1200m 모래)과 아랍에미레이트더비(1800m 모래), 상금 1백만달러의 고돌핀마일(1600m 모래) 상금 25만달러의 두바이카하이라클래식(2000m 모래) 등 총 7개 경주로 치러졌다. 대회의 총상금은 2천1백25만달러(한화 약 2백15억원)였다. 일본은 이중 두바이시마클래식과 고돌핀마일대회에서 우승했다. 총 7개 대회중 2개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일본은 야구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의 영예를 차지한데 이어 경마월드컵에서도 대성공을 거둬 겹경사를 맞았다.

이번 두바이월드컵에서 아랍에미레이트는 본대회 뿐만아니라 아랍에미레이트더비,두바이카하이라클래식 등 3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석유부국의 명마 소유를 유감없이 자랑했다. 영국은 두바이듀티프리에서 우승하며 경마종주국의 체면을 살렸고 미국은 두바이골든샤힌에서 우승하며 겨우 체면치례를 하는데 그쳤다.

일본이 올해 두바이월드컵에서 크게 성공하기까지는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일본은 아직도 파트2 국가에 머물고 있다. 올해 두바이월드컵에서 선전함으로써 일본은 머지않아 파트1국가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의 경마역사도 80년이 넘어서고 있다. 세계와 경쟁하지 않으면 한국경마는 영원히 후진성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국의 경마산업은 그 본질을 망각한 채 마권매출 위주의 정책을 펴왔다. 경마산업의 본질은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여 경주에 투입시키고 검증과정을 거쳐 다시 생산으로 환류시키는 것이다. 마권매매는 경마산업 전체 중 한 부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한국경마는 마권매매만이 경마산업의 전체인양 통계가 이뤄지고 또한 그것만이 경마산업으로 치부되어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냈다. 마권매매 위주의 정책만을 펼치다보니 부정경마 시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에 매몰되어 ‘경마=도박=패가망신’의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한국경마도 국제적인 기준이나 제도에 합당하도록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 마권매매의 3차산업(서비스업)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1차산업(축산업)부터 소위 4차산업(정보산업)까지를 총체적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는 서러브레드라는 단일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면 현재 한국경마산업의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까. 반복해서 주장해온 내용들이지만 마주제 및 생산정책의 선진화를 달성해야 하고 경주마수급정책은 물론 경주편성 및 상금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마체계를 보면 마주들은 경주상금 외에 별다른 부가수입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마주들이 우선 경주상금을 많이 벌기 위해 암말보다는 수말이나 거세마를 선호하게 된다. 반면 암말의 경우는 수말이나 거세마에 비해 경주상금을 벌어들이기에 열세이기 때문에 질좋은 암말들이 대거 도입되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 이웃 일본이 100여년 동안 질좋은 자국산마를 생산하기 위해 씨수말 중심의 정책을 펴 한 마리 당 수백억원의 수말을 도입하곤 했다. 그러나 암말을 등한시한 나머지 아직도 파트2 국가에 머물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암말의 중요성을 크게 생각해야 한다. 이제 파트3 국가에 진입한 우리로서는 질좋은 씨수말 확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좋은 암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 또한 상금과 연계한 효율적인 경주편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주상금 체계를 살펴보면 경주당 평균상금은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1년 전체의 상금과 특별한 경주를 상대 비교할 경우 비교가 안될 만큼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나 최고 경마대회의 총상금은 이제 겨우 5억원이다. 세계의 유명한 경마대회와 비교할 경우 부끄러울 정도로 열세에 놓여 있다. 이러한 현상을 개선해야만 한국경마산업이 제대로 발전해갈 수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